[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가 중국에 8일 출시됐다. 중국은 한국과 독일, 영국 등에 이어 24번째 출시국이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2만대의 물량이 준비된 상태에서 온라인에서는 2초만에 완판됐고, 오프라인 매장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 큰 인기를 보였다는 말이 나온다.

갤럭시 폴드의 기본 스펙은 12GB RAM에 512GB의 내장 메모리, 4235mAh의 대용량 듀얼 배터리를 탑재했고 스페이스 실버(Space Silver)와 코스모스 블랙(Cosmos Black) 두 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카메라는 후면에 16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1200만 화소 광각 카메라, 1200만 화소 망원 카메라 등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했으며 스마트폰을 완전히 펼치면 1000만과 800만 듀얼 카메라를 사용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는 갤럭시 스마트폰 중 가장 큰 7.3형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Infinity Flex Display)'를 탑재했다. 여기에 가장 직관적인 동작인 '접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 대비 약 50% 얇은 새로운 복합 폴리머(Polymer) 소재의 디스플레이와 정교한 힌지를 새롭게 개발해 적용시켰다. 폴더블 스마트폰의 정체성을 살린 셈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갤럭시 폴드를 출시하며 네 가지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본다. 바로 메이트X와의 대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상승, 그리고 폴더블 대중화, 단기필마의 외로움이다.

#관전 포인트 하나. 메이트X와의 대결
중국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 출시는 화웨이의 메이트X보다 일주일 빠르다. 갤럭시 폴드는 6일부터 사전예약에 들어갔고 8일 오프라인 물량이 풀렸으며, 화웨이의 메이트X는 15일 공식 출시된다.

갤럭시 폴드와 메이트X의 대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가운데, 현 상황에서는 갤럭시 폴드가 비교우위를 잡았다는 말이 나온다. 우선 시장 선점에 있어 삼성전자가 압도한다. 출시 일자가 빠르다는 것은 그 만큼 이용자들의 초반 선호도를 정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기능적으로 갤럭시 폴드가 '이미 검증'됐다는 말도 나온다. 갤럭시 폴드는 이미 23개 나라에 출시되며 안정적인 성능을 인정받았으나, 메이트X는 15일 중국에서만 최초 출시되기 때문이다. 시장의 검증을 받은 갤럭시 폴드에 높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다. 시장 확장성 측면에서도 갤럭시 폴드가 유리하다.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대결로 폴더블 스마트폰 경쟁을 확장하면, 갤럭시 폴드와 달리 메이트X는 안드로이드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규제를 받기 때문이다. 결국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갤럭시 폴드가 압승을 거둘 수 있다.

다만 인폴딩이 아닌 아웃폴딩으로 구동되는 메이트X가 초반 사용자 경험 확보에 성공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또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도 변수다. 나아가 갤럭시 폴드가 중국에서 4G로만 출시되고 가격도 다소 높다는 점(국내 기준, 메이트X보다는 저렴)도 불안요소로 꼽힌다. 심지어 갤럭시 폴드는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듀얼 듀심을 지원하지 않는다.

#중국 스마트폰 점유율 반등할까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스마트폰 제조 거점을 완전히 폐쇄했다. 대신 대형 오프라인 스토어를 열어 고객과의 접점을 마련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그 연장선에서 0% 수준인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려 노력하는 중이다.

사실 삼성전자 입장에서 지금까지는 0% 수준의 점유율을 유지해도 큰 문제가 없었다. 중국 시장에서의 어려움은 문제였으나, 전체 시장에서는 여전히 선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3분기 7820만대를 출하해 점유율 21.8%로 1위를 지켰으나 화웨이는 6660만대를 출시하며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1위 자리가 흔들릴 수 있다.

중국 시장에 집중해 반등이 필요한 순간이다. 그런 이유로 갤럭시 폴드를 중심으로 현지 마케팅 전략을 키우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갤럭시 폴드가 삼성전자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상승의 선봉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중저가 라인업과 함께 갤럭시 폴드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분위기는 좋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출하량 기준 3분기 중국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29.0%의 시장 점유율로 54.3%의 비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갤럭시 폴드가 아직은 중국에서 4G만 지원되지만, 추후 5G가 탑재되면 5G 단말기 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기선을 잡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자연스럽게 전체 갤럭시 라인업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올라갈 수 있다.

#폴더블 대중화
중국으로 간 갤럭시 폴드가 성공을 거두면,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대중화도 '삼성전자의 손'에서 창출할 수 있다. 메이트X가 안드로이드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해볼만 한 승부라는 말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중국이라는 잠재력이 큰 시장에서 갤럭시 폴드로 성공하면, 글로벌 폴더블 단말기의 표준이 되는 것도 꿈은 아니다.

▲ 린 빈 샤오미 창업주가 폴더블폰을 보여주고 있다. 출처=갈무리

#단기필마 외로움 넘을까
갤럭시 폴드가 중국 시장에 진출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단기필마 질주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중국 제조사들은 메이트X의 화웨이는 물론, 다양한 제조사의 폴더블 가능성이 속속 부상하고 있다. 아직은 5G에 집중한다는 계획이지만 샤오미도 폴더블 스마트폰 야망을 숨기지 않고 있다.

반면 국내는 삼성전자만 유일하게 폴더블 스마트폰 승부수를 던졌다. LG V50S의 LG전자는 당분간 듀얼 스크린만 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삼성전자 홀로 단기필마로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운명에 처했다.

폴더블 스마트폰이 시장의 대세가 아닌 상황에서 LG전자 등이 선뜻 해당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것은 냉정히 말해 ‘비판받아야 할 일’은 아니다. 다만 새로운 폼팩터 비전이 확인된 상태에서 삼성전자만 외롭게 전선에 나서는 장면은 다소 우려스럽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자기들끼리 경쟁하고 소통하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우리는 삼성전자만 외롭게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우수한 투수, 타자, 포수를 모두 가지고 있는 팀이라면 한국은 4번 강타자만 경기를 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