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미중 무역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상황에서 두 나라가 상대방에 대한 고율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회하기로 결정했다는 중국의 발표가 나왔으나, 미국이 이를 하루 만에 부인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태가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

피터 나바로 미 백악관 무역 제조업정책국장은 8일 폭스비즈니스 뉴스에 출연해 "기존 관세를 철회한다고 합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 상무국의 7일 발표를 전면으로 부정하는 뉘앙스다. 중국 상무부는 7일 브리핑을 통해 “중국과 미국은 1단계 협상에 도달할 경우 기존에 부과됐던 관세를 단계적으로 취소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면서 “긴밀하게 소통을 유지하고 있으며, 서로의 우려를 적절하게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중 상무부의 발표에 '의도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 미국과 합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종의 판을 뒤집는 협상용 카드로 '관세 철폐 합의'라는 프레임 전환 시도를 꾀했다는 분석이다. 물론 두 나라가 의견을 교환하며 혼선이 빚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중 상무부의 발표가 나왔을 당시 백악관 내부에서 의견진통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온 만큼, 미국 내부에서 혼선이 벌어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중국발 '관세 철폐' 주장이 미국의 반박으로 사실상 동력을 상실하며 미중 무역전쟁은 더욱 복잡한 양상을 보이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위기에 직면한 상태에서 내년 대선의 전초전인 주지사 선거에서 연이어 패배, 정치적 입지가 더욱 좁아진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일단은 강공모드를 유지하며 중국과의 대결을 피하지 않는 모양새가 됐다.

중국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중심으로 한동안은 강공모드를 고수할 방침이다. 글로벌 경제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