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트리온이 2019년 3분기 연결기준 잠정 호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2020년 재도약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돼 주목된다. 연구원이 연구를 하고 있다. 출처=셀트리온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셀트리온이 올해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주력 제품인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 ‘램시마(미국명 인플렉트라, 성분명 인플릭시맙)’이 미국 주요 사보험사에 선호의약품으로 등재되고 이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개량한 ‘램시마SC’ 유럽 출시도 임박하는 등 호재가 지속하는 가운데 셀트리온의 2020년 재도약 가능성에 시선이 집중된다.

셀트리온 3분기 매출 2891억원‧영업익 1031억원 기록

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2019년 3분기 잠정 연결기준 매출액 2891억원, 영업이익 103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5.1%, 영업이익은 40.1%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35.7%를 나타냈다.

바이오의약품 매출은 21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3% 늘어났다. 바이오의약품 매출에는 유럽 판매를 앞둔 램시마SC와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가 각각 45%, 29% 비중을 차지해 공급 확대와 재고관리를 위한 매출이 주를 이뤘다.

▲ 셀트리온 2019년 3분기 연결 기준 실적(단위 억원). 출처=DART

글로벌 제약사 테바의 편두통 치료제 ‘아조비’ 위탁생산(CMO) 공급 계약에 따라 231억원 매출이 신규 발생했다. 아조비 CMO 총 계약 금액은 876억원이다. 아조비 CMO 매출은 이번 3분기에 일부가 반영됐다. 4분기에 잔여분이 반영될 예정이다. 테바가 다른 CMO를 찾기 위해선 최소 2년의 시간이 필요하므로 2020년에도 아조비 CMO 사업은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인 셀트리온제약의 간 질환 치료용 화학합성의약품 ‘고덱스’ 매출 증대도 셀트리온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 고덱스는 최근 3년 동안 처방액이 약 두배 늘어나는 등 매출이 확대되고 있다. 건강보험청구액을 보면 고덱스 청구액은 2015년 288억원에서 2018년 520억원으로 늘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고덱스 매출 증대 및 테바의 아조비 CMo 공급 계약 등에 따라 매출이 추가적으로 발생했다”면서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등도 유럽 시장점유율이 안정적으로 확대되는 등 램시마SC 출시와 트룩시마 공급 확대 등 제품 포트폴리오가 전반적으로 고르게 성장했다”고 설명했따.

셀트리온 2020년 재도약 전망

특허가 끝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오리지네이터) 시장에는 다수의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므로 가격경쟁이 불가피하다. 오리지네이터를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는 물론 바이오시밀러 기업도 시장점유율 유지‧확대를 위해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기업이 매출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으로는 기존 바이오시밀러 제품 가격이 낮아질만큼 낮아졌을 때 신제품을 출시하는 전략이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다”면서 “가격이 낮아지면서 매출이 적어지는데 이 타이밍에 신제품을 출시해 다시 치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유럽에서 램시마가 약 59%~63% 인플릭시맙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트룩시마와 허쥬마도 각각 38%, 15%를 기록하고 있다. 세 제품은 모두 바이오시밀러 중 시장점유율 1위다. 램시마는 약 3분기 동안 점유율이 유지되고 있다. 트룩시마가 시장점유율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허쥬마는 오리지네이터 로슈가 시장 방어를 효율적으로 하고 있어 허셉틴 시장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다.

▲ 2019년 2분기 기준 셀트리온 주요제품 유럽시장 점유율(단위 %). 출처=아이큐비아

셀트리온 입장에서 신제품 출시 모멘텀은 램시마SC 유럽 진출과 트룩시마, 허쥬마 미국 출시다. 램시마SC는 유럽에서 류마티스 적응증을 대상으로 판매허가 권고를 획득했다. 이는 올해 안에 유럽에서 시판허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램시마SC는 또 최근 유럽 류마티스학회와 유럽 장질환학회에서 각각 류마티스 관절염 및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우수한 임상 데이터를 발표해 업계 주목을 받았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를 통해 올해 1분기 510억원, 2분기 635억원, 3분기 약 1300억원 매출액을 달성했다.

트룩시마는 올해 말, 허쥬마는 2020년 초 미국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파트너사는 출시를 위해서 재고물량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매출 확대는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이 판매 중인 인플렉트라는 미국 최대 보험사 중 하나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unh)에 선호의약품으로 등재돼 매출 증가의 발판이 마련됐다.

셀트리온은 1공장과 2공장을 통해 19만리터 캐파를 확보했다. 이는 싱가폴 론자 CMO까지 합산하면 총 27만리터다. 램시마, 램시마SC, 허쥬마, 트룩시마에 더해 ‘CT-P16’과 ‘CT-P17’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제품 생산을 고려해 미국에 한 공장과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중국에서도 조만간 관련 계약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 재도약, 아쉬운 지점은?

업계에서는 램시마SC가 유럽에서 신약에 준하는 절차를 거쳐 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램시마SC가 획득한 적응증에 대해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램시마SC의 주성분인 인플릭시맙은 주로 염증성 장질환에 효과가 좋다고 알려졌다. 램시마SC가 이번에 승인 권고를 받은 적응증은 류마티스 관절염이다.

램시마SC의 염증성 장질환 적응증에 대한 임상은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 허가 후 6개월 이내인 2020년 상반기까지 염증성 장질환인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과 강직성 척추염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주요 제품과 R&D 파이프라인 현황. 출처=셀트리온

업계 관계자는 “류마티스 관절염 부문에서는 SC제형이 이미 있는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 등이 아직 강세다”면서 “램시마SC는 SC제형이 없는 인플릭시맙 성분 의약품 중 염증성 장질환 부분에서 특성을 나타낼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 적응증을 획득하지 않고 출시하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적응증 별로 환자를 모집해서 유럽과 미국에 따로 임상을 진행하려고 하면 너무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수조원 이상이다”면서 “유럽에서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해 먼저 임상을 진행한 이유는 경험상 임상 진도를 가장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