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로소프트가 일본에서 지난 8월 한 달 동안 주 4일 근무를 실험했는데 직원 1인당 매출로 측정된 생산성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거의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출처= Scoopwhoop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최근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그 대부분은 중소기업들이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가 시도한 최근 시험 결과에 따르면 주 4일 근무제가 대기업에서도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CNN등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 여름 일본에서 '직장생활의 선택과 도전'(Work Life Choice Challenge)이라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회사는 이 프로그램은 통해 8월 한 달 동안 금요일에는 사무실 문을 닫고 모든 직원들에게 추가로 하루의 휴가를 더 주었다.

결과는 매우 긍정적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주 발표한 성명에서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크게 줄었지만, 직원 1인당 매출로 측정된 생산성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거의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근무시간을 줄이는 것 외에도 회사는 관리자들에게 가급적 회의를 소집하거나 이메일에 응답하는 시간을 줄이라고 촉구했다.

회사는 회의는 30분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고 제안했고, 대신 온라인 메시징 앱을 활용해 회의 회수를 줄일 것을 독려했다.

효과는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회사에 따르면, 일본에서 근무하는 2280명의 마이크로소프트 직원들 중 90% 이상이 이 새로운 조치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92.1%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일’에 변화와 영향이 있었다는 응답은 96.5%, ‘삶’에 변화와 영향이 있었다는 응답은 97.1%였다.

매주 하루 씩 근무 시간을 줄임으로써 전기와 같은 다른 자원도 절약할 수 있었다. 전기 사용량은 23.1%, 종이 인쇄는 58.7% 각각 감소해 비용 절감 효과도 있었다.

시기도 적절했다. 일본은 오래 동안 침울한 과로 문화와 씨름해 왔다. 때때로 과로로 인한 사망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간혹 자살자도 생겼다. 이 문제가 사회적으로 심각하게 인식되면서 국가에서 특정 용어까지 만들어냈다. 바로 가로시(過勞死, 과로사)라는 말이다. 과로가 원인이 돼 스트레스 질병이나 심각한 우울증이 생겨 발생한 사망을 의미한다.

2017년 설문에 따르면 일본 회사 25%의 직원들은 한 달에 80시간 이상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오버타임은 무급이었다.

과로사 문제는 지난 2015년 일본 광고 대기업 덴쓰(Dentsu)의 한 직원이 크리스마스에 자살로 사망하면서 국제적인 관심을 끌었다. 회사 관계자과 도쿄시 공무원들은 한참 지나서야 직원들이 초과 근무를 했다고 시인했다.

그로부터 2년 후, 일본의 한 방송사의 기자가 살인적인 초과 근무를 하다가 사망한 사건이 또 일어났다. 방송사 대표는 그 기자가 죽기 전 달에 159시간의 초과 근무를 했다고 말했다.

과로로 인해 일련의 사고가 발생하자 기업들은 해결책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일부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더 많은 유연성을 제공하기 시작했고, 정부도 매달 마지막 금요일마다 직원들에게 일찍 퇴근하도록 권장하는 '프리미엄 프라이데이'(Premium Friday) 캠페인을 시작했다(물론 이 캠페인은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한 목적이기도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우리는 일하는 방식을 개혁하는 것을 경영전략의 핵심으로 생각하고 ‘워라밸’을 개혁의 기본 이념으로 내걸고 있다”면서 “‘직장생활의 선택과 도전’은 생산성과 창조성 향상을 목표로 ‘짧은 시간 일하고, 잘 쉬고 잘 배운다’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올해 말에 일본에서 또 한 차례의 실험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직원들에게 일과 삶의 균형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방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달라고 요청했으며, 결과에 따라 다른 기업들에게도 동참을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