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디언 생명보험(Guardian Life Insurance)의 디애나 멀리건 CEO는 자신의 경력 단절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고 말한다.   출처= Deanna Mulligan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디애나 멀리건은 나이 41살에 한참 잘 나가던 직장을 그만뒀다. 이제는 직원 8000명의 대형 보험회사 가디언 생명보험 (Guardian Life Insurance)의 CEO가 되었지만 그녀는 그 때 회사를 그만 둔 결정으로 "인생은 늘 평탄한 길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고 회상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멀리건과의 인터뷰 내용을 편집, 정리했다.

그날 아침 7시에 사장실 문 밖에서 서성거리는 모습을 보고 사장이 들어오라고 말했다. 목이 막혀 말이 잘 나오지 않았지만 떨리는 목소리로 “좀 쉬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41살이었고 직장에서 한참 잘 나가고 있었기 때문에 ‘쉰다는 것’은 미친 짓으로 여겨졌다. 사람들은 내게 "일단 쉬면 다시는 직장으로 돌아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잘 나가던 회사를 그만두다

그 때까지 매우 열심히 일하며 힘든 일도 많았지만 나는 내 직장 생활에 매우 만족했다. 나는 맥킨지(McKinsey)에서 컨설턴트로 거의 9년을 일했고 이후 대형 보험회사 AXA에서 일했다.

나는 직장을 그만두겠다는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이전에 그런 경험을 한 사람들을 찾아 다니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흥미롭게도 그들 모두 한 사람 예외 없이 "절대 안 돼, 좋은 생각이 아니야"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회사를 그만둔 많은 사람들이 "내가 한 일 중 가장 잘한 일”이라고 말하고 다닌 것을 잘 안다. 그들 중 누구도 회사를 그만두면 경력에 치명적 상처를 입을 것이라고 말한 사람은 없었다.

처음에 나는 6개월 정도 쉴 작정이었다. 그런데 내 친구 한 명이 "6개월로는 부족해. 적어도 2년은 쉬어야지"라고 말했다. 그때 "2년? 2년까지 쉬지는 않을거야”라고 혼자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돌이켜보면 2년이 적정한 시간이었던 같다. 첫해에는 그동안 일에서 받았던 압박에서 벗어나 운동 등 내가 그동안 소홀히 했던 활동들로 시간을 보냈다. 물론 가족과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나 자신과의 시간도 많이 가졌다. 정말로 혼자 시간을 보내면서 그동안 내가 무엇을 배웠는지 그리고 그것이 나의 미래에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할 수 있었다.

그것은 큰 전환점이었다.

2년째가 되자 나는 내가 다음에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할 수 있었다. 나는 시야를 넓혔다. 나는 미술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한 미술관에 그곳에서 일하고 싶다고는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의 원래 직업이 보험 회사였고, 보험 일을 좋아한다고 생각했으며, 결국 보험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나는 보험 일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보험은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최악의 순간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일한다. 누군가가 죽었을 때, 누군가가 장애인이 되었을 때, 누군가가 아플 때 그들에게 도움을 준다.

나는 항상 내 회사를 세우고 싶어했기 때문에 작은 컨설팅부터 시작했다. 이후 내 고객 중 하나였던 가디언에 입사했다. 2008년 7월이었다. 이후 개인 생명보험과 장애보험 사업부 부사장을 거쳐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냈고 2011년 7월 CEO가 되었다.

목적과 의미

나는 예전에 직장을 그만두기 전에도 열심히 일했지만, 다시 복귀한 후에 더 열심히 일한 것 같다. 나는 항상 내 일을 사랑했고, 혼신을 다했지만 특별히 남들과 다르게 업무에 임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CEO가 되기 위해 일을 다시 시작한 것이 아니라, 나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회사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일을 다시 시작했다. 늘 “어떻게 하면 회사에 의미 있게 기여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내가 정말로 남들과 구별되고 싶었던 것은 가치관이 있는 리더십이었다. 나는 매일 직장에서 목적과 의미를 찾는다. 한 번 찾으면 절대 놓치지 않는다. 나는 사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사회에서 갖고 있는 것과는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것을 탐험하는 것도 좋고, 자신의 열정을 생각할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이다.

오래 동안 직장 여성들에게(남성들에게도 마찬가지지만) 하는 전통적 조언들이 있다. 자신의 진로를 일찌감치 찾아 적성에 맞는 학교에 가서 다른 길로 새지 말고 한 길을 가라는 것이다. 자신에게 맞는 첫 직장을 구하고 궁극적인 목표를 세워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배운 것은 인생은 그렇게 순탄한 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니 당신의 자녀들, 배우자,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하라.

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발견하고 그것에 따라 살아가라고. 필요한 것은 그것 뿐이다. 그렇게만 한다면 언젠가 자신에 맞는 곳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