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로비행> 김영안 지음, 새빛 펴냄

 

[이코노믹리뷰=성시현 기자] 삶을 논할 때 직장을 빼놓을 수 없다. 현대인들이 그토록 워라밸을 외치는 이유는 일과 삶의 균형이 그만큼 맞지 않는 일상을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많은 사람들의 대부분 일상은 출근하기 위해 일어나서 밥을 먹고, 출근해서 일하며, 다음날 출근을 위해 퇴근 후 휴식을 취한다. 퇴근 후 4~5시간을 ‘오롯이 내 시간으로’ 잘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하루 중 직장인으로서 보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래서 우리는 ‘공감대’를 찾는다. 굳이 쉬는 시간에까지 남의 직장 이야기를 보거나 읽고 싶지 않을 것 같지만, 직장인의 애환을 그린 드라마 ‘미생’의 열풍에서 보듯이 우리의 삶과 닮은 이야기 속에서 위로를 얻고 있다.

이 책은 드라마 못지않은 흡인력이 있다. 살아가기 위해서 직업은 꼭 필요하지만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할지 잘 모르는 상태로 그저 떠밀리듯 사는 사람이 많은 현실 속, 삶의 좌표를 잃은 직장인에겐 따뜻한 권고를, 의욕이 점점 떨어져 가는 취업 준비생에게는 친절한 조언을 건넨다.

투잡 쓰리잡을 넘어 멀티잡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저자는 단순히 직장을 구하는 것을 넘어 직업에 대한 캐리어패스를 계획하고 준비하라고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새로운 직업인으로서 필요한 스킬을 제시해 준다.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직장인이 되지 않으려면 기획자 혹은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주체적이고 능동적이고 자유로운 직장인의 삶을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조금은 딱딱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읽히는 이유는 저자의 체험과 당시의 상황 등이 잘 버무려졌기 때문이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고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지침도 부록으로 정리해 놓았다.

저자의 삶은 다양한 직업의 파도를 건너온 듯하다. 대기업의 임원 자리에 올랐다가 독립을 해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다시 백수가 되어 쓸쓸하고 비루한 삶을 보내기도 했다. 보통 이렇게 굴곡이 많으면 궤도를 이탈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는 자신에게 닥친 변화와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 갔다. 위기의 연속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은 직장인의 삶, 그 위기 가운데 고민하는 이들에게 저자는 자신이 온몸으로 만들어온 능동적으로 직업관을 전한다. 친근하고 따뜻한 이야기 속에서 에너지가 느껴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