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카드 본사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DB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카드업계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현대카드가 해외시장에 진출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카드는 업황 악화 속 자동차금융 등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해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간 파격적인 전략으로 이목을 집중시켜온 현대카드가 해외시장에서도 빛을 발할지 기대를 모은다.

30일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현대 캐피탈 등 다른 계열사들은 이미 해외 법인을 갖고 있어 그 노하우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며 “베트남의 가파른 성장성에 기대가 큰 상황으로 업계의 좋은 선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 새 먹거리를 찾아서

현대카드는 지난 28일 베트남의 소비자금융 기업인 ‘FCCOM’의 지분 50%를  인수하며, 베트남 시장 진출의 출사표를 던졌다.

FCCOM은 베트남의 중견 은행인 ‘MSB’의 자회사로 개인대출 상품을 주로 취급한다. 새로운 합작 법인은 내년 하반기 본격적으로 사업을 개시할 예정으로 자동차금융‧기업금융 등 사업 분야를 점차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카드가 베트남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가맹점 카드 수수료 인하 등 업황 악화로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속 하락하고 있는 가맹점 카드수수료율은 최근 1.4~1.6%까지 줄어들어 사실상 카드 수수료만으로는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비용절감과 사업다각화 전략으로 실적을 방어하고 있지만, 뚜렷한 실적 개선을 나타내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상반기 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 등 전업카드사 8곳의 순이익은 94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668억원 보다 2.7% 감소했다.

현대카드의 경우 올 상반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57%나 상승했다. 하지만 이는 구조조정, 영업사무소‧판관비축소 등 대규모의 비용절감에 기인한 수치로 영업수익은 오히려 지난해 상반기 대비 1.3% 줄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올 상반기 양호한 실적을 보인 것은 일회성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며 “업황 악화로 인해 3분기 실적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기회의 땅 베트남

상황이 이렇다보니 카드사들은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앞서 신한카드와 롯데카드는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해 베트남 시장에 먼저 뛰어들었다.

신한카드는 지난 7월 신한베트남파이낸스(SVFC)를 출범해, 소비재‧자동차 할부금융 등 리테일 소매금융으로 사업을 늘리고 있다. 롯데카드도 지난해 3월 베트남 현지 소비자금융사 테크콤 파이낸스를 인수하고,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을 지난해 말 출범시켰다.

올 1~3분기 6.98%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베트남은 낮은 평균연령은 물론 소비자금융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국내 금융사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베트남 개인대출 시장은 연 60%에 달하며, 신용카드 고객수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현대카드는 베트남 자동차금융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베트남 자동차시장에서 점유율 1위(32%)를 차지했으며, 판매 실적도 급속하게 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향후 현대카드는 현대‧기아차와 다양한 연계 마케팅으로 자동차금융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해외에서도 통할까

현대카드는 그간 파격적인 전략을 선보이며 카드업계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려왔다. 이번 현대카드의 베트남 시장 진출이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현대카드는 세로 모양의 카드 등 기존 카드 디자인의 발상을 뒤엎은 카드들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어왔으며, 올 상반기에는 코스트코와 10년 독점 제휴계약을 맺어 업계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실제로 현대카드의 대표적 프리미엄 카드 ‘더 그린’은 출시 1년 만에 5만건 이상의 발급을 기록했다.

또한 현대카드는 슈퍼콘서트 등 럭셔리 문화마케팅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지난 25일엔 서울 이태원에 위치한 현대카드 스페이스에서 문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토크프로그램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베트남 합작 법인이 현대카드의 첫 해외 진출이라 성공을 가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그간 업계에서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 온 현대카드가 과연 해외에서는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