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의 명품도서 해설 1> 다니엘 최 지음, 행복우물 펴냄.

美 시카고대학을 노벨상 수상자들의 산실로 만든 ‘위대한 고전읽기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한 프로젝트다. 1890년 석유재벌 록펠러 등이 설립한 시카고대학은 근 40여년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가 1929년 총장으로 부임한 로버트 허친슨 박사가 고전읽기 운동을 펼치면서 탈바꿈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동서고금 3천년의 지식, 역사, 사상, 과학을 압축해 보여줄 수 있는 전 세계 유명도서 300종을 선정하여 첫 작업으로 그중 100권을 소개하고 있다.

주제는 신화, 종교, 철학, 한국사, 기초과학, 생명과학 등 25부문으로 나눴으며, 각 주제마다 4권의 국내외 서적을 소개하고 해설을 붙였다. 그 중 일부 내용.

◇리처드 리키의 ‘인류의 기원’=어느 날, TV에서 ‘동물의 세계’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지는 않았는가? “왜 이구아나는 지구에서 수억 년을 살았다는데 헬리콥터를 타고 이 섬, 저 섬 돌아다니지 않고 아직도 그렇게 힘들게 배를 바닥에 대고 엉금엉금 기어 다니고 있을까?” 이 책은 그러한 의문에 아주 근본적인 대답을 해주는 책으로 고고학자 가문의 2대째인 리처드 리키의 작품이다.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언뜻 보면 이 책이 마치 종교를 죄악시하고 비난하는 책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나는 이 책의 핵심을 오히려 “종교만을 맹신하지 말고 과학과 종교를 적절히 수용하라.”는 교훈으로 받아들였다. 종교를 믿어서 착해진 사람들이 얼마나 많으며, 죽음의 길에서 돌이켜 생명의 길로 돌아선 사람들이 또 얼마나 많은가.

◇J. 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이 책의 압권은 거의 마지막 부분, 콜필드가 동생 피비와 나누는 대화에 있다. 동생은 오빠에게 “과학자는 머리가 나빠서 될 수 없고, 변호사는 아빠와 같은 위선자가 싫어서 되고 싶지 않다.”라고 말한다. 그때에 콜필드가 “나는 늘 넓은 호밀밭에서 꼬마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어.”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내 생애 그 같은 기쁨을 누려 본 적이 없었다. 예사 기쁨이 아닌 숭고하면서도 이상야릇한, 설명할 수 없는...” 아마도 이 대목과 카잔차키스의 묘비명을 나란히 놓고 보면, 조르바로 대변되는 카잔차키스가 우리 후대 사람들에게 남겨주려고 했던 교훈이 무엇인지 독자들도 감이 잡힐 것이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