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카고 컵스(Chicago Cubs)는 자금 부족에 시달려 2009년에 7억 달러에 매각됐지만, 이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면서 현재는 31억 달러의 가치를 호가하고 있다.    출처= Chicago Cub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이제는 야구 경기를 보러 와서 땅콩이나 팝콘뿐 아니라 당신이 좋아하는 야구팀 한 조각도 살 수 있게 됐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조만간 야구 구단의 소액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투자 펀드를 허용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그것은 월가 회사들, 대학 기부금, 돈 많은 부자들이 구단의 소액 주주로 참여하게 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다. 스포츠 전문기업인 갈라시오토 스포츠 파트너(Galatioto Sports Partners) 같은 회사도 이미 투자자가 되겠다고 나섰다.

MLB나 갈라시오토 스포츠 파트너는 이 보도에 대해 언급을 피했지만, 이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MLB가 펀드들로 하여금 팀의 지분을 매입하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스포츠 팀의 지분을 소유하는 것은 매력적으로 들린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어떻게 처음부터 이번월드시리즈에 오른 워싱턴 내셔널스(Washington Nationals)나 휴스턴 애스트로스(Houston Astros) 같은 야구팀들을 살 수 있단 말인가? 축구와 농구도 마찬가지다.

치솟는 스포츠 프랜차이즈 가치

스포츠 사업은 변덕스럽기로 악명높다. 각 팀들은 우승을 하기 위해 많은 돈을 쓰지만, 돈을 많이 쓰지 않는 팀들은 경기에서의 성적이 좋지 않고 관중 수도 시원찮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MLB 야구팀의 가치는 크게 치솟았다. 프로축구(NFL)와 프로농구(NBA) 팀들의 가치도 많이 올랐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오늘날 시간 차가 나는 콘텐츠를 전 세계 사람들은 디지털 영상장치(DVR)나 온 디맨드 서비스(On-demand Services)로 시간 차가 나는 콘텐츠를 시청하지만, 스포츠는 사람들이 여전히 라이브로 보기를 원하는 몇 안 되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TV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대형 방송사나 아마존, 구글의 유튜브, 페이스북 같은 미디어 업스트림들이 리그 운영자들과 각 팀들에게 큰 돈을 지불하고 라이브 게임을 방송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런 열기는 지난 몇 년 동안 스포츠 팀의 가치를 상당히 높였다. 지난 20년 동안 스포츠 프랜차이즈의 가치를 광범위하게 추적해 온 포브스(Forbes)에 따르면, MLB, NBA, NFL의 거의 모든 팀들은 현재 최소한 10억 달러의 가치로 평가된다.

실제로 몇 개의 스포츠팀들이 공개적으로 거래되며 쿠퍼스타운(Cooperstown)에 있는 명예의 전당의 월가 버전에 올라갈 정도의 기록들을 세우고 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Atlanta Braves) 야구팀의 지분이 존 말론의 거대 재벌 리버티 미디어(Liberty Media)의 트래킹 주식(tracking stock, 특정사업부문을 육성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모기업 주식과 별도로 발행하는 주식)으로 공개 거래되고 있는데, 존 말론은 포뮬러 원(Formula One) 자동차 경주 리그도 보유하고 있고 위성 라디오 대기업 시리우스 XM(Sirius XM)과 콘서트 프로모터 라이브 네이션(Live Nation)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이 분야의 거물이다. 지난 5년 동안 S&P 500지수는 46% 상승한 데 비해 트래킹 주식 리버티 브레이브스(Liberty Braves)의 주가는 거의 80%나 상승했다.

NBA 뉴욕 닉스(New York Knicks)와 프로 아이스하키 리그(NHL) 팀 뉴욕 레인저스(New York Rangers)를 소유하고 있는 매디슨스퀘어가든(Madison Square Garden)도 최근 5년 새 70%가 올랐다. 비록 두 팀 다, 특히 닉스의 성적이 최근 몇 년 동안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이것은 성적이 좋지 않은 팀이라 하더라도 팀의 가치가 상승하고 그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물론 항상 그렇지는 않다. 투자자들은 이전에 순수 스포츠 주식에 투자해 손해를 입은 적도 많다. MLB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Cleveland Indians), NHL의 플로리다 팬더(Florida Panthers), 그리고 NBA의 보스턴 셀틱스(Boston Celtics)의 주식은 한 때 그리 좋지 않은 가격으로 공개 거래됐었다.

스포츠팀의 인기는 경기침체의 전조?

그러나 그런 회사들이 공개 시장에 상장된 이후로 시대는 변했다. 스포츠 팀들은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스포츠 팀들의 몸값은 계속 상승했다.

예를 들어 시카고 컵스(Chicago Cubs) 야구팀은 2009년에 당시 최고가인 7억 달러에 온라인 증권사 TD 아메리트레이드(TD Ameritrade)를 소유하고 있는 리케츠(Ricketts) 가문에 매각됐다(컵스의 링글리 필드<Wrigley Field> 홈구장과 지역 케이블 방송 NBC 스포츠 시카고<NBC Sports Chicago>의 지분을 포함하면, 총 거래액은 8억 4500만 달러였다).

포브스에 따르면, 당시 자금에 쪼달려 매각될 수 박에 없었던 시카고 컵스는 이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면서 현재는 31억 달러의 가치를 호가하고 있다.

따라서 스포츠 프랜차이즈에 대한 투자는 FAANG 주식이나 다른 월가의 주력 종목 못지않은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 게다가 페이스북이나 아마존의 주식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것보다 유명 프로 야구팀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훨씬 더 재미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