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M6 프리미에르. 사진=이코노믹리뷰 김덕호 기자

[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분명 국내 SUV 시장의 대세는 여전히 디젤이다. 최근 가솔린 SUV, LPG SUV가 등장하며 시장이 형성됐지만 아직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는 평가다. 넓은 실내공간, 쾌적한 주행 환경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디젤 외 SUV 시장이 생겨났다고 보는게 좋다.

‘가솔린 SUV’와 ‘LPG SUV’로 인기몰이중인 르노삼성자동차가 굳이 '디젤' QM6를 내놓는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다. 넘치는 힘과 경제성에 주목하는 소비자가 아직 많고, 'SUV=디젤'이라는 통념을 깨는 것도 쉽지 않아서다. 그리고 QM6의 미려한 외관에 기대하는 소비자도 많다.

지난 28일 시승한 차량은 THE NEW QM6 dCI 2.0L 최상위 트림 PREMIERE 모델이다. 선호도 높은 대부분의 옵션들을 기본 장착했지만 차량 가격은 3859만원에 불과하다. 경쟁차량(쏘렌토, 싼타페)들이 최고 트림과 동일옵션을 장착했을 때 가격이 4000만~4200만원에 달하는 점을 보면 가격적인 이점도 크다.

▲ QM6 dCI 프리미에르. 사진=이코노믹리뷰 김덕호 기자

기자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서 차량을 수령해 경기도 파주의 카페8794로 이어지는 구간을 왕복했다. 편도 약 72km, 도심 정체구간과 자유로의 고속주행 모두를 즐길 수 있는 코스다.

탑승한 위치는 지하 4층 주차장, 차량에 앉아 엑셀을 밟으니 지면을 단순간에 치고 오르는 급가속이 느껴진다. 언덕길 정차 후 밟아 오르는 느낌도 거침 없다. 가솔린 모델에서 느낄 수 없는 토크감이다.

차량의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단시간에 최대 속도에 도달하기도 한다. 40km/h 이하의 도심 주행은 물론 130km/h를 훌쩍 넘긴 고속주행서도 안정적이다. 어느 속도에서도 고른 엔진음을 낸다.

▲ QM6 프리미에르. 사진=이코노믹리뷰 김덕호 기자

파워트레인 성능 업그레이드를 통해 출력을 높인 것이 효과를 봤다. QM6 dCI에 장착된 2리터 디젤 직분사 엔진은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38.7kg.m의 힘을 낸다. 동급 최고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는 없지만 차체를 움직일 힘은 충분히 낸다.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하체 세팅이다. 물컹거린다는 느낌을 받는 국산·일본차와 달리 '탄탄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저속의 시내주행과 고속도로 주행 모두 만족스럽고, 브레이크의 작동성이나 급커브 지역에서의 코너링도 나쁘지 않다. 다양한 속도 영역에서 안정적인 움직임을 유지해 내고, 적당히 설 줄 알고 안정적이다. '르노'의 DNA가 반영돼서인지 유럽차들의 승차감과 비슷한 감이 있다. 

아쉬운 점은 디젤 모델 특유의 진동과 소음이다. 소음 유입 가능성이 있는 펜더, 대시, 서브프레임부시, 엔진 배기 히트 실드 부분에 차음재를 보강하고 재질을 개선했지만 가솔린에 비교할 바는 아니다. 디젤 파워트레인의 태생적 한계로 보는 것이 맞다.

▲ QM6 프리미에르. 사진=이코노믹리뷰 김덕호 기자

외형은 여느 QM6와 크게 다르지 않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연결된 헤드램프, C-Shape의 LED DRL 등 QM6를 비롯한 르노삼성 자동차의 특징적인 디자인 언어가 그대로 이어진다. 쉽게 말하면 세련되고, 근사한 디자인이다. 일반 모델과의 PREMIERE 트림과의 차이는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과 측면에 새겨진 ‘PREMIERE’ 시그니처 정도의 차이다.

반면 내부 디자인의 구성은 일반 모델과 큰 차이를 보인다. 내부를 감싼 나파가죽시트를 통해 차량 전체의 공간을 보다 고급스럽게 표현했고, 가죽에 표현한 자수 스티치는 내부의 디자인적 요소들을 보다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기본 장착된 BOSE 스피커 시스템은 차량의 격을 더한다.

QM6의 단점으로 평가되던 편의장비도 대거 달았다. 앞 차량과 안전한 간격을 유지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을 비롯해 ▲차간거리경보시스템 ▲자동긴급제동시스템(AEBS) 등을 더해 도심 및 장거리 주행 시 안전성과 편의성을 더욱 높였다.

▲ QM6 프리미에르. 사진=이코노믹리뷰 김덕호 기자

총평

르노삼성은 THE NEW QM6의 주력으로 디젤모델을 내놓지는 않았다. 정숙성을 내세운 GDe(가솔린)과 LPe(LPG)모델에 집중한터라 dCI 트림의 판매량은 많지 않다. 마케팅에 열을 올리기보다는 ‘가성비’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동급 경쟁사 제품보다 다양한 옵션과 제품들을 담아냈고, 가격도 저렴하다.

소비자들이 찾는 SUV의 ‘통념’을 모두 담았고, 패밀리 SUV로써 작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다만 디젤의 소음과 진동을 받아들이는 것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시승을 통해 각자의 기준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THE NEW QM6 1.7 dCI 2WD 모델의 가격은 SE 2725만원, RE 3019만원, RE 시그너처 3319만원으로 책정됐다. 2.0 dCI 4WD 모델은 RE 3270만원, RE 시그너처 3584만원이다. 최상위 플래그십 브랜드 PREMIERE 모델은 3859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