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 주도 제약바이오 컨퍼런스 '혁신신약살롱 대한민국'이 판교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황진중 기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제넨텍은 바이오의약품 산업계 신화로 여겨진다.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연구하던 허버트 보이어 캘리포니아주립대 샌프란시스코 분교(UCSF) 교수와 벤처 캐피탈(VC) 투자자 밥 스완슨이 설립된 기업이다. 제넨텍은 블록버스터급 바이오의약품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과 표적 항암제 ‘리툭산(성분명 리툭시맙)’ 등을 개발했다. 허셉틴은 2018년 기준 매출 70억 9200만달러를 기록했고 리툭산은 같은 기간 매출 68억 5900만달러를 기록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첫 바이오테크 기업으로 알려진 제넨텍은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신약을 개발, 생산하고 있다. 탄탄한 파이프라인을 토대로 바이오테크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넨텍이 혁신을 이어갈 수 있는 이유로는 R&D 부문에서 학계의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창의적으로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점이 꼽힌다. 중요한 점은 회사 내에서 행한 연구를 여러 방법으로 외부에 나누는 것이 장려된다는 점이다. 제넨텍 관계자는 “개인 연구가 회사 안에서 갇혀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과학적 나눔을 실천하기 원하는 과학자들에게 매력적 요소가 되기 때문”이라면서 “이는 유능한 인재들을 제넨텍으로 끌어들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제넨텍 이후 사업 모델은 이후 미국 바이오 테크 산업의 부흥을 이끌었다. 거대 제약바이오 기업과 연구개발(R&D) 센터, 석‧박사급 전문 인력이 모여 바이오 클러스터가 만들어진 것이다. 제넨텍이 있는 남샌프란시스코 바이오밸리에는 약 200개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에서 2만여명이 일하고 있다.

▲ 혁신신약살롱 참가자들이 판교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열린 '혁신신약살롱 대한민국'에서 네트워킹을 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황진중 기자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에서 바이오테크 기업과 미디어‧투자자‧연구자 등이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는 모임으로는 ‘혁신신약살롱’이 꼽힌다. 이 모임은 대전에서 시작돼 판교, 오송, 대구, 송도 등 각 지역에서 활성화됐다. 모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지역, 직업 등에 있어서 차별 없이 서로 의견을 나눈다.

이날 처음으로 전국구 모임으로 개최된 ‘혁신신약살롱 대한민국’에 참여한 한 제약바이오 관계자는 “혁신신약살롱에는 대학 시절 동아리에 참여하듯이 즐거운 기분으로 참석하게 된다”면서 “함께 공부도 하고, 맥주도 마시는 등 즐거운 마음으로 진지하게 의견을 나누는 것이 재밌다. 생각을 확장하거나 더 깊이 꾸려나가는 데 도움도 되니 일석이조다”고 말했다.

혁신신약살롱 모임 중 가장 잘 알려진 모임은 판교다. 서울에서 가까운 이점과 바이오센터 등 바이오테크가 모여 있어 미디어, 투자자, 제약바이오 관계자 등이 교류하는 데 이점을 준다. 혁신신약살롱 판교는 해외에서 일하는 제약바이오 관계자들이 한국에 오면 가능한 참석해보는 행사 중 하나기도 하다.

▲ 혁신신약살롱 참가자들이 발표를 듣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황진중 기자

혁신신약살롱 오송은 오송첨단복합단지에 기반을 두고 최신 바이오 트렌드 등을 공유하는 특징이 있다. 혁신신약살롱 오송을 꾸리고 있는 한 관계자는 “오송은 R&D센터와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등이 모여 있어 전문적인 세미나 경향이 강하다”면서 “판교가 네트워킹에 중점이 있다면 오송은 공부에 중점을 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대구첨단복합단지에서는 합성의약품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혁신신약살롱 대구는 합성의약품 부문에서 강점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가 있는 송도에서도 혁신신약살롱 송도가 개최도고 있다. 송도에는 바이오테크도 다수 있어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제약바이오 대기업과 바이오테크의 교류가 활발해지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산업은 사람‧지식 집약적 산업으로 언급된다. 버추얼 테크로 구분되는 신약개발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해 소수의 인원으로 고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버추얼 테크는 연구실이나 의약품 생산 공장 등이 없어도 신약개발을 진행하는 바이오테크를 뜻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한 버추얼 테크가 연구기관에서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한 후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에 시료 생산 등을 의뢰, 이를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등에 임상을 위탁하는 등으로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모델이다. 이는 신약개발 절차가 분절돼 있어서 가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열린 전국구 모임 혁신신약살롱 대한민국에서는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를 개발해 환자를 돕고, 돈도 벌 수 있는, 즉 공공성과 시장성을 둘다 잡을 수 있는 신약개발에 고군분투하고 있는 제약바이오 관계자들이 모여 의견을 나눴다.

▲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가 김봉철 뉴라클사이언스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황진중 기자

혁신신약살롱하면 떠오르는 인물인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는 “혁신신약살롱 대한민국에는 200여명이 참석할 줄 알았는데 두 배인 400여명이 참여했다. 혁신신약살롱 관련해서 관심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앞으로 더 잘 될 것 같다”면서 “혁신신약 개발을 하는 업계 관계자들이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도전하는 것에 대해 열의가 많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한편 혁신신약살롱 개최에는 삼양바이오팜, 베스티안병원 재단, 차바이오그룹 등이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