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양자컴퓨터 개발 착수, 리브라 출시 연기 등 잇단 악재에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24일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암호화폐 시황은 15시 기준 16개 암호화폐를 제외한 모든 암호화폐가 하락이다. 특히 암호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BTC)은 전일대비 10만원 가량 빠지면서 900만원 벽이 무너졌다.

이번 암호화폐 급락의 원인으로는 구글의 양자컴퓨터 개발 착수와 페이스북의 리브라 출시 연기 등이 지목되고 있다. 실체성보다 기술적인 풍문에 더욱 쉽게 휩쓸리는 암호화폐는 이 같은 소식에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것으로 보인다.

먼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23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에 출석해 준비 중인 블록체인 프로젝트 '리브라'가 제대로 작동할지 여부를 모른다고 시인했다. 앞서 페이스북은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리브라를 개발했지만, 미국 금융 제도권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컸다.

저커버그는 의회 청문회에서 의원들이 익명성을 띤 암호화폐 특수성을 거론하며 자금세탁 가능성을 언급하자 모든 규제 당국이 승인하기 전까지 리브라 결제 시스템을 출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이 나오자마자 비트코인은 가격이 수직 낙하했다.

▲ 지난 23일 밤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했다. 출처=업비트 갈무리

또다른 암호화폐 악재로는 구글의 양자컴퓨터 개발 착수가 지목되고 있다.

구글은 24일 슈퍼컴퓨터로 1만년 걸리는 연산을 단 3분만에 해결할 수 있는 양자컴퓨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자컴퓨터는 얽힘과 중첩과 같은 양자역학적 현상을 이용한 자료를 처리하는 연산 기술이 담겨 있다.

구글은 자사의 블로그와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이 같은 양자컴퓨터 기술에 대해 소개했다. 구글은 현재 일정 부분 오류가 발생하는 양자컴퓨터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개발해 시험 가동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양자컴퓨터가 복잡한 계산 문제를 신속하게 풀 수 있자, 투자자들 사이에는 암호화폐 채굴 및 보안이 기존과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부풀었다. 특히 양자컴퓨터가 실현되면 암호화폐의 키워드인 암호가 해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원천 기술이 무너질 수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물론 양자컴퓨터가 암호화폐의 암호화 기술을 해독할 수 있을 만큼 발달하지 않았고, 이 같은 해독은 단순히 연산능력만으로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어느 쪽도 확실한 해답을 내놓지 못한 채 주장만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비트코인 급락은 기술적, 제도적인 풍문에 더욱 휩쓸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암호화폐와 관련된 하나의 이슈가 쉽게 전파되며 투자 심리까지 영향을 줘 정상적인 투자 판단 범위를 넘어섰다는 의견이 더욱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