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워크의 경영권을 확보한 소프트뱅크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최대 4000명을 감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eNCA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WeWork) 전현직 직원들은 회사의 공동 창업자인 애덤 노이먼 전 CEO가 회사를 거의 망가트려놓고 자신의 지분을 처분해 거액의 돈을 챙긴다는 소식에 격분하고 있다.

노이먼을 위한 황금 낙하산은, 지난 22일 오후 늦게 소프트뱅크가 IPO가 좌절된 후 곤경에 처한 이 회사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겠다는 구제 계획이 발표되면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는 위워크에 최대 95억달러(11조 1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50억달러를 신규 융자에, 15억달러는 신주인수, 30억 달러는 기존 주주들의 주식 매입에 사용될 계획인데, 이 중에는 노이먼의 지분을 9억 7000만 달러(1조 1400억원)에 사들이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노이먼은 이 외에 채무를 상환하기 위한 5억 달러의 융자와 더불어 자문료로 1억 8500만 달러를 받는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구제 조치로 소프트뱅크는 회사 경영권을 장악하고 노이먼이 남겨 놓은 난장판을 정리할 수 있게 됐다. 회사는 23일 저녁, 향후 회사의 CEO로 지명될 것으로 알려진 소프트뱅크의 최고운영책임자(COO) 마르셀로 클라우에의 주재로 직원 총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클라우에는 노이먼 이룬 공을 생각해 노이먼에 대해 그런 조건을 결정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소프트뱅크의 결정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회사를 장악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였으며, 노이먼은 앞으로 소프트뱅크의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경쟁사업 금지 의무도 적용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워크는 노이먼의 주도 하에 수십억 달러를 모금했고 전세계 수백 개의 도시로 사업을 확장했으며, 한 때 470억 달러(55조원)라는 엄청난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그러나 IPO를 위해 제출한 서류에서 엄청난 손실 발생과 노이먼이 통제 받지 권력을 지나치게 많이 보유하고 있고 여러 가지 이해 관계가 부딪히는 내용들이 드러나면서 상장은 결국 좌절됐다.

익명을 요구한 이 회사의 한 임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노이먼은 아마도 역사상 최고의 사기꾼일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전적으로 그가 취한 결정과 조치 때문입니다. 그가 회사를 전적으로 장악했으니까요.”

노이먼은 최대 투자자인 소프트뱅크를 포함한 투자자들이 그를 CEO 자리에서 축출하기를 원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지난 달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번 구제 계획으로 소프트뱅크는 내년까지 15억 달러의 신규 투자를 가속화하는 동시에 50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회사 지분의 80%를 차지할 것이다. 이 계산은 위워크의 가치를 80억 달러로 평가한 것이다.

▲ 소프트뱅크는 위워크에 최대 95억달러(11조 1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50억달러를 신규 융자에, 15억달러는 신주인수, 30억 달러는 기존 주주들의 주식 매입에 사용될 계획인데, 이 중에는 노이먼의 지분을 9억 7000만 달러(1조 1400억원)에 사들이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출처= Observer

그러나 노이먼에 대한 관대한 처우는 많은 사람들에게 위선적으로 비쳐졌다.

위워크의 한 전 임원은 "사람들은 그동안 이사회나 투자자들이 (노이먼을 통제하지 못하고) 뭘 했느냐고 비판할 수 있다. 모두 맞는 말이다. 하지만  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노이먼 한 사람이었고 다른 사람들은 그저 신도들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도대체 회사를 그렇게 망가트려 놓고 어떻게 그 대가를 받을 수 있단 말입니까? 오늘날 회사가 그나마 이 정도까지 된 것은 뒤에서 애쓴 직원들 때문이었습니다. 노이먼은 어떤 식으로든 업보를 받을 것입니다.”

전직 임직원들은, 스톡옵션은 물 건너갔지만 더 우려되는 것은 회사 내 하위직 직원들의 운명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소프트뱅크의 조치와 노이먼에 대한 거액 지불이 직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부에 대해 불안감을 나타냈다. 그들은 노이먼이 그동안 말로만 강조했던 지역사회의 중요성을 실천하기 위해서라도 자신에게 돌아가는 보상을 직원들과 나누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런 상황에서 청천벽력의 소식이 들려왔다. 위워크의 경영권을 확보한 소프트뱅크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최대 4000명을 감원할 예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한 것이다.

FT는 이번 감원은 위워크의 글로벌 오피스 전체 직원 1만 4000명 중 30%에 달하는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중 1000여명은 건물 청소 및 관리직으로 아웃소싱 업체에 맡겨질 예정이다.

소프트뱅크는 미국과 유럽, 일본 시장에 우선순위를 두고 중국과 인도, 남아메리카에서는 점진적으로 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클라우에 COO는 23일 직원 총회에서 "회사가 수익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사이즈가 돼야 한다"며 "감원이 그 일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핵심 사업에 대한 집중이 부족했습니다. 위워크는 책임감을 가지고 이 일을 원활하게 실천할 것입니다. 다행인 것은 이 모든 것의 통제권이 우리 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하지만 항상 순탄하지는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