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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 박스 사각형서 원형 변경이 혁신?피자헛 수십년만에 바꾼 원형 포장 박스에 숨어있는 놀라운 기술들
▲ 피자핫의 새 원형 포장박스. 출처= Pizza Hut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피자 박스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다. 모두 다 비슷해 보이니까. 당신이 지난 반세기 동안 마주쳤던 모든 피자 박스들은 아마도 빨간색, 흰색, 초록색의 조합에다 어쩌면 멋진 곱슬 수염의 이탈리아인처럼 생긴 요리사 그림이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내용물에 비해) 박스가 지나치게 커서 먹고 남은 피자를 냉장고에 넣거나 다 먹고 난 빈 박스를 쓰레기통에 버릴 때마다 불만이었을 것이다.

지난 수 십년 동안, 휘발유 자동차가 전기차로 바뀌고, 한 덩치 하던 전화기가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고, 인간의 모든 지식을 작은 칩에 담아 들고 다닐 수 있게 되었지만, 피자 박스는 변하지 않았다.

이번에 피자헛이 선보인 피자 포장 박스의 혁신은 우선 모양이 사각형에서 원형으로 바뀐 것부터 커다란 도약처럼 느껴진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기술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박스 뚜껑이 피자 윗 부분의 치즈에 달라붙지 않도록 뚜껑 주위에 작은 플랫폼을 만들었고, 공기 순환을 위해 통풍 구멍도 뚫려 있다. 마늘 버터나 랜치 드레싱을 놓는 작은 컵홀더도 있다.

피자헛의 고객서비스 및 운영 책임자 니콜라스 버퀴어는 "수 십년 동안 피자 포장박스에는 사소한 변화만이 이루어졌다. 이번에 선보인 이 원형 상자는 피자 박스에도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고 단계적 변화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새 포장 박스의 장점은 매우 많다고 피자헛은 주장한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우선 기능 및 용도가 개선되었다는 것이다. 원형 모양은 쓰레기가 줄어들었으며(그만큼 환경에 기여할 수 있다), 플라스틱 재질은 친환경 지속가능 식물섬유로 만들어져 산업적으로 퇴비화가 가능하다. 또 컴팩트한 크기로 피자헛 매장의 선반과 냉장고에서 공간을 덜 차지한다.

상자(원형 모양의 용기를 박스라고 부를 수도 있는지 여부는 불문하자) 바닥 바깥쪽에는 밖으로 솟은 굴곡이 있고 윗부분에는 홈이 있어 여러 층으로 쌓을 수 있으며, 배달할 때 높이 쌓아도 미끄러지지 않는다. 직원들은 피자를 포장할 때마다 일일이 시간을 들여 (종이) 박스를 조립할 필요가 없고 쉽게 부서지기 때문에 쓰레기통에 넣을 때에도 여러 번 접어 작게 만들 수 있다.

장점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새 포장은 피자 맛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바닥의 홈은 피자에서 흘러나온 기름을 받아주고 공기를 순환시켜 크러스트가 물러지는 것을 막아주며, 완전하게 닫힌 뚜껑은 열을 보존해 피자를 더 오래 따뜻하게 유지시켜 준다.

버퀴어는 "언젠가는 사각형 상자에 둥근 피자가 담긴 시절을 떠올리며 웃을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 새 박스를 개발한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줌(Zume)은 피자를 만드는 로봇을 개발하는 등 피자와 관련한 여러 가지 혁신 기술을 선보인 회사다. 출처= The Verge

피자헛은 이 새 박스가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줌(Zume)과 협력해 2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고 밝혔다. 줌은 그동안 피자 배달과 관련한 여러 가지 혁신을 선보인 회사로, 피자를 만드는 로봇, 배달지까지의 이동 시간을 자동으로 계산해 도착 직전에 가장 알맞게 피자가 구워져 나오는 피자배달트럭을 개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줌은 지난 2017년에 피자 팟(Pizza Pod)이라는 원형 피자 박스를 처음 선보였다. 애플도 캠퍼스 식당에서 제공되는 피자에 사용할 목적의 원형 피자 박스에 대한 특허를 갖고 있다.

피자 박스 수집가이자 <비바 라 피자!: 피자 박스의 예술>(Viva la Pizza!: The Art of the Pizza Box)의 저자 스캇 위너는 비용이 피자 박스 혁신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이었다며 피자헛 같은 대기업이 2.0 스타일의 박스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그 영향력은 매우 큽니다. 이 멋진 피자 상자에는 증기가 간접적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이 있는데, 증기는 분출하지만 열은 그대로 박스 안에 보존하지요. 하지만 제작 비용이 비싸서 상용화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피자 회사들은 그저 저렴한 판지에 만족했으니까요.”

버퀴어는 "이 혁신적인 박스가 피자 가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일반적인종이 박스에 비해 새 박스의 가격은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피자헛은 이 새로운 디자인을 피닉스에서만 우선적으로 테스트하고 그 이후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가 드론으로 피자를 배달 받는 미래 언제쯤이 되면, 피자가 수염 난 요리사가 그려져 있고 내용물이 신선하고, 뜨겁고, 맛있다고 장담하는 문구들이 씌어 있는 사각형 상자 안에 들어 있던 때를 기억하지 못할 지 모른다.

홍석윤 기자  |  syhong@econovill.com  |  승인 2019.10.23  13: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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