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많은 여행자들이 여행 지역의 독특한 경험을 추구함에 따라 해당 지역의 독립 호텔을 찾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지역의 독립 호텔들은 숙박공유 업체 에어비앤비(Airbnb)에 의해 소개되는 민박 경쟁자들뿐만 아니라 거대 자본의 체인 호텔들과도 힘든 경쟁을 해야 한다. 지난 몇 년 동안 많은 독립 호텔들이 대형 체인에 가입하거나 문을 닫았다.

호텔 데이터 회사 STR에 따르면, 30년 전에는 모든 호텔의 약 3분의 2가 독립 호텔이었다. 오늘날,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호텔은 전체 호텔의 40%가 되지 않는다.

독립 호텔들이 사라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이 대형 호텔에 인수되거나 그들의 마케팅 힘을 활용하기 위해 대형 호텔과 브랜드를 제휴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피텔, 노보텔 등의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아코르(Accor)는 2013년에는 14개의 브랜드에 3600개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다른 숙박업체 인수와 투자를 통해 39개 브랜드에 호텔은 5000개로 늘어났다. 인터컨티넨탈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IHG 체인 역시 2015년에 부티크 호텔 킴튼(Kimpton)을 인수하는 등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메리엇 인터내셔널(Marriott International)의 2016년 스타우드 호텔 앤 리조트(Starwood Hotels & Resorts) 인수에는 럭셔리 컬렉션 앤 트리뷰트 포트폴리오(Luxury Collection and Tribute Portfolio )도 포함했다. ‘소프트 브랜드’라고 부르는 이러한 제휴 호텔은 대기업 체인 호텔의 예약과 마케팅 시스템을 공유하지만 자체의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한다.

메리엇은 2010년부터 오토그라프 컬렉션(Autograph Collection) 같은 소프트 브랜드를 인수하면서 현재 매리엇 브랜드 외에 전 세계적으로 175개 이상의 제휴 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미니애폴리스의 에머리 호텔(Emery Hotel)과 텔아비브의 퍼블리카 이스로텔(Publica Isrotel)도 그런 호텔 들이다. 또 90개의 호텔들이 오토그라프 브랜드로 편입되는 작업도 진행 중에 있다.

STR의 얀 프레이타그 부사장은 "고객의 관점에서 볼 때 체인 호텔과 독립 호텔 사이의 구분이 완전히 무너졌다. 고객이 어느 호텔에 들어설 때, 그것이 독립 호텔인지 거대 체인 호텔의 제휴 호텔인지 거의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호텔경영 컨설팅 회사 모멘텀 호스피탤러티 매니지먼트(Momentum Hospitality Management)의 공동 설립자 팅 폰사남은 "호텔 체인 대기업들이 ‘독특하고, 부티크하고 역사적인’ 장소를 찾는 여행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보다 규모가 작고 저렴한 가격대의 호텔도 새로운 기회로 보기 시작하면서 소프트 브랜드를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회사는 브랜드를 강화하거나, 리노베이션 계획을 개발하거나, 소프트 브랜드에 가입하려는 독립 호텔들과 함께 일한다.

폰사남에 따르면 소프트 브랜드에 가입하는 독립 호텔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한다.

"그들은 유니폼, 식당, 가구 등 여러 가지 면에서 그들 스스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소프트 브랜드에 가입하는 독립 호텔들은 일반적으로 모든 수입의 5 내지 10%를 소프트 브랜드에 지불한다. 그 대가로 마케팅의 도움을 받고, 큰 회사의 구매력이나 자산관리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독립 호텔이 소프트 브랜드에 가입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상당한 리노베이션이나 운영상의 변경이 필요한 경우 더 많은 비용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 나름대로 입지를 굳힌 독립 호텔들은 소프트 브랜드로 가입하라는 제안을 거절하기도 한다.

시애틀에 있는 110년 된 독립 호텔인 호텔 소렌토(Hotel Sorrento)를 남편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바바라 말론은 “독립 호텔의 성공의 열쇠는 "지역 공동체 일원으로서 호텔의 DNA에 충실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음악, 문학 행사를 제공하고 가족 단위로 호텔을 찾는 핵심 고객들에게 의료 서비스도 제공한다. 동시에, 몇 블록 떨어진 시애틀 컨벤션 센터 확장 같은 새로운 기회를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독립 호텔로 운영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고백했다.

"대형 브랜드들은 소프트 브랜드를 갖추며 다양한 가격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 고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지요. 게다가 우리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에어비앤비 가맹 가정집들과도 경쟁해야 합니다.”

남편과 함께 캘리포니아주 타호 호수(Lake Tahoe)에 있는 독립 호텔 세다 하우스 스포츠 호텔 (Cedar House Sports Hotel)을 운영하고 있는 패티 베어드는 호텔 웹사이트에 사진 찍기 좋은 경치, 현지 재료를 이용한 요리교실, 애완견 동반 여행일정 등 호텔의 뛰어난 입지적 조건들을 집중 조명했다. 최근에 지역의 맛집과 양조장을 둘러보는 코스는 방문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우리 마을과 정신에 대한 느낌을 고객들에게 그대로 전달해 주었지요.”

독립 호텔들은 익스피디어(Expedia)나 프라이스라인 그룹(Priceline Group) 같은 온라인 여행사와 제휴할 때도 대형 체인 호텔들보다 더 높은 수수료를 내야한다. 일반적으로 여행자가 온라인 여행사를 통해 호텔을 예약하는 경우, 독립 호텔들은 15-30%의 수수료를 지불한다. 그러나 메리엇과 같은 대기업들은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더 낮은 수수료를 적용 받는다. 그러나 독립 호텔들은 또한 대형 체인 호텔보다 온라인 여행사에 더 많이 의존한다.

극한 기후도 자본력이 취약한 독립 호텔들을 위협한다. STR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멕시코 만과 대서양 연안 지역의 독립 호텔 1000개가 문을 닫았다. 이 기간 동안 카트리나를 포함한 40개의 허리케인이 이 지역을 강타했다. 독립 호텔들은 eogudd 체인 호텔과 달리 피해를 입은 호텔을 재건할 자본이 없다.

STR에 따르면 대형 체인점들이 독립 호텔보다 더 빠른 속도로 새 호텔을 짓고 있다. 은행들이 대형 호텔 체인과 제휴한 호텔 건설 프로젝트에 자금을 대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독립 호텔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스테이시 리워즈(Stash Rewards)의 설립자인 제프리 로우는 독립 호텔들의 경쟁력 제고와 성공을 돕고 있다. 그는 특히 비즈니스 여행객들에게는 호텔을 선택할 때 여행 누적 포인트를 얻는 것이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는데, 자사의 제품이 독립 호텔들이 여행자의 관심을 끄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트립 어드바이저(Trip Advisor) 같은 리뷰 사이트는 독립 호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독립 숙박업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인디펜던트 로징 콩그레스(Independent Lodging Congress)를 조직한 호텔 부동산 투자자 스티븐 챈은 "익숙하지 않은 곳의 숙박 시설을 예약하려는 여행객들에게 리뷰와 사진을 열람하는 것은 그곳을 편안하게 느끼게 해 준다”고 말한다.

첸에 따르면, 지난 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렸던 인디펜던트 로징 콩그레스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은, 소프트 브랜드 호텔이 진정으로 독립적이고 독특한 호텔들이 진정한 고유의 방식으로 운영 유지되는 것을 더 방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