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오일뱅크 초저유황유 생산 공정. 사진=현대오일뱅크

[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현대오일뱅크가 세계 최초의 신기술을 적용한 초저유황선박유(VLSFO, Very Low Sulfur Fuel Oil) 생산공정을 개발하고, 국내 특허를 출원했다고 밝혔다. 제품의 본격적인 판매는 오는 11월부터 시작된다.

21일 현대오일뱅크에 따르면 초저황선박유는 황 함량 0.5% 미만인 친환경 선박연료를 말한다. 국제해사기구(IMO)는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2020년부터 전 세계 선박유의 황 함량을 0.5%로 제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에 현대오일뱅크는 강화된 IMO 기준에 대응하기 위해 고도화설비 일부에 새로운 기술을 접목, ‘VLSFO 생산공정’으로 변경했다.

VLSFO 생산공정은 혼합유분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아스팔텐 성분을 독자적인 용제처리 방법으로 완벽히 제거하는 방식이다. 아스팔텐은 필터, 배관 등의 막힘을 야기, 선박의 연비를 떨어뜨리고 심할 경우 연료의 정상주입 자체를 불가능하게 한다.

혼합유분의 안정성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현대오일뱅크는 다양한 유분을 폭넓게 배합해 초저유황선박유 수요 증가에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됐다.

최근 VLSFO는 기존 선박유보다 약 30%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IMO2020 이후 VLSFO 수요 증가에 따라 두 제품 간 가격 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관련 글로벌 리서치 ‘Energy Aspects’는 오는 2020년 전 세계 해상연료유 수요 300만B/D 중 VLSFO 점유율이 50%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고, 향후 200만B/D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지금 VLSFO가 배럴 당 80달러 내외인 점을 감안할 때 하루 1억6,000만 달러 시장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김철현 현대오일뱅크 중앙기술연구원장은 “선박 환경을 고려한 신기술로 고품질 초저유황선박유 시장을 발 빠르게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업계 역시 새로운 IMO 규제에 대비, 기존 벙커유를 추가 탈황할 수 있는 고도화설비를 신∙증설하고 황 함유 정도가 다른 여러 유분들을 배합해 물리적으로 황 함량 기준을 맞추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강화된 환경규제를 대비, 핵심 원천기술 개발을 지속 해왔다”며 “앞선 기술로 초저유황선박유에 대한 장기계약 물량을 이미 다량 확보하는 등 앞으로도 시장변화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