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탄생시킨 OTT 웨이브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첫 단추를 꿰었다. 지상파 오리지널 콘텐츠를 중심으로 당분간 내실을 다질 것으로 보였으나, 생각보다 글로벌 진출 시동을 이르게 거는 분위기다.

웨이브는 21일 동남아시아 7개국에서 모바일 스트리밍이 가능한 ‘웨이브고(wavve go)’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싱가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라오스, 태국 등 7개 국가에서 현지 테스트를 진행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한 결과물이다.

▲ 웨이브고가 출시된다. 출처=콘텐츠웨이브

유료이용자는 기존 사용중인 웨이브 앱을 해외에서 실행, 지상파방송 및 종편 콘텐츠를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다. 국내에서 설치한 스마트폰, 태블릿 앱에만 허용되며, PC 등 기타기기는 지원하지 않는다. 한번에 최대 7일 간 이용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웨이브의 글로벌 시장 전략은 이미 예고된 바 있다. 지난달 출범식 당시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는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글로벌 사업으로 압도적 경쟁력을 갖춰갈 것”이라면서 “국내 OTT산업 성장을 선도하고, 글로벌 시장에도 단계적으로 진출하는 등 콘텐츠 파트너들과 함께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웨이브고 출시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웨이브가 넷플릭스 등 글로벌 사업자에 대항해 국내 OTT 시장 방어전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장면에 시선이 집중된다.

웨이브의 글로벌 시장 진출 로드맵은 크게 세 개로 분류할 수 있다. 국내 가입자에 대한 해외 시청 지원을 바탕으로 현지 교민 대상 서비스, 나아가 해외 직접 진출로 구성된다. 이 지점에서 웨이브고 출시는 국내 가입자의 해외 시청 지원에 해당된다. 웨이브고의 빠른 출시로 추후 글로벌 시장 전략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다만 해외 시청 서비스와 현지 교민 대상 서비스, 특히 넷플릭스 등이 진행하고 있는 해외 직접 진출은 큰 차이가 있다. 해외 시청 서비스에서 현지 교민 대상 서비스로 넘어가는 기술적 장애물이 높은데다 해외 직접 진출까지 타진하려면 기술은 물론 브랜딩 가치까지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웨이브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조휘열 콘텐츠웨이브 플랫폼기술본부장은 “웨이브고는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에 앞서 유료이용자 대상 서비스 지역 범위를 확대하는 의미가 있다”면서 “이용자 호응도에 따라 콘텐츠와 대상 국가를 점차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