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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큐레이션] 후진기어 넣은 VCNC 타다...택시제국에 반역한 죄인?타다 베이직 증차 중단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쏘카 VCNC 타다가 후진기어를 넣었다. 1만대 증차 카드를 꺼낸 후 국토교통부 및 택시업계의 맹공에 직면해 '1만대 증차에는 베이직을 포함해 프리미엄 등 모든 서비스 차량이 포함됐다'는 추가적인 입장문도 발표했으나 논란이 잦아들지 않자 결국 베이직 증차 중단, 택시와 협력하는 프리미엄의 확대로 가닥을 잡는 분위기다.

국내 모빌리티 업계에서 택시와 협력하지 않는 사업자가 어떻게 되는지 여실히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 박재욱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총선을 앞 둔 '무자비한' 택시제국
국내 모빌리티 업계가 카풀 분쟁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후, 현재 시장은 카카오 모빌리티 등 주요 모빌리티 사업자가 택시업계와 만나 협력하는 것을 넘어 아예 결합하는 형태의 로드맵이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쏘카 VCNC는 다르다. 타다 프리미엄처럼 택시업계와 협력하는 모델이 있으나 주력은 혁신형 플랫폼 택시인 타다 베이직에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 우버를 한 차례 무찌른 승리의 DNA를 간직했으며, 카카오 모빌리티의 전전긍긍을 보며 생존권 보장이라는 프레임이 유효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 택시업계가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이들은 당장 '타다 아웃'을 외치며 전방위적 압박에 나서고 있다. 국내 모빌리티 혁명이 '모빌리티 업계의 택시업계 돕기'로 정리된 상태에서, 타다를 운영하는 VCNC는 택시제국에 반역한 죄인일 뿐이다.

VCNC는 7일 서비스 1주년을 맞아 연 기자회견에서 승부수를 던진다. 박재욱 VCNC 대표는 "이동의 기본이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더 정직하고 더 편안하며, 더 안전하게 이동의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면서 "타다 서비스를 확장해달라는 목소리가 요청지역 기준 1000곳, 요청건수는 3만여 건이다. 적극적인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만들었고, 앞으로는 활발하게 나설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까지 차량을 1만대 증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문제는 이러한 목표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현장에서는 자본력에 대한 의문이 고개를 들었다. 쏘카가 의미있는 투자유치를 끌어내며 자본력을 한층 강화하기는 했으나, 현실적으로 1만대 차량 증차는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VCNC는 1400대의 차량을 운행하고 있으며, 박 대표의 호언대로 1만대를 운영하려면 무려 3000억원 수준의 자금이 필요하다.

더 심각한 것은 국토부의 불편한 심기와 택시업계의 반발이다. 국토부는 플랫폼 택시 로드맵을 가동하며 택시감차에 기반을 둔 모빌리티 업체의 증차를 끌어낼 방침이다. 이런 상황에서 VCNC가 1만대 증차 카드를 꺼내자 국토부는 펄쩍 뛰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심지어 법령을 바꿔 VCNC의 타다 베이직이 가진 법적 근거를 박탈하겠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타다 베이직이 법령의 모호한 지점을 활용해 운행한다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아예 여지를 주지 않겠다는 엄포다.

택시업계는 집단행동에 나서며 무력시위를 이어가는 중이다.

결국 VCNC는 8일 별도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1만대 증가 로드맵을 두고 "여기에는 택시와 협력해 진행하는 타타 프리미엄, 장애인과 고령자의 이동약자를 지원하는 타다 어시스트, 지역별 상황에 맞는 가맹 택시 등이 포함돼 있다"면서 "지금까지 VCNC는 현행 법령에 따라 서비스를 진행해 왔으며 앞으로 바뀌게될 법과 제도를 준수하며 사업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16일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아예 타다 베이직 증차를 중단하고, 타다 프리미엄 확대를 선언했다.

   
▲ VCNC 타다 서비스가 공개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관전 포인트
16일 나온 타다 베이직 증차 중단은 8일 입장문의 연장선에 있다. 8일 입장문에 따르면 VCNC는 베이직을 포함해 모든 서비스를 합쳐 1만대의 증차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16일 입장문은 베이직을 증차 대상에서 걷어냈다. VCNC는 국토부의 플랫폼 택시와 관련된 법안 상정을 앞두고 이에 집중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단행한다는 설명이다.

관전 포인트가 여러 개 있다.

먼저 베이직 증차 중단, 혹은 유보의 표현이다. VCNC는 16일 입장문에서 베이직 증차에 대해 중단과 유보라는 표현을 혼용했다. 김호정 VCNC 타다 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은 "현재 타다 베이직 증차를 중단한다는 개념"이라면서 "연내 법안 상정 과정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방침에 따라 합법적으로 비즈니스를 진행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다양한 로드맵을 전개할 수 있으나 지금은 잠정적으로 베이직 증차를 중단한다는 뜻이다.

사태가 여기까지 온 동력인 택시업계의 반발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최근 택시업계는 쏘카 투자사인 SK그룹 사옥으로 가 시위를 벌이는 한편 정부 여당, 쏘카 사무실 등 많은 지역에서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카카오 모빌리티를 매개로 다양한 모빌리티 사업자들을 우군으로 맞이했으나 VCNC 타다가 존재하는한 언제든 생존권이 위협당할 것이라는 공포가 만연하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표 관리에 나서야 하는 정부 여당을 압박하며 그 어느 때보다 막강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스타트업 및 ICT 업계에서도 VCNC '비토' 정서가 나오기도 한다. VCNC의 약점인 낮은 기술 진입장벽, 처음보다 퇴색된 서비스에 불만을 가지는 목소리가 감지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모빌리티 업계서도 VCNC가 최소한의 협상도 인정하지 않으며, 최소한 '판'을 깔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한편 VCNC가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러한 비토정서가 나오며 택시업계의 행보에도 힘이 실리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VCNC의 16일 '카드'에도 재미있는 점이 많다. '현재 2800cc 이상 세단 차량으로 운영중인 타다 프리미엄을 승합차(카니발)와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는 대목이다.

현재 카카오 모빌리티와 택시의 만남으로 탄생하는 벤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국내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11인승 승합차가 최고의 가치'라는 묘한 믿음이 강하게 뿌리내려 있다. 실제로 택시업계와 협력하는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택시업계와 이야기를 나누며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11인승 승합차"라면서 "기술 알고리즘, 플랫폼 운용, 드라이버의 서비스보다 11인승 승합차가 승객의 마음을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가치라는 생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VCNC 타다의 인기 비결 최고공신이 11인승 승합차라는 주장도 나오는 상황이다. 전체 모빌리티 전략을 플랫폼 생태계로 확장해 고려하면 지극히 편협한 생각이지만, 당장의 현상을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VCNC가 타다 프리미엄을 승합차까지 확대하면 흥미로운 전략이 가능해진다. 승객 입장에서 타다 프리미엄을 호출했을 때 베이직과 비슷한 11인승 승합차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베이직과 프리미엄은 엄연히 다른 서비스지만, 승객 입장에서는 드라이버가 민간인이냐 택시기사냐만 다를 뿐 11인승 승합차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것은 동일하다. 결국 VCNC는 베이직 증차를 중단하고 프리미엄을 확대하며 11인승 승합차 전략을 그대로 유지, 혹은 키워갈 포석을 쌓았다.

VCNC가 16일 입장문에 별도로 드라이버의 권리를 논한 장면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입장문에는 "타다는 드라이버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고용과 서비스 방식에 대한 개편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현재 타다 드라이버들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프리랜서와 파견 근로자 2가지 형태로 근무중이며 도중에도 형태를 변경할 수 있다. 현재 노동계에서는 플랫폼 서비스 종사들의 권리 보호와 자유로운 시간 선택 사이에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타다는 디지털 플랫폼 노동이 더 나은 일자리가 될 수 있도록 사회 전반과 협력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물론 해당 입장문은 최근 검찰 조사가 시작된 직고용 논란을 의식한 포석이다. 그러나 VCNC가 당분간 베이직 증차를 멈추고 프리미엄 확대를 나서며 11인승 승합차를 적용할 수 있다면, 후자의 경우 택시기사가 고용되고 긱 이코노미의 기존 드라이버들은 입지가 좁아진다.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 VCNC 타다 서비스가 공개되고 있다. 출처=VCNC

택시와 꼭 같이해야 하나요?
VCNC를 두고 벌어지는 다양한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는 가운데, 국내 모빌리티 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현재 국토부 플랫폼 택시안은 그 자체로 고무적인 결단이다. 최소한 모빌리티에 대한 판은 깔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양성 측면에서 아쉽다는 말이 나온다. 특히 VCNC가 속한 혁신형 플랫폼 택시는 사실상 비즈니스 자체가 어렵게 설계됐다는 비판이다. 택시업계와 협력한 모델도 나오고, 그렇지 않은 모델도 나와야 생태계 다양성을 키울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후자의 경우 지금은 VCNC가 속하지만, 그 수혜를 꼭 VCNC가 받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최소한의 등판 기회는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러 논란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VCNC는 일단 택시와의 접점을 넓히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심지어 타다 베이직의 요금을 조정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중형택시와 가격으로 경쟁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고육책도 밝혔다. VCNC 타다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손발이 묶이자, VCNC 마저 택시와 협력하는 쪽으로 선회한다는 뜻이다. 물론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했으나 본질은 하나. 택시업계와의 협업이다.

혁신으로 가는 길목에서 구사업 종사자들과 함께하는 상생을 추구하는 것은 옳다. 다만 구사업 종사자들이 혁신으로 가는 길목을 막고 자기에게 통행료를 내지 않으면 길을 가지 못하게 한다면, 당연히 충돌이 생긴다. 이건 상생의 문제를 떠나 상식의 문제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10.16  11:5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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