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통일주권 발행기업과 통일주권 미발행기업(비통일주권)을 아우르는 비상장 주식 통합 거래 지원 플랫폼이 출범한다는 소식입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로 잘 알려진 두나무와 삼성증권, 그리고 빅데이터 전문기업인 딥서치가 만났습니다. 이들이 가려는 길과, 또 비장의 무기는 무엇일까요?

 

'어려운 길' 비상장 기업 주식거래
상장기업의 주식을 거래하는 방법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공개되어 있는 자료도 많은데다 다양한 영역을 외부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공개된 자료만 가지고 해당 상장기업의 모든 것을 알 수 없지만, 최소한의 여지는 충분합니다.

비상장 기업 주식거래는 사정이 다릅니다. 당장 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기업 가치 설정이 어려워 쉽게 투자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검증되지 않은 비상장 기업의 주식은 허위매물, 과도한 유통마진 등 부작용을 일으키는 한편 심지어 먹튀(결제 후 이를 불이행 하는 등)의 위험성도 있습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일 수 있으나 최악의 경우 '하이 리스크 로우 리턴'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리스크를 이유로 비상장 기업 주식거래를 무조건 포기하는 것은 쉽게 말해 '너무 안타까운 일'입니다. 비상장 기업 주식거래가 투자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익 창출에 나설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고, 무엇보다 국내 스타트업 업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상장기업 주식거래에도 통용되기 어려운 '100% 리스크 보장' 가능성을 걷어내고, 냉정하게 폭 넓은 기업 정보만 확보할 수 있다면 비상장 주식거래는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는 결론입니다.

제도권에서도 이에 착안해 최근 비상장 기업 주식거래를 위한 플랫폼을 출범시킨 바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제도권 비상장주식 시장 K-OTC와 한국거래소의 KSM이 대표적입니다. 코스콤도 있습니다. 코스콤은 최근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KEB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대전테크노파크 아미쿠스렉스와 협력해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주주명부를 클라우드 등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서비스인 비 마이 유니콘을 내달 출시하기로 높은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 증권사들이 비상장 기업 주식거래 플랫폼을 시도하는 중입니다. 다만 이미 나온 비상장 기업 주식거래 플랫폼은 일정수준의 생태계를 창출하는 것에는 실패했다는 말이 나옵니다.

여기에서 삼성증권과 두나무, 딥서치의 행보가 눈길을 끕니다. 이들은 14일 정보 비대칭성 해소 거래 안정성 확보 높은 유통 마진 해소 를 통한 투명하고 안전한 비상장 주식 거래 기반 마련에 뜻을 모아 비상장 기업들의 주식 매물 정보 확인과 거래가 모두 가능한 원스톱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선보인다고 발표했습니다.

두나무와 딥서치가 검증한 재무상태, 기업가치, 신용분석, 사업성 평가, 경쟁사 비교 분석, 최근 주요 이슈 등의 프리미엄 기업 정보와 삼성증권이 인증한 매물 정보가 기반이 되어 삼성증권 플랫폼이 가동되는 그림입니다. 거래가 합의되면 매수인이 삼성증권 에스크로 계좌를 통해 대금을 결제하면 삼성증권이 예탁해 둔 주식을 매수인에게 입고하는 식입니다.

매수인은 정보의 신뢰성이나 불확실한 거래 인프라에 대한 위험 부담을 덜고 유망한 비상장 기업 주식을 확보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거래의 효율성이 극대화되는 한편,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투자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입니다.

▲ 증권플러스 비상장이 소개되고 있다. 출처=두나무

어떻게 가능했나
비상장 기업 주식거래에 대한 호불호가 여전한 가운데 삼성증권 및 두나무, 딥서치의 행보는 그 자체로 고무적입니다. 물론 지금까지의 시도가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냉정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말도 나옵니다. 그러나 최소한 세 기업의 삼각동맹으로 투자자들은 물론 기존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스타트업, 즉 비상장 기업 주식 거래의 투명성과 안정선을 잡았다는 이정표를 세우는 한편 데이터의 힘을 또 한 번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딥서치의 존재감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삼성증권은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통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두나무는 암호화폐부터 이미 운용하는 증권거래는 물론 비상장 기업 주식거래로 상당한 외형을 확장했습니다. 그렇다면 딥서치는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바로 데이터의 힘입니다. 딥서치는 국내 최고 수준의 빅데이터 전문기업이며, 이미 높은 수준의 데이터 확보 및 운용 노하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증권플러스 비상장 로드맵에서 빠질 수 없는 장점입니다. 플랫폼 생태계가 아무리 넓고 투명하다고 해도 정보, 즉 데이터를 가진 딥서치가 존재하지 않으면 전체 로드맵이 성립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결국 우리가 오랫동안 원했으나 선뜻 성공시키지 못했던 플랫폼을,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을 현실로 끌어올 수 있는 결정적 요인은 딥서치의 빅데이터가 쥐고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결국 데이터는 세상을 바꾸고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는 법입니다. 삼성증권과 두나무의 행보도 중요하지만, 데이터의 키를 쥐고있는 딥 서치의 존재감에도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