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통신업계의 실적 전망에 의견이 분분하다. 5G 가입자 증가에 따른 ARPU(가입자당평균매출) 상승 등 ‘5G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는 가운데 9월 들어 이익 개선의 걸림돌로 지적됐던 마케팅 비용이 안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1인당 마케팅 비용이 줄어드는 대신 가입자 규모가 확대되면서 전체 비용은 증가할 거란 지적도 있어 관심이 주목된다.

10일 SK증권은 “5G 가입자 순증으로 인한 ARPU 상승과 마케팅 비용 안정화로 3사 모두 3분기 영업이익 개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SK증권이 예상한 통신 3사의 영업이익은 SK텔레콤 3294억원, KT 3196억원, LG유플러스 1681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각각 2.0%, 10.9%, 13.1% 증가한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SK텔레콤(8.3% 상승)을 제외한 KT(-13.5%), LG유플러스(-26.3%)의 영업익이 감소할 것으로 봤다.

▲ 통신 3사의 ARPU 추이와 전망. 출처=각 사, 신한금융투자

5G 가입자 확대 '뚜렷'…ARPU 상승세 본격화되나

지난 4월 상용화된 5G 서비스는 커버리지 확대로 인한 설비투자, 마케팅 비용 부담으로 통신3사의 실적 개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2개월간 5G 가입자 규모가 대폭 순증하면서 3사 모두 ARPU가 반등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과학기술통신부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8월 5G 가입자의 순증 규모는 88만명에 달했다. 신규 5G 스마트폰 출시 효과 덕이라는 분석이다. 3사 중 SK텔레콤은 지난 두 달 연속 점유율이 상승했지만 KT와 LGU+는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이날 신한금융투자도 “5G 가입자 증가에 따른 ARPU 성장으로 3분기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ARPU의 분기 반등이 시작된 가운데 연간 성장도 4분기부터 가시화 될 거란 예상이다. 신한금융투자는 3분기 SK텔레콤의 영업이익 3351억원, KT 2870억원, LG유플러스 1664억원으로 예상했다.

다만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에 부합하겠지만 KT는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본사가 단말 유통을 하는 KT와 LG유플러스는 휴대폰을 직접 매입(상품구입비)했다가 매출(상품수익)하기 때문에 관련된 유통마진을 일종의 보조금 형태로 사용할 수 있는데 5G폰 출시 이후 보조금이 급증했기 때문에 관련 비용의 지출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KT의 경우, 3분기에 300억원 규모의 방송발전기금 비용이 반영되는 가운데 지난 2분기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단말기 보조금 관련 부가세 환급금(850억원)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KT는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고시에 따라 매년 3분기에 인터넷TV(IPTV)·위성방송 매출의 1.5%를 발송발전기금으로 출연해야 한다.

▲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5G 스마트폰 공시지원금 변동. 출처=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갤럭시S10 5G 256GB 모델 기준)

공시지원금 줄었지만 가입자 전체 규모 커져…마케팅 비용 되려 늘 수도

3사 모두의 부담요인으로 지적된 마케팅 비용의 경우 5G 상용 초반과 비교해 공시지원금 등 금전적인 혜택을 줄이는 추세로 부담이 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을정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5G 출시 초기의 마케팅은 높은 수준의 공시지원금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 이용자를 끌어오는 방식이었다면 현재는 금전적인 인센티브보다는 5G 콘텐츠 등 서비스를 강조하는 측면으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예정된 신규 5G 스마트폰 출시에 따라 가입자 유치 경쟁은 계속되겠지만 지원금의 절대적인 규모는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5G 가입자 증가에 따라 전체 마케팅 비용은 오히려 늘어날 거란 지적도 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5G 마케팅비는 1인당 기준으로는 2분기 보다는 낮아지겠지만 가입자 전체 숫자가 증가하면서 전체 비용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계기준 변화로 인한 회계상 비용 부담 감소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시에 반영하던 비용이 자산화 후 상각 처리하면서 회계상 비용 부담은 경감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대신 누적개념으로 실제 비용을 적게 사용하더라도 비용 감소분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 “회계상 마케팅비용은 추가와 소멸의 증분에 좌우되는데 최근 몇 년 지원금 대신 약정할인을 선택한 가입자가 많아 소멸분보다는 증액분이 더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