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동원F&B의 자회사인 동원홈푸드가 소스 신공장을 완공하고 오는 11월 본격 가동화에 돌입한다고 공식화했다. 이는 최근 고속 성장하고 있는 HMR(가정간편식)제품과 함께 소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소스 사업의 경우 고도화의 설비 투자가 필요한 대신 식품 산업 가운데 이익 구조가 높은 분야로 이는 하반기 이익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 소스류 생산현황. 출처=식약처

6일 식약처의 ‘2018 식품산업 생산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스류(조미식품)’ 산업은 약 2.5조원 규모로 2013년 2조 1356억원 대비 16.9% 증가했다. 소스류 시장은 식품산업 부문 가운데 5위에 해당하는 큰 시장이다. 축산물 시장을 제외하면 즉석식품 시장 다음의 규모로 우유시장보다 큰 셈이다.

국내 소스류 시장은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라 소용량 또는 1인분 간편 소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다양한 식문화를 경험한 소비자들의 요구수준이 높아지며 서양식 소스가 고급화되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국내 B2C 조미식품 시장 1위 업체는 지난해 생산액이 5742억원의 오뚜기로 대상, CJ제일제당, 동원홈푸드가 그 뒤를 쫓고 있다.

▲ 동원홈푸드 충주 신공장 전경. 출처=동원F&B

특히 국내 소스류 시장은 B2C보다 B2B 시장이 더 크다. B2B 소스류는 가공식품이나 외식 프랜차이즈 식품 제조 등에 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또한 B2B 시장을 공략하면서 마케팅 강화와 함께 해외 수출 시도도 가능해진다. 국내 외식산업 규모는 지난 10년간 약 2배로 커지면서 HMR 시장도 계속해서 큰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스류 시장도 고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소스 시장이 커지는 기미를 보이자 동원홈푸드는 기존 아산공장에 이어 이번 충주 신공장 오픈을 계기로 B2B 소스 시장 1위 기업으로 굳히기 작전에 나섰다. 동원그룹은 지난 2007년 조미식품을 제조, 판매하는 삼조쎌텍을 인수해 지난 2014년 동원홈푸드에 흡수합병했다. 프랜차이즈 식당이나 외식업체, 급식전문회사, 종합식품회사 등으로 소스, 드레싱, 시즈닝 등을 공급하는 B2B 소스 사업과 B2B 식자재 유통 사업을 진행해왔다.

▲ 박스포장된 제품이 로봇을 통해 자동으로 파렛트에 적재 후 랩핑되는 공정. 출처=동원F&B

충주 소스 신공장은 동원이 700억원을 투자해 만든 공장으로, 약 3만개 이상의 다양한 레시피의 소스류를 첨단 자동화 설비를 이용한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다. 국내 조미식품 제조시설로는 가장 고도화된 형태의 스마트팩토리로, 특히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원자재 보관 및 입·출고, 제품 포장 등 전공정에서 실시간 자동 제어와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자동화시스템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원자재 소요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필요한 원자재를 제조시설로 자동 입고시켜 생산 속도를 끌어올린다. 포장단계에서도 완전 자동화를 구현해 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제조·관리할 수 있다. 또한 동종업계 타사의 공장과 대비해 생산성이 2배 이상 높다는 회사 측의 설명이다.

▲ 제품별 기준에 맞춰 자동으로 멸균처리가 진행 되는 공정. 출처=동원F&B

동원홈푸드는 추후 충주 신공장 내 약 1000평의 공간을 활용해 다양한 HMR 제품 생산이 가능한 시설도 추가적으로 만들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약 1만 5000평에 이르는 대지 여유면적을 활용해 향후 중장기적으로 추가 설비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공장의 가동으로 동원홈푸드의 소스 부문 매출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동원홈푸드는 삼조셀텍 인수 이후 축산물 온라인 유통(금천미트), 더블유푸드마켓 등을 잇따라 흡수합병하며 매년 두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을 해왔다. 그 중에서도 자사의 연매출 1900억원 규모인 소스류 부문 매출은 오는 2023년까지 3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 지정된 제조탱크에서 안전하게 살균처리되는 공정. 출처=동원F&B

특히 경쟁력 있는 신생 외식 프랜차이즈 발굴과 협력강화와 자체 B2C 소스 브랜드 개발, 원료경쟁력 및 제품력 강화 등을 통해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또한 충주 신공장 내에도 연구소를 만들고 인력을 투입해 조미식품 R&D역량을 보다 강화할 예정이다.

신영수 동원홈푸드 대표이사는 “수만 가지 레시피로 어머니의 손맛을 대신해줄 수 있는 소스류를 국내 최고 첨단기술의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생산할 수 있게 됐다”면서 “고객이 원하시는 다양한 맛을 가장 정확하고 맛있게 담아내는 회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 동원홈푸드 조미식품사업 연매출 추이. 출처=동원F&B

현재 B2C에 집중하고 있는 오뚜기도 B2B 시장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꾸준히 수요가 느는 외식업체 뿐 아니라 HMR시장이 늘어 조미식품 B2B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B2B 소스의 경우는 고도의 설비투자가 필요한 산업이어서 진입장벽이 존재한다. 또한 식품산업 부문 중 이익 구조가 높은 분야로 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면 이익에 긍정적인 전망이 예상된다. 동원홈푸드의 공장은 내달 내 가동되면 이르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매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대부분 식자재 산업은 원재료의 가공비용이 높아 마진이 낮지만 B2B소스는 설비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이어서 원가 구조가 좋아 마진이 높다”면서 “B2B소스와 온라인 HMR의 영역확대는 장기 성장 가능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