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올해 국정감사에서 지상파UHD와 관련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700MHz 대역 주파수를 두고 벌어지는 논쟁의 연장선이다. 지상파 방송3사가 UHD 방송 활성화를 이유로 700MHz 대역 주파수를 가져갔으나, 올해 상반기 기준 지상파3사 UHD 방송 의무 편성 비율이 기준에 미달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변재일 의원은 2일 국감에서 “지상파 방송사업자들이 UHD 방송을 위해 황금 주파수라고 일컫는 700Mhz 대역을 무료로 할당받았으나 정작 UHD 편성, 투자실적은 저조하다"면서 "지상파 직접수신 가구 비율이 4%대에 불과한 상황에서 지상파UHD 채널이 유료방송에 재송신도 되지 않아 실제 지상파 UHD를 시청하는 국민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의 700MHz 대역 주파수의 행보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 UHD 개념. 출처-변재일 의원실

해당 주파수는 소위 황금 주파수로 불릴정도로 성능이 좋으며, 지금까지 지상파 방송이 아날로그 방송으로 활용해왔다. 무료 보편적 미디어 플랫폼의 가치에 충실하게 따르기 위함이다. 그런데 2012년 12월 31일 전국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 종료 및 디지털 전환 후 700MHz 대역 주파수는 반환되었다. 디지털 방송은 700MHz 대역 주파수를 활용하지 않아도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지상파는 해당 주파수를 UHD 방송에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제는 700MHz 대역 주파수의 할당 영역에서 불거졌다. 만약 지상파가 700MHz 대역 주파수의 108MHz 폭을 온전히 가져갔다면 지상파UHD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전개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최시중 위원장 시절 방통위는 해당 주파수는 통신용 주파수로 규정했고, 뒤를 이어 미래창조과학부는 모바일 광개토 플랜을 2.0까지 전개하며 이를 공고히했기 때문이다. 물론 해당 주파수를 쪼개어 방송과 통신에 각각 할당하는 방식을 추구했으나 상하위 대역 20MHz 폭을 통신에 나눠 실제 지상파의 활용분을 축소한 점은 희대의 꼼수전략으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국가안정망 주파수도 700MHz 대역 주파수에 들어왔다. 황금 주파수가 누더기가 되어버린 셈. 실제로 해당 주파수를 보면 698MHz 폭부터 803MHz 폭 중 방송용 2개 채널에 698MHz폭에서 710MHz폭, 이후 710MHz폭에서 718MHz폭까지 보호대역, 그리고 국가재난망이 718MHz폭에서 728MHz폭이다. 이후 경매에 나온 통신용 728MHz폭에서 748MHz폭이 있고, 다시 보호대역 748MHz폭, 753MHz폭이 나온다. 이후 방송용 채널 2개로 753MHz폭에서 771MHz폭, 이후 보호대역 771MHz폭에서 773MHz폭, 다시 국가재난망 773MHz폭에서 783MHz폭이 등장하고 마지막으로 통신용 783MHz폭에서 803MHz폭이 나온다.

정리하자면 방송용이 2개, 국가재난망이 2개, 통신용이 2개며 각각의 보호대역은 3개다. 누더기 수준을 넘어 넝마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 결과 통신용 활용도 불투명해지는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주파수 경매에서 통신3사는 700MHz 대역 주파수를 유찰시켰기 때문이다. 지상파와 700MHz 대역 주파수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던 통신사들도 막상 누더기가 되어버린 해당 주파수의 활용도를 찾지 못해 이를 유찰시키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지상파UHD 전략은 지지부진했으며, 결국 2017년 2월 지상파UHD 본방송은 수 차례 연기되기도 했다. 이후 간신히 정상궤도에 올라왔으나 여전히 존재감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 연도별 지상파 방송사(KBS1TV‧2TV, MBC, SBS) UHD 방송 편성 현황. 출처=뱐재일 의원실

다만 현재의 지상파UHD 편성 비율이 낮은 것은 주파수의 문제가 아니라, 지상파의 고질적인 경영날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변 의원은 "올해 6월까지 지상파 3사의 UHD 프로그램 편성비율은 KBS1TV가 13.7%, KBS2TV가 11.4%, MBC가 10.5%, SBS가 12.7%에 불과하다"면서 "지상파방송사들이 의무편성비율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방송광고시장 위축으로 인한 경영난으로 재정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파수와 관련된 지상파UHD의 태생적 한계가 뚜렷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진지한 논의 및 유연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변 의원은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8K UHD 실험방송을 실시할 예정이고 글로벌 TV시장을 좌우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8K TV 경쟁에 돌입한 상황”이라며 “12월 수도권 지상파 UHD 재허가를 앞둔 만큼 지금까지의 우리나라 지상파 UHD 추진 정책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