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기능식품 전문 기업 종근당건강의 고성장세가 주목된다. 사진=이코노믹리뷰 황진중 기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건강기능식품이 선택 소비재에서 필수 소비재로 전환되고 있는 가운데 상반기 기준 유산균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83.9% 성장한 종근당건강이 주목된다. 

한국 건기식 시장은 일본과 비교가 가능하다. 일본은 1994년 고령사회에 진입한 후 고령화율 증가에 따라 건기식 시장이 본격 성장세를 나타냈다. 한국은 2017년 고령사회가 됐다. 일본과 유사한 인구구조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 건기식 시장도 일본처럼 고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건기식, 선택 소비재서 필수 소비재로 변신 중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어가는 경제 수준에서 고령화율의 증가는 건강에 대한 관심을 높여 건기식에 대한 구매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한국내 5000가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2017년 기준 건기식 구매 연령대는 40대 이상이 31.6%, 가구당 2인 이상이 40.7%를 차지했다. 한 가구당 건기식 평균 구매액은 2015년 26만 6000원에서 2017년 29만 6000원으로 11.3% 늘어났다. 100가구 당 건기식 구매 경험률은 같은 기간 58.7%에서 67.9%로 9.2%포인트 증가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2018년 조사한 결과를 보면 가구원수, 연령, 소득에 상관없이 89.3%가 건기식 등을 복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구조적인 변화에 따라 건기식은 필수소비재로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한국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단위 조원). 출처=업계

건기식 시장 성장은 필연적으로 보인다. 한국 건기식 시장은 인구 고령화, 1인당 소득증가, 건기식 산업 규제 완화 등에 따라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한국 건기식 시장 규모는 2013년 1조 8000억원에서 2017년 2조 7000억원으로 연평균 10.8% 고성장했다. 올해에는 3조원을 웃돌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가격 기준으로는 2018년 기준 약 4조 3000억원 규모다. 한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건기식 산업 비중은 2010년 0.08%에서 2017년 0.13%로 확대됐다. 제조업 GDP 내 비중은 0.3%에서 0.47%로 늘어났다.

▲ 국내총생산(GDP) 대비 건기식 사업 비중(단위 %). 출처=업계

글로벌 선진국과 비교할 시 한국 건기식 시장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다고 볼 수 있다. 미국과 일본, 유럽의 전체 GDP 대비 건기식 시장 비중은 각각 0.21%, 0.25%, 0.15%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건기식 시장에 있는 강한 규제가 완화되고 있다. 고령화율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가파르다”면서 “사회구조적인 변화에 따라 의료비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건기식 시장 규제 완화는 사전에 질병을 예방해 의료비 부담이 줄이도록 하는 셀프 메디케이션도 촉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약사, 노하우 기반 건기식 시장 침투

한국 건기식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제약사는 의약품 연구개발(R&D) 등에서 경험한 노하우를 토대로 건기식 제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종근당건강 락토핏, 유한양행 뉴오리진, 광동제약 진삼정, 일동제약 마이니, 휴온스 이너셋 등 제약사가 시장에 선보인 건기식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종근당건강은 지난 2016년에 출시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2017년 리뉴얼해 락토핏 브랜드를 런칭했다. 종근당건강은 2018년 이후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해 유산균 제품 외에도 오메가3와 비타민‧칼슘, 홍삼 건기식 등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유한양행은 2018년 3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뉴오리진을 선보이면서 건기식 판매를 강화했다. 홍삼, 오메가3, 프로바이오틱스, 루테인, 녹용 등 건기식에 더해 화장품과 욕실용품 등도 취급하고 있다. 뉴오리진 이름을 내건 컨셉 스토어도 올해 7월을 기준으로 25개 지점에서 운영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센텔리안24를 마시는 콜라겐 제품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휴온스는 휴온스내츄럴, 바이오토피아, 휴온스네이처 등을 인수하면서 건기식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종근당건강, 유산균 매출 683.9% 증가

종근당홀딩스가 5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종근당건강은 올해 상반기 유산균 매출에서 92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83.9% 성장한 규모다. 종근당건강은 지난해 매출 1824억원, 영업이익 261억원을 기록했다.

▲ 종근당건강 2018년 및 2019년 상반기 실적(단위 억원). 출처=종근당홀딩스

종근당건강의 유산균 부문 매출이 급성장한 이유로는 가격경쟁력과 마케팅력이 꼽힌다. 주요 유통 채널은 코스트코와 같은 대형 마트, TV홈쇼핑, 온라인 및 일반도매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종근당건강은 락토핏으로 한국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면서 “최근엔 성장률이 둔화된 걸로 알고 있지만 프로바이오틱스하면 종근당건강이 먼저 떠오르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종근당건강은 홈쇼핑매출 의존도가 높다는 평이지만 최근 건기식 대리점, 헬스벨스토리 등을 운영하고 전화권유판매기업 텔라이프를 설립, 올해 1월부터 텔레마케팅 영업에도 진출하는 등 유통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프리미엄 다이어트 브랜드 올컷다이어트는 롯데면세점에 입점했다. 향후에도 백화점 입점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종근당건강의 주력 제품 '락토핏' 모습. 출처=종근당건강

종근당건강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7% 증가한 311억원이다. 매출원가율이 대폭 하락하면서 영업이익률은 18.9%로 개선됐다. 종근당건강은 올해 신제품 출시, 기존 제품 마케팅 강화, 마케팅 채널 다양화 등으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80.9% 증가한 3300억원, 영업이익은 136.3% 늘어난 617억원으로 전망된다”면서 “종근당건강의 기업가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지주사인 종근당홀딩스의 기업가치 증가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