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러브 유유> 유승필 지음, 학고재 펴냄.

한국 기업의 평균수명은 27.3년으로 알려져 있다. 유유제약은 올해로 78년이 되었다. 장수기업 유유제약에는 3대에 걸친 ‘개척자 DNA’가 있다. 유유제약 유승필 회장회장은 열일곱에 홀로 미국 유학길에 올라 교수가 되었다. 그때 ‘회사가 어렵다’는 편지를 받고 미련없이 모든 것을 버리고 귀국하여 30년간 가업을 잇고 있다.

유 회장의 미션은 유유제약의 생존과 발전이다. 외형보다는 ‘작지만 빛나는 다이아몬드’ 같은 기업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책에는 유 회장의 개인사와 가족사, 교수가 꿈이었지만 운명처럼 가업을 받아들인 이야기가 진솔하게 담겨 있다.

책에는 큰아버지(유일한 박사)의 도움으로 미국 유학길에 나서 16개월 만에 재정학 석사를 딴 그만의 공부법과 안양공장을 짓다가 우연히 발굴한 중초사지 당간 지주(보물 4호) 이야기, 지금은 김중업건축박물관이 된 안양공장을 안양시에 판 사연과 16년간 주말마다 부친에게 따로 경영 수업을 받은 이야기 등이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펼쳐진다.

유유제약은 유승필 회장의 선친 유특한 선대회장(유한양행 설립자 유일한 박사의 친동생)이 ‘가난과 질병으로부터 고통당하는 국민을 위해 좋은 약을 개발해 건강을 증진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일념으로 세운 회사다.

유유제약은 한국전쟁 이후 늘어난 결핵 환자를 위한 ‘유파스짓’을 시작으로, 비타민제의 원조 ‘유비타’, 시지 않고 맛있는 비타민 ‘유판씨’, 종합 영양제 ‘비나폴로’, 골다공증 치료제 ‘맥스마빌’ 등 국민의 사랑을 받는 의약품을 만들어 왔다. ‘달콤한 옷을 입힌 알약(Sugar-coated tablet)’인 당의정을 1953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곳도 바로 유유제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