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사물인터넷과 결합한 신제품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 출처=삼성전자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 30대 직장인 A씨가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자 AI 스피커가 반긴다. AI 스피커에 조명을 켜달라고 하자 집 안의 모든 조명이 켜졌다. TV 채널을 묻자 그가 좋아하는 스포츠채널이 방영된다. 미지근한 맥주를 냉장고에 넣고 차갑게 해달라는 주문을 넣자 이내 시원한 맥주로 변한다. 그는 TV 앞에서 시원한 맥주와 함께 하루의 스트레스를 날리고 있다.

# 대학생 B씨는 기숙사에서 근교에서 스마트워치를 착용하고 조깅을 주로 즐긴다. 2시간 가량 지난 후 스마트워치에서 오늘 목표랑을 채웠다고 알림이 온다. 그는 땀에 젖은 채 기숙사로 들어왔다. 공용 샤워실과 세탁기 사용을 위해 스마트폰으로 확인하니 3번 샤워실과 5번 세탁실을 가리킨다. 갈아입을 옷을 챙긴 그는 이내 세탁실, 샤워실로 향한다.

사물인터넷(IoT)은 우리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현재 당연한 기능이라고 생각되는 스마트폰 NFC(근거리무선통신) 기능도 사물인터넷에 포함된다. 스마트폰 NFC를 통해 교통카드 태그부터 각종 결제까지 편리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한 사물인터넷은 5G(5세대이동통신), AI(인공지능) 등 ICT 기술의 발달과 맞물려 더욱 성장하고 있다. 특히 ICT 기기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1980년 이후 2000년 초반 출생자)의 주요 소비층 부상으로 전반적인 수요까지 급증하는 추세다.

사물인터넷 시장 투자 현황

▲ 사물인터넷 분야별 시장 규모 전망치. 출처=IDC

우리 삶의 편리함을 지향하는 사물인터넷은 미래 사회의 질적 향상을 이끌고 있다. 생활가전부터 헬스케어, 자율주행 차량까지 사물인터넷으로 펼쳐지는 미래의 청사진은 장밋빛이 가득하다. 이미 관련 기업들은 사물인터넷 하드웨어 부문 투자를 활발히 진행해 왔다. 또 하드웨어와 함께 소비자들이 직접 체감하는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도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중국과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도 높은 관심과 함께 차세대 주요 시장으로 부상할 사물인터넷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IoT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사물인터넷 시장은 지난 2017년 1100억달러(약 132조원) 규모에서 2018년 1510억달러(약 181조2000억원)로 연평균 39% 성장을 이뤘으며, 동일한 성장률 적용 시 2025년에는 1조5670억달러(약 188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물인터넷은 단지 소비재 영역에 그치지 않고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커넥티드 빌딩, 반도체, 바이오 등 SOC(사회간접자본), B2B 영역으로 확장돼 성장 동력이 식지 않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간한 ‘2018년도 사물인터넷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사물인터넷 시장 규모는 8조6081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7조2579억원) 대비 18.6% 성장한 수치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꾸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 주요 가전 업체는 2022년까지 사물인터넷 가전분야에 대해 생산시설 고도화, 사물인터넷 플랫폼 구축, 신제품 개발 등 9개 프로젝트에 8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잡아라... ‘승자독식’ 미래 먹거리 두고 격전

LTE(롱텀에볼루션)를 너머 5G(5세대이동통신) 시대가 열리면서 사물인터넷 시장 규모 확장이 예고된 가운데, 기업들 간의 플랫폼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가전업체뿐만 아니라 ICT 기업까지 진입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는 구글, IBM,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내로라하는 ICT 공룡기업들이 플랫폼 선점에 공격적이다. 이는 플랫폼 시장이 제조업과 달리 ‘승자독식’ 구조를 띠는 경향이 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사물인터넷 플랫폼은 △OS(운영체제)와 센서, 소프트웨어 등을 포함한 디바이스 플랫폼 △다양한 표준·비표준을 지원하는 사물인터넷 통신 프로토콜인 네트워크 플랫폼 △다양한 디바이스로부터 획득하는 데이터를 수집·저장·분석하는 네트워크 플랫폼 △사물인터넷 서비스 배포를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 및 유통 플랫폼인 서비스 플랫폼 등 4개로 분류된다.

▲ 삼성전자 사물인터넷 서비스 플랫폼 스마트싱스(왼쪽)와 LG전자 사물인터넷 서비스 플랫폼 LG 씽큐(오른쪽). 출처=스마트싱스 갈무리 및 LG전자

국내 기업들은 소비자들과 밀착한 서비스 플랫폼에 주로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생활 가전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다. 양사의 서비스 플랫폼을 사용하는 소비자는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공기청정기, 청소기, 건조기 등 사물인터넷 서비스 플랫폼이 호환되는 브랜드를 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서비스 플랫폼은 호환성 부분에서 상호베타적인 관계가 형성돼 격전이 예고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 서비스 플랫폼 ‘스마트싱스’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스마트싱스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내 기본 탑재된 AI 서비스 빅스비와 연결된 플랫폼으로, 삼성전자 생활가전뿐만 아니라 오로라, 벨킨, 보쉬, 이케아, GE 등 83개 업체가 서비스 파트너사로 참여해 보다 포괄적인 사물인터넷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반면 비교적 후발주자인 LG전자는 LG 씽큐 앱을 통해 LG전자 생활가전 제품 분야의 독자적인 결속성을 강화했다.

장기적으로 볼 때 다수의 협력사가 참여하는 삼성전자 스마트싱스가 사물인터넷 서비스 플랫폼으로 더욱 유리하다. 이는 단지 호환성 이점에 그치지 않고 사용자의 생활가전 선택의 폭을 넓히고, 풍부한 사용자 스펙트럼을 통해 보다 많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개선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 서비스 플랫폼 ‘승자독식’ 구조를 공고히 다질 방침이다. 과거 모바일 환경에서 등장한 다양한 플랫폼들의 역사가 이를 뒷받침한다.

사물인터넷, 밀레니얼 세대 주요 소비층 등장으로 더욱 확장

사물인터넷은 단지 기술적인 요소로 그치지 않고 점차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시장 형성에 가장 중요한 콘텐츠 및 사용자 확보에도 이미 성공했다. 과거 3D TV처럼 사장된 기술과는 다르다. 밀레니얼 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대두되면서 사물인터넷은 더욱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PC, 스마트폰 등 ICT 기기에 익숙한 그들의 경험은 사물인터넷에서 주요한 사용자가 될 전망이다.

이처럼 사물인터넷은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파고들고 있다. 새로운 사물인터넷 프로토콜까지 점점 등장하면서 산업, 소비자,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더욱 편리한 삶이 예고되고 있다. 과거 영화에서만 보던 미래 생활은 불가능한 현실이 아니다. 이미 일상생활에 사물인터넷이 하나하나 등장하면서 그런 미래 생활은 현실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