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최근 식음료업계에서 ‘RTD(Ready To Drink)’ 음료가 크게 인기를 얻고 있다. RTD 음료는 마실려면 직접 제작해야 하는 커피나 칵테일 등을 병, 팩, 캔 등으로 제품화해 뚜껑만 열면 '바로 마실수 있게 만든 음료'를 말한다. 대부분 편의점이나 마트에서만 판매되던 RTD 음료가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질을 높여 판매하면서 새로운 인기있는 매출 효자상품으로 뜨고 있다. 그중에서도 소비자 반응이 좋은 제품은 대용량으로 재출시 되면서 ‘맛’은 물론 ‘가성비’까지 둘 다 잡고 있다.

RTD 음료는 프랜차이즈 커피업계에서 경쟁의 대상이었다. 편의점 커피나 음료는 가맹점 커피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하고 어디서든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병으로 판매되는 형태여서 휴대성이 훨씬 간편하다. 특히 RTD 음료 중에서도 커피는 빼놓을 수 없는 제품이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2018년 국내 RTD 커피시장은 1조 3193억원 규모로 전년대비 334억원으로 2.6% 증가했다.

▲ 국내 RTD 커피 시장규모 및 용기별 판매액과 점유율. 출처=롯데칠성

용기별로 보면 한자리 수 증감추이를 보이는 캔, 컵, 병, 파우치 커피와 달리 페트병 커피는 전년대비 418억원으로 약 56% 오르며 RTD 커피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페트병 커피는 올해 상반기에도 성장세가 지속되며 전년 동기대비 61% 증가한 678억원 규모로 커졌고, 판매 비중 역시 지난 2016년 4.3%에서 10.9%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1인당 커피 소비량 증가에 맞춰 대용량 제품 출시가 이어지면서 캔, 컵, 파우치, 병 등 다양한 형태의 커피의 RTD 음료도 크게 소비되고 있다. 이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얼음 없이 커피로만 꽉 채워 마시는 것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가 크게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도 대용량 RTD 커피를 출시하거나 차별화 할 수 있는 음료를 선보이고 있다.

▲ 칸타타 콘트라베이스 3종. 출처=롯데칠성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4월 커피 애호가뿐만 아니라 책상에 오래 앉아있는 직장인, 학생들의 들을 고려해 500ml 용량의 ‘칸타타 콘트라베이스 콜드브루 블랙’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출시되자마자 가용비가 뛰어난 제품으로 주목받으며 이후 ‘라떼’ 제품도 선보이며 출시 9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600만개를 돌파했다. 올해 6월에는 단맛을 더한 ‘스윗트 블랙’을 추가로 선보이며 올해 1~8월까지 콘트라베이스는 누적 판매량 2700만개로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계속해서 대용량 페트병 커피 칸타타 콘트라베이스의 판매채널 확대에 주력하고 향후 제품군 확대를 검토하는 등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코카콜라사는 지난 4월 대용량 듀얼브루 커피 ‘조지아 크래프트’를 출시했다. 코카콜라 역시 커피를 즐기는 소비자를 겨냥한 470ml의 넉넉한 용량이 특징이다. 하루 동안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양으로 일과 중 자주 커피를 즐기는 직장인 등과 같은 소비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깊고 풍부한 맛의 커피를 마실 수 있다.

▲ 조지아 크래프트 2종. 출처=코카콜라

코카콜라 관계자는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는 커피 음용량과 높은 수준의 커피를 추구하는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 대용량을 출시하게 됐다”면서 “핫브루의 풍부함과 콜드브루의 깔끔함이 듀얼브루 커피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커피전문기업 동서식품도 지난 6월 대용량 RTD 커피음료 ‘맥스웰하우스 콜롬비아나 마스터’ 500ml 2종을 선보였다. 고품질의 콜롬비아산 아라비카 원두를 100% 사용해 동서식품만의 기술력으로 미디엄 로스팅해 특유의 부드러우면서도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제품은 아메리카노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블랙’과 고소한 우유의 풍미가 어우러진 ‘라떼’ 2종으로 구성됐다.

용기는 페트병 타입으로 휴대가 간편하고 오래 두고 마셔도 산뜻한 풍미를 유지할 수 있으며 패키지 겉면에는 부드러운 커피의 맛과 향을 감각적인 디자인을 표현해 한층 트렌디한 느낌을 살렸다.  

▲ 이디야커피 블렌딩티 RTD 음료. 출처=이디야

RTD음료는 편의점이나 마트에서만 제한받지 않는다. 최근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도 판매하는 RED 음료가 가맹점 매출을 올리는데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롭고 다양하게 시즌별로 출시되는 RTD 음료들이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이디야커피는 블렌딩티, 콤부차 같은 티(tea) 제품부터 어린이 과일주스 등 커피 외의 다양한 RTD 제품들을 지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지난해부터 매장 고객 유치에 효과적으로 작용하며 가맹점 매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지난해 이디야커피는 자체 티(tea) 브랜드 ‘이디야 블렌딩티(EDIYA BLENDING TEA)’를 출시했다. 매장에서 가장 반응이 좋았던 메뉴를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병 음료로 선보인 것이다. 자몽의 부드러운 신맛과 오렌지향이 가미된 ‘자몽네이블 오렌지’, 유자의 상큼함에 코코넛의 달콤한 향이 어우러진 ‘유자 피나콜라다’, 산뜻한 석류에 샴페인의 향이 더해져 깊고 중후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석류 애플라임’ 3종이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이디야의 RTD 제품 중 최다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히트 제품은 캐릭터 과일주스 ‘이디야 키즈 뽀로로 3종’이다. 가족 단위 고객을 위해 이디야커피에서 작년 7월 출시 이후 올해까지 약 150만잔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디야 키즈 뽀로로는 몸에 좋은 홍삼 성분을 바탕으로 오렌지, 사과매실, 포도블루베리 과즙 3종으로 구성되어 어린이 고객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 이디야커피 콤부차. 출처=이디야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폭 넓은 고객층이 방문하는 이디야커피의 특성에 따라 매장에서 커피 외에 다양한 종류의 음료를 찾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묜서 “앞으로도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RTD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식음료업게 관계자는 “가용비와 대용량을 강점으로 앞세운 RTD 음료는 1인당 커피 소비량 증가 속도에 맞춰 향후 몇 년간 두 자리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특히 오래두고 마셔도 맛이 변하지 않는 점이 요즘 세대들의 취향을 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본래 RTD 음료는 싸구려 커피, 음료수라는 이미지가 강했다”면서 “그러나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도 판매되면서 이미지가 한층 고급스러워지고 한정판 음료수 등 소비자들의 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것이 요즘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