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혁재 셀트리온 경영지원본부장이 소액주주 대상 기업설명회에서 경영현황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이코노믹리뷰 황진중 기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셀트리온이 자체 개발한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를 개량한 ‘램시마 피하주사제형(SC)’를 통해 타겟 시장을 5배 확대한다. 램시마가 처방되는 자가면역질환 관련 인플릭시맙 시장은 약 10조원이다.

램시마SC 유럽 허가는 올해 11월로 예상된다. 허가를 받을 시 셀트리온은 정맥주사제형(IV)과 SC를 모두 시장에 선보일 수 있게 돼 인플릭시맙 시장에서 TNF-α 억제제 시장으로 타겟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TNF-α 억제제 시장은 43조원에서 45조원으로 추산된다.

셀트리온 실적은 지난 2분기까지 일시적 요인에 따라 하락했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램시마SC 판매 등을 통해 이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램시마IV‧SC ‘듀얼 포뮬레이션 전략’ 박차

2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 26일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개최해 사업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바이오의약품 개량신약(바이오베터)로 평가받는 램시마SC를 유럽 시장에 출시, 램시마IV와 함께 듀얼 포뮬레이션 전략을 구사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램시마IV는 이미 유럽 인플릭시맙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약 57%를 확보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IV와 SC를 통해 인플릭시맙 시장 점유율을 더 높이면서 TNF-α 억제제 시장으로 타겟 시장을 확대해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와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와 경쟁할 계획이다.

TNF-α 억제제 시장을 구성하고 있는 의약품의 주요 성분은 ‘인플릭시맙’, ‘아달리무맙’, ‘에타너셉트’가 있다. TNF-α 억제제 시장에서 주목을 받는 의약품은 휴미라와 엔브렐이다. IV와 SC 두 제형으로 출시된 두 의약품은 각각 전세계에서 지난해 매출 199억달러(24조원), 71억2600만달러(8조 5000억원)를 기록했다. 아달리무맙과 에타너셉트 성분 의약품으로는 또 IV와 SC 제형으로 다수의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됐다.

▲ 램시마 피하주사제형(SC) 제품 모습. 출처=셀트리온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와 바이오베터인 램시마SC로 오리지널 의약품과 경쟁이 가능한 이유로는 효능과 편의성이 꼽힌다. 램시마의 주성분인 인플릭시맙은 염증성장질환(IBD) 환자에게 특히 효과적이다. 인플릭시맙 성분 의약품은 IBD에 대해 효능이 우수하지만 IV만 있어 환자들의 불편함이 높았다. 환자는 IV을 처방 받을 시 병원에서 약 2시간 동안 주사를 맞고 있어야 한다.

IBD는 대개 30~50대 환자가 앓는데 사회활동이 활발한 나이대다 보니 환자는 인플릭시맙 IV를 처방받기 보다 SC가 있는 아달리무맙과 에타너셉트를 처방받기를 선호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IV로 초기 치료효과를 극대화한 후 SC를 통해 환자 편의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의약품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는 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우선 최적의 임상 디자인을 통해 357명 환자를 대상으로 류마티스관절염(RA) 적응증에 대한 허가승인 권고를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획득했다. CHMP의 허가 권고는 사실상 EMA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이혁재 경영지원본부장은 “램시마SC는 2년 5개월만에 개발에 성공했다”면서 “2020년 상반기 안에 IBD 적응증까지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램시마SC 효능 탁월…“약 효과 유지해 안전성도 더 좋아”

램시마SC는 새로운 물질제형이므로 신약컨셉으로 개발됐다. 이는 임상 1상과 3상 파트2를 통해 효능 및 안전성을 입증했다.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357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는 투여 30주차까지 램시마SC와 IV 투여군 사이에 유사한 안전성 결과가 나타났다. 효과면에서는 DAS28(CRP)의 두 군 사이의 평균 값 차이를 통해 램시마IV에 대한 램시마SC의 비열등성이 입증됐다.

램시마SC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반응평가 지표인 ACR 반응률 및 EULAR 반응률에서 모두 램시마IV 투여군 대비 높은 효과를 확인했다. 유대현 한양대학교 류마티스병원 교수는 앞서 “램시마SC를 처방한 환자군의 약물 유효성과 안전성 등을 평가한 결과 기존 램시마와 비교해 동등성을 확인했다”면서 “램시마SC가 류마티스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환자의 치료 편의성을 높이는 또다른 처방 수단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 램시마 피하주사제형(SC) 류마티스 관절염 대상 임상 약동학-약력학 모델링 결과. 출처=셀트리온

램시마SC는 2주 간격으로 투여할 수 있어 체내에 약물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IV는 8주 간격으로 투여한다. 투여 직후에는 약효가 높게 발현되지만 점차 체내 농도가 옅어지면서 고통이 나타날 수 있다. 치료를 위해 약물의 체내 농도 유지가 중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준 셀트리온 임상개발본부장은 “SC는 지속해서 효능이 있다”면서 “약의 농도를 어느정도 유지해야 하는데 SC는 약물 투여 시 피크가 더 낮아 안전성도 더 좋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 실적 개선 지속 전망

셀트리온의 실적은 램시마SC 출시에 더해 미국 사보험사 처방 선호의약품 등재, 램시마 가격 안정화 추세,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미국 출시를 통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의 올해 2분기 매출은 235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34억원이다. 일회성 이슈에 따라 일시적인 실적 감소가 있었지만 지난해 4분기 이후 실적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다.

▲ 셀트리온 연결기준 실적 동향(단위 억원, %). 출처=셀트리온

미국 최대 보험사 중 하나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UNH)는 램시마(미국명 인플렉트라)를 선호의약품으로 등재했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시장 성공 사례인 ‘뉴포젠’ 바이오시밀러 ‘작시오’는 2017년 1분기부터 사보험사 처방 리스트에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높은 우선순위로 등재되면서 매출이 본격적으로 상승했다”면서 “인플렉트라는 20% 이상의 점유율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럽에서 램시마 가격은 안정화 추세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출시 첫해 램시마 약가는 오리지널 의약품 도매구입비용 대비 80% 수준이었지만 해마다 60%, 40% 수준으로 낮아졌다. 최근에는 오리지널 의약품 또한 기존 가격의 40%까지 하락했다. 구완성 애널리스트는 “하향 안정화 국면 진입으로 유럽 램시마 가격의 추가적인 인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또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미국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두 의약품은 항암제 마케팅에서 유능한 글로벌 제약사 테바가 미국 유통을 맡는다. 트룩시마는 미국에서 경쟁 제품이 없는 퍼스트무버다. 신제품 출시 본격화에 따라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