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관련 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웅진코웨이 매각이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유력 후보인 SK네트웍스가 인수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SK네트웍스는 인수 후보자 중 가장 많은 인수 시너지를 낼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27일 IB 업계에 따르면 웅진코웨이는 오는 10월 10일 본입찰을 진행한다. 본입찰 일정은 당초 지난 18일에서 25일로 연기된 바 있고, 결국 다음달로 밀린 상황이다. 연기는 일부 인수 후보들의 요청에 따른 조치로 알려졌다. 통상 본입찰 연기 요청은 땐 추가실사, 내부조율, 자금조달 등의 이유가 있지만, 웅진그룹이 경영상의 이유로 급하게 매물을 내놓은 만큼 시간 끌기 전략을 구사했을 가능성도 있다. 

예비입찰은 앞서 7월 31일 이루어졌으며, SI(전략적 투자자)로 국내 렌탈업체 SK네트웍스와 가전업체 하이얼, FI(재무적 투자자)로는 글로벌 PEF 운용사 칼라일그룹과 베인캐피탈이 숏리스트(적격예비인수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매각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며 매물은 웅진씽크빅이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 전량(25.08%)이다. 업계에 따르면 본입찰이 가까워지며 매도자와 인수 후보자간 거래 가격에 대한 합의 도출은 가까워지고 있다. 서로의 온도차가 크지 않은 선에서 매각이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매각 금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2조원 안팎이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이란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주식을 거래할 때 매도자는 시장 가격보다 높은 금액으로 지분을 팔게 되는데, 이 때 생기는 초과이익을 말한다.

SK네트웍스, 명분과 실리 모두 부합…본격 '준비' 정황도

인수후보자들의 실사가 막바지에 들어선 가운데 유력 인수후보로 SK네트웍스가 꼽히는 분위기다. SK네트웍스는 생활가전 SK매직을 중심으로 생활가전 렌탈 사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 24일 자사의 SKN 렌터카와 앞서 인수한 계열사 AJ렌터카를 통합하겠다고 공시했다. SK네트웍스는 자사의 렌터카 사업 중 장기 렌탈 계약을 제외한 사업 전체를 AJ 렌터카로 이관하고 AJ렌터카의 지분 22%(1625억원)를 추가 취득했다. 

렌터카 사업은 AJ렌터카에 집중시키고 SK네트웍스는 SK매직을 통해 생활가전 렌탈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국내 렌탈 업계 2위를 다투는 SK매직은 올해 직수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판매 호조 등으로 계정을 급속도로 늘리며 치고 올라오고 있다. SK매직의 올해 2분기 기준 신규 렌탈 계정은 전년 동기 대비 18% 늘어난 168만 계정을 기록했다. 

사업 성과가 호조를 보이며 SK네트웍스의 기대치도 덩달아 커졌다. SK매직은 올해 매출액을 8000억원, 총 렌탈 계정을 180만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SK매직의 지난해 매출액은 6591억원이었다. 20% 넘는 연매출 성장을 이루겠다는 의지인데, 매출 수천억원 규모의 제조업체의 목표로는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생활가전 렌탈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SK네트웍스 입장에선 업계 1위 웅진코웨이는 탐나는 매물이다. 앞서 웅진코웨이가 매물로 나왔을 때 눈독을 들인 이력도 있다. 웅진코웨이의 실적 흐름은 연일 ‘최대’를 경신하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지난 1분기 매출액 7093억원, 영업이익 1352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5%, 2.9% 증가했으며, 특히 영업이익은 역대 분기 최대치를 달성했다. 2분기에도 실적 성장은 계속돼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한 7555억원, 영업이익은 6.9% 증가한 1382억원을 기록했다. 분기와 반기 실적 모두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 웅진코웨이 실적 추이. 출처=DART

웅진코웨이는 2분기에 19만 8000 렌탈 계정을 순증시켜 총 계정수 738만을 달성하며 렌탈 업계 1위를 공고히했다. 국내에 609만 계정, 해외에 129만 계정을 보유 중이다. 다음해에는 총 계정수 800만을 돌파해 ‘초격차’를 유지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몸값 올리기에 합격점을 줄만한 상반기를 보낸 셈이다. 그렇지만 웅진 그룹의 재무 리스크에 대한 부담감은 여전하다.

거래 대금이 2조원 내외로 예상되는 가운데 SK네트웍스의 인수 여력에도 관심이 모인다. FI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이 당초 유력하게 떠올랐으나, 자금조달을 통한 자체 인수 가능성도 남아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 6월 말 기준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 8131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3월 말까지만 해도 현금성자산은 4214억원이었으나 두 배 가량 늘어난 모습이다. 자금 조달은 인수금융 등을 통하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모습. 출처=SK네트웍스

SK그룹 장자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웅진코웨이 인수를 통해 사업 구조개편의 ‘화룡점정’을 찍을지도 관심사다. 최신원 회장은 SKC를 떠난 후 2016년 SK네트웍스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경영일선에 돌아와 ‘홈케어’와 ‘모빌리티’를 키워드로 사업 구조의 전면 개편을 주도했다. 특히 렌탈사업을 SK네트웍스의 핵심으로 키웠다. 각종 패션사업과 유류도매사업을 매각했으며 면세점사업도 정리했다. 이를 기반으로 AJ 렌터카를 인수했다.

SK네트웍스는 지난 몇 년 간 난항을 겪다 최근 렌탈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 반등에 시동을 켰다. SK네트웍스는 앞서 웅진코웨이 인수를 시도하다 철회한 이력이 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그룹의 장자인 최신원 회장이 SK네트웍스를 이끌고 있는 지금이 웅진코웨이를 인수할 적기라는 이야기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