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하드웨어 폼팩터 변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시장이 역성장을 거듭하며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하드웨어의 변화를 통해 다양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가동되는 소프트웨어 경쟁은 물론, 하드웨어의 변화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 갤럭시 폴드가 소개되고 있다. 출처=삼성

폴더블 스마트폰 핵심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의 하드웨어 폼팩터 트렌드 핵심은 폴더블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을 접거나 펼치는 사용자 경험을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중이다.

최근까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트렌드는 투톱 라인업, 그리고 패블릿으로 수렴된 바 있다. 투톱 라인업은 고객들에게 다양한 기기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함이며, 패블릿 기조는 이동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가동되는 콘텐츠의 종류가 많아진 것과 관련이 있다. 그 연장선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은 다양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려는 전략과, 5G를 타고 흐르는 넓은 콘텐츠 스펙트럼을 확보하려는 로드맵이 근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조사업체 위츠뷰는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1년 1.5% 수준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아직 상용화 단계는 요원하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폴더블 스마트폰이 스마트폰 하드웨어 폼팩터의 새로운 진화라는 점은 분명하다.

폴더블 스마트폰 업계에서 갤럭시 폴드의 삼성전자는 단연 최강자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수량 자체가 적었지만 예약판매에서 초유의 매진기록을 세우고 있으며,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대표적인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갤럭시 폴드의 기본 스펙은 12GB RAM에 512GB의 내장 메모리, 4235mAh의 대용량 듀얼 배터리를 탑재했고 스페이스 실버(Space Silver)와 코스모스 블랙(Cosmos Black) 두 가지 색상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239만8000원이다. 카메라는 후면에 16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1200만 화소 광각 카메라, 1200만 화소 망원 카메라 등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했으며 스마트폰을 완전히 펼치면 1000만과 800만 듀얼 카메라를 사용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는 갤럭시 스마트폰 중 가장 큰 7.3형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Infinity Flex Display)'를 탑재했다. 여기에 가장 직관적인 동작인 '접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 대비 약 50% 얇은 새로운 복합 폴리머(Polymer) 소재의 디스플레이와 정교한 힌지를 새롭게 개발해 적용시켰다. 폴더블 스마트폰의 정체성을 살린 셈이다.

갤럭시 폴드는 4월 미국을 중심으로 출시될 계획이었으나 기기 결함 등의 이유로 출시가 전격 미뤄졌다. 출시된 지금도 기능적 측면에서 단말기에 주름이 보이는 등 일부 약점이 존재하지만 아직까지는 큰 무리없이 순항하고 있다.

폴더블 스마트폰의 또 다른 강자는 중국 화웨이다. 접었을 때는 6.6인치, 펼쳤을 때는 8인치 OLED를 지원하며 기본적인 방식은 갤럭시 폴드와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5G를 지원하며 가격은 303만원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샤오미도 폴더블 스마트폰에 관심을 두고 있다. 5G를 중심으로 다른 형태의 하드웨어 폼팩터에 집중하고 있지만, 조만간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린 빈 샤오미 창업주는 1월 23일 웨이보를 통해 샤오미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을 시연했다. 디스플레이를 밖으로 접는 특이한 방식이다. 양쪽 끝을 잡고 뒤로 젖혀 사용할 수 있으며, 웨이보를 통해 공개된 영상으로만 보면 부드럽게 구동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더블 폴딩 방식이다. 샤오미 폴더블 스마트폰은 동영상 화면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능도 탑재됐다. 린 빈 창업주가 더블 폴딩으로 단말기 크기를 조절하자 동영상도 그에 맞춰 바로 바뀌는 것도 확인된다.

▲ 린 빈 샤오미 창업주가 폴더블 스마트폰을 작동하고 있다. 출처=갈무리

중국 디스플레이 전문 스타트업 로욜(Royole)은 세계 최초 폴더블 스마트폰 플렉스파이(FlexPai)를 공개한 상태다. TV 제조사 TCL도 프로모션 성격의 폴더블 스마트폰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LG 듀얼 스크린이 보인다. 출처=LG

LG 듀얼 스크린, 특이한 사용자 경험

LG전자도 폴더블 스마트폰에 관심이 있다. 실제로 특허전문사이트 등에는 LG전자가 구상하는 새로운 형식의 폴더블 스마트폰 특허가 다수 포착되는 중이다. 다만 LG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자리를 잡은 후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 듀얼 스크린을 공개했다.

최근 LG V50S 씽큐와 함께 등장한 듀얼 스크린의 진화가 눈길을 끈다. LG 듀얼 스크린은 스타므폰 화면을 덮는 플립 형태로 일반 스마트폰 커버처럼 끼우기만 하면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전용 액세서리다. LG전자는 올해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에서 이 제품을 처음 공개했다.

LG전자가 LG 듀얼 스크린 고객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약 45% 고객이 외부에 알림창이 있었으면 한다고 답했고, 25%는 고정 각도의 조절이 자유로웠으면 좋겠다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신제품 전면에 2.1형 크기의 알림창을 탑재했다. 전면 알림창은 사용자가 LG 듀얼 스크린을 열지 않고도 시간, 날짜, 배터리상태, 문자/전화 수신 등의 확인이 가능하다.

360도 프리스탑 기술도 탑재했다. 360도 프리스탑은 어느 회전 각도에서나 고정해 사용할 수 있는 기술로 노트북에서 주로 사용된다. LG전자가 올해 초 출시한 초기 LG 듀얼 스크린은 0도, 104도, 180도의 각도에서만 고정해 사용이 가능하다. 또 LG전자는 LG V50S 씽큐와 LG 듀얼 스크린의 연결 방식을 기존 포고핀에서 USB 타입으로 바꿔 LG V50S 씽큐의 후면 디자인 일체감을 높였다.

LG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과 같은 파격적 폼팩터 변화보다 듀얼 스크린을 통한 확장 사용자 경험을 타깃으로 삼았다. 폴더블 스마트폰의 경우 ‘접히는 개념’보다는 ‘확장되는 개념’에 고객들이 환호하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 미믹스 알파가 보인다. 출처=갈무리

미믹스 알파...'뒤덮었다'

샤오미는 지금까지 5G에 더 집중하며 파격적인 하드웨어 폼팩터 변화는 추구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1억800만화소 카메라를 장착한 미믹스 알파로 새로운 경쟁구도를 구축해 눈길을 끈다.

제로 베젤을 자랑하는 미믹스 알파는 전후면·측면 대부분을 디스플레이로 덮었다. 아웃폴딩 방식의 폴더블 스마트폰과 비슷한 구조로 보이지만 당연히 방식은 다르다. 미믹스 알파는 5G를 지원하며 배터리 용량만 4050mAh에 이른다. 스냅드래곤855를 탑재했으며 약 336만원의 초고가로 가격이 책정됐다.

샤오미의 미믹스 알파는 5G 및 1억800만 화소 카메라라는 놀라운 기능을 자랑함과 동시에 디스플레이가 파격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다만 대량 생산품은 아니며, 소량으로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