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겨진 차원, 72.7×60.6㎝ Mixed media on canvas, 2009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무엇 무엇을 해야지 하고 다짐하지만 이일 저 일로 도저히 작업실에 들어가지 못한 날은 불안하고 숙제 밀린 아이처럼 마음이 불편하고 안타깝다. 어떤 때는 집 안에서 작업장을 쳐다보지도 못한 날이 많다. 그럴 때마다 아쉬운 마음이지만 내일은 붓을 잡아야지 하는 꿈을 갖고 자리에 눕는다.

어려서부터 화실을 다녔는데 그곳은 많은 대학생들이 작업하고 화실선생님도 작업을 하시는 공간이었다. 그때 대학생들은 너무 어른 같아 거리감까지 느껴졌지만 나는 그곳에서 반(半)추상 그림의 흐름을 감각적으로 느꼈고 상상의 세계와 미지의 아름다운 여운 같은 것을 맛 볼 수 있었다.

대학에 들어가 사실반과 추상반으로 나뉘어졌는데, 나는 사실반에서 수업을 받았지만 반(半)구상에 초점을 맞추어 작업을 하였다. 상상의 세계를 추구하고 내면세계의 풍경을 표출하는 화면을 선호하는 내 감정의 흐름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 숨겨진 차원,53.0×41.0㎝ Mixed media on canvas, 2012

예술이란 보이는 것을 똑같이 그리는 것도 있지만 감정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표현할 수 있다. 재현 묘사가 아니라 주관적 의지에 의한 변화와 은유한 간접표현으로 자신의 우주를 표현한다고 할까?

나는(CHANG CHI WON,Korean painter Chang Chi-Won,ARTIST CHANG CHI WON,CHANG JI WON,서양화가 장지원,장지원 작가,장지원 화백,張志瑗) 마음속에 그려지는 자연과 자아가 일치하려는 노력의 결과라 단정 짓는다.

무한한 상상력을 통해 감성적인 것과 초현실적인 것을 작가의 독특한 시각과 수법으로 느껴지는 실체를 표현함으로 순수한 내면의 세계가 표출되는 작품은 아름답지 않은가?

<글=화가 장지원, 계간수필, 2019 여름호 통권96호, 예술가의 수필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