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삼성전자가 자사의 QLED 8K TV가 ICDM(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의 CM(화질선명도) 기준에 미달한다는 LG전자의 지적에 반박했다. 8K 화소수가 이미 인증된 상황에서의 CM값 논의는 의미가 없으며, 화질은 그보다 더 종합적인 측면에서 고려해야한다는 게 삼성전자의 입장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CM과 같은 소모적 논쟁보다는 8K 시장을 본격화하기 위해 업체들간 논의를 통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17일 삼성전자 서울 R&D 캠퍼스에서 8K 화질 관련 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에는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 조성혁 영상전략마케팅팀 상무, 허태영 상품기획담당 상무 등이 참석했다.

▲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가 자사 8K TV와 타사 8K TV를 비교 시연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LG전자는 앞서 삼성전자의 QLED 8K TV의 CM이 ICDM이 제시하는 50%를 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LG전자 측이 제시한 삼성전자의 CM은 12%다. CM이 기준 미달이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제품은 8K TV로 보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반면 이날 삼성전자는 8K TV의 화질은 화소수 뿐만 아니라 밝기, 컬러, 볼륨 등 광학적 요소와 영상처리 기술 등 다양한 시스템적 요소를 고려해 평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질을 평가하는 항목은 수백가지가 넘으며 한 부분이 좋기 때문에 나머지가 좋다고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CM이 1927년에 발표된 개념이며 물리적으로 화소수를 세기 어려운 디스플레이나 흑백 TV의 해상도 평가를 위해 사용되었던 것으로, 초고해상도 컬러 디스플레이의 평가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뜻을 펼쳤다.

용석우 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물리적 화소수가 확보된 상황에서의 CM값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삼성 QLED 8K는 국제 표준 기구 ISO가 규정한 해상도 기준(7680x4320)을 충족하며 VDE 인증을 획득했다. 

ICDM은 지난 2016년 5월 CM이 최신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에는 불완전하며 새로운 평가 방법이 필요하다고 발표하고 기존 가이드는 중단되어야 한다고 언급했으며, 이후 TV 평가 단체나 전문 매거진 등에서 화질을 평가하는 요소로 CM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가 자사 8K TV와 타사 8K TV를 비교 시연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이날 설명회는 시연 위주로 진행됐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QLED 8K TV와 타사 OLED 8K를 놓고 이미지, 동영상, 스트리밍 콘텐츠를 시연했다. 비교해서 준비한 제품이 LG전자의 TV라고 명시하진 않았지만, LG전자의 OLED 8K TV와 비교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삼성전자는 시연을 통해 자사의 제품이 더 나은 성능을 내는 모습을 연출했다.

먼저 8K 이미지 파일을 USB에 옮겨 TV에 띄운 결과 삼성전자의 QLED 8K에서는 작은 글씨가 선명하게 보이는 반면, 타사 TV에서는 글씨가 뭉개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설명회 현장에서 삼성전자 측이 직접 8K 카메라로 이미지를 촬영한 후 각각의 TV에 송출했을 때도 동일한 현상이 나타났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동일한 컨텐츠를 어떻게 또렷한 해상도로 보여줄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이 각 회사의 기술력 차이라고 생각한다”면서 “CM이 좋으면 선명도가 좋다고 말하는 부분에 대해 반론하기 위해 준비한 것”이라고 밝혔다. 

동영상 시연도 이어졌다. 준비된 동영상은 삼성전자가 앞서 IFA 현장에서 만난 업체가 제작한 영상이었으며 링크로 들어가면 스트리밍 형태로 재생할 수 있는 형태였다. 일반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넷플릭스, 유튜브 등에는 아직 8K 콘텐츠가 없는 상황이다. 

표준코덱(HEVC)으로 인코딩된 해당 8K 동영상 시연에서 삼성QLED 8K는 스트리밍 영상을 재생했지만 타사 TV에선 동영상 재생이 되지 않으며 화질이 깨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HEVC 코덱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IFA 현장에서 시작된 LG전자의 지적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다가 이날 공개적으로 대응에 나선 이유에 대해 “세부적 외부 대응을 직접적으로 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지만, 그런 지적이 노골적으로 퍼져 소비자들이 오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가면 안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설명회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