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경기도 파주의 돼지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진 판정나면서 공급축소를 우려한 가격상승기대로 축산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양돈업체를 포함해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대체 육류업체의 주가도 함께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양돈 가공 업체 선진은 이날 전일대비 4.29%오른 1만 950원에 장을 마감했다. 배합 사료 업체 팜스코는 전일대비 12.6% 오른 5720원에, 동물약품 업체 이지바이오는 전일대비 16.75%오른 6480원을 기록했다. 이지바이오의 자회사 팜스토리는 전일대비 20.36% 오른 1330원에 장을 마감했다.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대체 육류업체의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상한가를 친 종목들도 상당수다. 닭고기 가공업체 하림의 경우 전일대비 29.96% 오른 3665원에, 마찬가지로 마니커는 전일대비 29.87% 오른 1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오리고기 가공업체인 정다운의 경우도 전일대비 29.90% 오르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으로 이날 관련 주가가 급등했지만 해당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내년 돈가 강세 전환 가능성의 신호는 이미 확인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애란 KB증권 음식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기준 국내 돼지 사육규모가 1133만두인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파주농장의 2360두 규모가 전체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다만,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최대 잠복기가 2주인 점을 고려할 때 향후 한 달간의 진행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량 추이. 출처=Bloomberg,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 국내 돼지고기 가격 추이. 출처=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박 애널리스트는 "지난해부터 중국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해 글로벌 돈가가 강세를 지속 중인 점, 국내 시장에 수입육이 들어온 이후 실제로 유통되기까지 약 6~9개월이 소요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2019년 말부터는 국내 유통가격에 상승한 수입육가격이 반영될 수 있다"면서 "중국의 돈육 수입량이 급증함(상반기 누적분 전년 대비 36.0% 증가)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 돈육물량을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국내에 수입되는 물량도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면 국산으로의 대체 수요가 확대되면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의심되는 경기도 파주의 한 돼지농장에 확진 판정을 내렸다. 해당 농장의 돼지 사육규모는 2360두이며, 인근 3km 반경 내 다른 농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에게만 발생하는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치료제나 예방백신이 없어 치사율이 10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지난해 8월 중국을 시작으로 베트남, 필리핀, 북한에서 이미 발병 사례가 여러차례 보고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