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겨진 차원(次元), 40.9×27.3㎝(×2) Mixed Media on canvas, 2006

장지원 작품은 그림을 그린다기보다는 만드는 쪽에 더 가까워 보인다. 마치 산사(山寺)의 소슬살문을 보는 것 같은 부조적 표현에서 잘 확인되고 있다. 물론 연속성이 없는 단일의 꽃 이미지 경우에도 예의 부조효과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작가에게 그림이 하나 완성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수공적 과정과 노고가 선행된다. 모두가 각고의 손작업을 통해서 나오는 것이야말로 ‘느림’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다. 속도가 지배하는 현실 속에서 작가는 역으로 느림의 미의식을 기치로 내걸고 있는 것이다.

▲ 41×38㎝, 2006

이러한 느림은 우리 전통문화 속의 여성성과도 상통하는 것이면서도, 이 시대의 전형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작가(CHANG CHI WON,Korean painter Chang Chi-Won,ARTIST CHANG CHI WON,CHANG JI WON,서양화가 장지원,장지원 작가,장지원 화백,張志瑗)가 선택한 느림 역시 시대적 가치를 담보하고 있다.

느림은 곧 사유와 함께 하는데 가치가 있으며, 아울러 현대미술의 거친 환경 속에서 도전 받는 아우라를 발현해내는 중요한 방법론이기도 하다.

△글=이재언(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