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5G 시대가 열리며 다양한 킬러 콘텐츠들이 등장하고 있으나 아직 가입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KT의 경우 킬러 콘텐츠 전쟁에서 한 발 물러서 있는 분위기를 연출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증강현실(AR)이다.

LG유플러스는 구글 등과 협력해 서울 지하철 6호선 공덕역에서 세계 최초 5G기반 문화예술 공간인 ‘U+5G 갤러리’를 개관했다. 시민이 비치되어 있는 작품을 LG유플러스의 5G 서비스 앱인 ‘U+AR’로 비추면, 스마트폰 화면 상에서 작품이 움직이는 방식이다. 5G와 AR의 만남으로 고정된 2차원 평면 예술이 3차원 집체 예술로 생명력을 가지게 되는 순간이다. U+5G 갤러리는 2020년 2월 29일까지 약 6개월간 공덕역 역사를 이용하는 모든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LG유플러스는 이 외에도 유명 아이돌 및 스포츠, 영화관 등을 매개로 다양한 AR 서비스를 발표하며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SK텔레콤도 한 칼이 있다. 초실감 미디어 통합 플랫폼 점프(Jump) AR · VR 앱이 출시 약 40일만에 앱 설치 다운로드 70만건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e스포츠 분야에서는 관전 문화까지 바꾸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달 31일롤 챔피언스 코리아(LCK) 결승전에서는 12만 명이 5GX VR 생중계와 멀티뷰 서비스로 T1과 그리핀의 경기를 실시간으로 시청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롤파크 투어 행사에 참여한점프 AR · VR 이용 고객들이 SK텔레콤 e스포츠단 T1 선수단과깜짝 팬미팅을 하는 모습. 출처=SKT

반면 KT는 AR 부분에서 특별히 활동하는 것이 없다. 가상현실(VR)에서는 게임 스페셜포스 등과의 연계로 오랫동안 집중했으나, 최근에는 VR보다 더 상용화가 빠를 것으로 기대되는 AR에서는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5G 시대를 맞아 KT의 킬러 콘텐츠 약화 현상은 미디어 전략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푹과의 결합으로 웨이브를 준비하고 있으며 넷플릭스와 협력한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를 중심으로 콘텐츠 로드맵을 전개하고 있으나, KT는 별다른 움직임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모바일 IPTV 지점에서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KT가 선택과 집중을 단행하고 있다는 말은 나온다. 국내 최대 5G 커버리지 확보를 중심으로 기본기를 세운 상태에서 5G와 에너지의 결합 등 특화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장의 B2C가 아닌 B2B로 5G를 활용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나아가 경쟁자들도 5G 전용 서비스가 아닌 상태에서 킬러 콘텐츠 인프라를 키우고 있기 때문에, KT가 5G 서비스 시장에서 크게 뒤지고 있다는 주장은 ‘너무 나간 해석’이라는 반론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