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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삼성전자의 걱정거리 다섯 개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 파운드리, 디스플레이, 외부 공세, 오너 리스크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는 현재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하는 한편, 생활가전 영역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갤럭시노트10에 이어 갤럭시 폴드 출시를 성공적으로 끌어내며 강력한 성장 동력을 자랑하고 있다. 나아가 인공지능 중심의 소프트웨어 기술력도 강화하며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새로운 시도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면에는 밝은 미래만큼 어두운 그림자도 짙어지고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장의 악재로 보기에는 어려운 그림자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삼성전자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어려움이라는 것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 화성 반도체 라인이 보인다. 출처=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의 그늘
최근 메모리 반도체 시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당장 가격 하락세가 주춤하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DDR4 8Gb 기준) 제품의 8월 가격은 평균 2.94달러를 기록해 전달과 비교하면 크게 변동이 없었다. 낸드플래시는 턴어라운드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수출액도 10월을 기준으로 일정수준의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본다.

최근 재고 부담이 축소되는 점이 고무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경우 4분기 기준 D램 재고는 약 5주, 낸드플래시는 3주에 불과하다는 말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물론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인 배경이다.

문제는 업황 악화의 그늘이 너무 강력해 최근의 상승 동력도 제한된 수준의 기저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지점이다. 메모리 반도체 수퍼 사이클이 종료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고, 이런 상황에서 일부 상황이 좋아지는 것을 두고 샴페인을 터트릴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의 반격도 강해지고 있다. 중국 국유기업 창장메모리(YMTC)는 최근 엑스태킹(xtacking) 기술을 적용한 64단 낸드플래시 양산에 돌입했다고 밝히는 등 삼성전자를 정조준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의 존재감은 흐릿하지만,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 업체는 당국의 강력한 지원을 받아 수 차례 퀀텀점프하는 모습을 연출한 바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경계의 끈을 놓을 수 없다.

   
▲ 삼성 파운드리 포럼이 일본에서 열리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시스템의 그늘
삼성전자는 4일 일본 도쿄 인터시티홀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을 전격 개최했다. 파운드리 경쟁력을 공유하고 파트너 생태계 강화를 위해 세계 각지에서 열리고 있는 본 포럼은, 삼성전자의 미래 경쟁력인 파운드리의 청사진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자리다. 최근 한일 경제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에 대한 자신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점유율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는 여전히 50.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18.5%, GF가 8.3%, UMC가 6.7%, SMIC가 4.4%로 추정된다.

올해 3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이 2분기 대비 1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TSMC 추격에 나서는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도통 오르지 않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에 집중하며 TSMC에 이어 단숨에 2위로 오르는 한편 7나노 경쟁에서 GF 등 3위 아래 업체들을 압도했으나, 점유율은 20%선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전사적으로 파운드리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2005년 파운드리 사업을 처음 시작해 2009년 로직 공정 연구소를 신설하고 2012년 미국 오스틴 S2 라인 가동으로 파운드리 생산을 크게 확대한 바 있다. 2015년에는 처음으로 14나노 핀펫, 2016년에는 10나노 핀펫으로 진격했고 2017년 10나노를 거쳐 지난해 2월 7나노 공정시대를 선언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GF 인수 가능성을 타진할 정도로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4월 삼성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기도 했다. 시스템 반도체 영역에 2030년까지 총 133조원을 투자하며 연구개발에 73조원, 생산 인프라에 60조원을 투입하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여전히 TSMC의 벽에 가로막혀 '마의 20% 점유율'을 횡보, 한 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주력은 메모리 반도체며 아직 시스템 반도체, 특히 파운드리의 경우 미래 성장 동력이라는 뉘앙스가 강하기 때문에 단기간의 성과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는 반론도 나오지만 '최대의 리소스(자원)을 투자해도 일정수준 이상의 성과를 내지 못하는 현상'은 우려스럽다는 반응이 중론이다.

모바일 AP 시장에서는 화웨이에 일격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일본에서 파운드리 포럼을 여는 한편 5G 전용 엑시노스 980을 전격 공개했다.  5G 통신 모뎀과 고성능 모바일 AP를 하나로 통합했으며 삼성전자가 선보이는 첫 번째 '5G 통합 SoC(System on Chip) 제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각각의 기능을 하는 두 개의 칩을 하나로 구현함으로써 전력 효율을 높이고, 부품이 차지하는 면적을 줄여 모바일 기기의 설계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 시스템 LSI사업부 마케팅팀장 허국 전무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엑시노스 모뎀 5100' 출시를 통해 5세대 이동통신 시대를 여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라며, "첫 5G 통합 모바일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980'으로 5G 대중화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엑시노스 990이 보인다. 출처=삼성전자

그러나 화웨이가 기습을 시도하며 5G통합칩셋 엑시노스 980의 명성에 금이 갔다. 화웨이가 6일 IFA 2019에서 5G 기린 990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5G SoC를 표방하는 기린 990은 최첨단 7나노 EUV 제조 공정으로 제작됐다. 삼성전자는 물론 모바일 AP 시장의 최강자 퀄컴도 아직 8나노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단숨에 7나노 양산으로 승기를 잡았다는 분석이다. 

리처드 위 화웨이 컨슈머 비즈니스 그룹 CEO는 “5G 기린 990은 세계 최초의 5G SoC이며, 5G 상용화 첫 해부터 사용자가 보다 앞선 5G 연결 경험을 누릴 수 있게 한다”며, “5G 기린 990은 향상된 5G 경험에 대한 사용자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성능, 전력 효율성, 인공지능 컴퓨팅 및 ISP 측면에서 완전한 개선을 이뤄내,  모바일 경험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 리처드 유 화웨이 컨슈머 CEO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화웨이

#디스플레이의 그늘
현재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은 대형과 중소형을 막론하고 LCD가 핵심이며, 패권은 중국 업체들이 틀어쥐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두 회사는 중국발(發) LCD 박리다매 전략에 밀려 시장 점유율이 크게 흔들리고 있으며, 당장의 먹거리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때 이른 겨울나기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2분기 중소형 분야에서 1회성 수익 발생과 리지드(Rigid) 제품 판매 확대를 끌어냈으나 월 9만장의 LCD 패널을 생산하는 충남 아산사업장 8.5세대 LCD 생산라인 일부 중단을 검토하는 등 당장 3분기를 기약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물론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실상 구조조정에 들어가며 인력 재배치 등을 고민하는 이유다.

프리미엄을 중심으로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을 개척하려는 노력도 어렵다. LG디스플레이는 다양한 생태계 협력을 통해 OLED 시장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으나 삼성전자는 QLED TV 이상의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LED, 삼성디스플레이는 QLED TV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낙점했다는 말이 나오지만 전선의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무엇보다 성과가 지지부진하다.

QD OLED가 그나마 가능성이 있다. QD-OLED는 발광 구조로 보면 OLED와 동일하다. 무기물인 퀀텀닷을 활용하면 OLED의 고질적 약점인 번인 논란에서 자유롭고, 삼성은 이미 QLED TV를 통해 퀀텀닷 기술에도 익숙한 편이다. 현재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밀고있는 QLED TV는 기본적으로 LCD 기술의 일종이며, 사실상 홀로 시장을 이끌고 있기 때문에 생태계 전략을 구사할 수 없다는 약점도 있다. 이를 지속적으로 끌고 가기에는 OLED 진영의 공격에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QD-OLED 카드는 더욱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명확한 결단은 없다는 것이 내외부의 전언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텃밭인 중소형 OLED 시장도 위험해지고 있다. 한 때 95% 이상의 점유율을 자랑하며 경쟁사의 존재감을 완벽하게 지웠으나 이는 옛말이 됐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글로벌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2분기 82%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 절대적인 점유율이지만 2년 전인 2017년 2분기 점유율 98%과 비교하면 무려 17%p가 하락했다. 중국의 BOE가 2분기 점유율 12%를 돌파하는 등 승승장구하는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 삼성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출처=뉴시스

#한일 경제전쟁의 그늘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 후 국내 산업계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피해는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본은 포토레지스트를 비롯해 핵심 소재 대부분을 여전히 수출하고 있으며, 큰 틀에서 삼성전자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삼성전자는 소재 국산화를 통해 플랜B를 구축하는 한편 컨틴전시 플랜을 통해 여전히 경계의 끈을 놓지 않고 있으나, 아직은 큰 피해가 없다.

문제는 이러한 '살얼음판 걷기'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우려다. 일본은 여전히 소재 및 부품 정국에서 한국의 숨 통을 틀어쥐고 있으며 이는 삼성전자도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 최근 한국에 대한 공세의 끈을 부쩍 당기는 모양새다. 실제로 8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일본 민영방송 TV아사히계 선데이 LIVE !!에 출연해 "조약이라는 것은 각각 나라의 행정, 입법, 사법, 재판소(법원)를 포함한 모든 국가기관이 지켜야 한다. (한국 측은) 거기를 벗어났다"면서 한일 경제전쟁의 책임을 한국에 돌리는 장면을 연출했다.

11일 단행할 개각·당직 개편에서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이 방위상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그 자리를 채울 것으로 보이는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경제재생담당상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한국에 다소 유화적인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현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방위상의 자리를 한국에 대한 강경파인 고노 다로 외무상이 채우는 가운데 고노 외무상보다 더 극우적인 성격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모테기 경제재셍담당상이 외교 사령관 자리에 오를 경우, 한일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일본은 한국에 강경 일변도로 나설 가능성이 높고, 그 연장선에서 중간재 수출의 최전선에 선 삼성전자의 입장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흔들기의 그늘
삼성 전체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을 향한 압박도 커지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달 29일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 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사건에 대한 원심을 파기하고 고등법원으로 보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우려하던 일이 현실이 됐다. 당장 대법원의 판결로 이재용 부회장이 최순실 씨에게 건낸 뇌물액과 횡령액이 2심때보다 더 늘어났다. 2심에서는 재판부가 뇌물이 아니라고 봤던 말 3필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이 뇌물로 인정됐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형량이 늘어나 추후 법정구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건으로 인해 그 동안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면서도 “앞으로 저희는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기업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습니다”라면서 저희 삼성은 최근 수년간,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미래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준비에도 집중할 수 없었던 게 사실입니다"고 우려했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를 겨냥한 검찰의 수사 옥죄기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룹 수뇌부에 대한 수사 당국의 압박은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콘트롤 타워로 활동하며 현장을 장악해 내외부의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이 부회장의 행보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09.09  09: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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