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SK(주)가 올 들어 세 번째 공모채를 발행한다. 시장금리가 연일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회사채 차환을 준비하기 위해 최대한 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주)는 이달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한다. SK(주)는 올해 2월과 6월 각각 3000억원, 3400억원의 공모채를 발행했다. 이달 발행하는 공모채 규모까지 합하면 올 한해 자금조달 규모가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기관투자자들이 우량 회사채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데다 AA급 회사채 금리가 낮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SK(주)의 공모채 발행도 대규모 수요를 모을 것으로 예측된다.

SK(주)의 신용등급은 AA+로 최상위 수준이며 수요예측일은 이달 10일이다. SK(주)는 지난 6월 회사채를 발행할 때, 국고채 금리 대비 개별 민평 스프레드추이가 하향세를 보였다. 이에 SK(주)가 발행한 회사채 1700억원(5년물)과 600억원(7년물)은 각각 1.809%, 1.831% 금리로 발행했고 1100억원(10년물)은 1.873%로 AA+등급 수익률 산술평균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했다.

SK(주)는 10월19일과 11월 2일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1500억원을 차환하고 단기차입금인 기업어음증권 2000억원을 이달 26일과 10월29일까지 상환해야 한다. SK(주)가 차환해야 할 회사채 1500억원은 과거 발행금리가 3.35%~3.39%로 조달금리가 높은 수준이었다. 계속해서 낮아지는 시장금리와 우량채에 대한 수요 증가로 SK(주)는 저금리로 무난히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7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0%로 하향 조정한 영향으로 SK(주)의 개별민평 금리는 8월 중순까지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발행주관사인 SK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5일 기준 SK(주)의 개별민평금리는 3년 1.551%, 5년 1.574%, 10년 1.616%를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한편 회사채 시장은 9월부터 다시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SK(주) 이외에 이달 공모채 수요예측을 앞둔 기업은 한화(주), 쌍용양회공업, E1 등이다. 이들 기업 중 한화(주)와 쌍용양회공업은 이달 각각 1000억원, 2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의 자금조달을 앞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 금융시장의 불안정으로 투자 위험성이 높은 대체투자보다 국내 우량 등급에 대한 채권 투자가 증가하면서 A등급 기업들은 이 시기를 틈타 자금을 조달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시멘트제조회사인 쌍용양회공업은 단기차입금을 갚기 위해 2년 만에 공모채 시장에 등장했다. 쌍용양회는 그동안 차환을 목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했지만 올해는 시설자금과 운영자금(단기차입금 상환)마련을 준비하고 있다. 쌍용양회공업은 2020년까지 동해와 영월에 위치한 생산공장의 설비개조와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총 828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쌍용양회는 시설투자를 35억원의 자체자금으로 지난해부터 시작했는데, 올해와 내년에는 공모발행을 통해 287억원, 506억원을 각각 지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은행에서 빌린 기업어음 1194억원을 이달까지 갚을 계획이다.

낮은 조달금리를 활용해 대규모 시설자금 지출과 대출금 상환을 동시에 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