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격화가 전세계 경제로 확산되고 있다.    출처= Market Realist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격화가 전세계 경제로 확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미국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로 미국 중소기업들의 자신감이 크게 떨어졌고, 아시아의 산업국가들 간의 교역은 위축됐으며, 유럽의 수출 공장들을 강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 1일, 공구, 전자제품 등 중국 상품에 대해 15%의 새로운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도 미국산 콩과 원유, 의약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 정부는 2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도 2일, 2분기(4월에서 6월) 대중국 수출이 거의 두 자릿수로 줄어들면서 일본 제조업체들의 자본 지출이 6.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기업들의 자본 지출 감소는 2년 만에 처음이다.

한국 정부도 지난 1일, 8월 대중국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1.3% 감소한 탓에 전체 수출이 13.6%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일본과 한국 모두, 중국 공장들이 구매하는 첨단 부품과 재료에 대한 관세 영향이 특히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자동차 부품이 해당되고 한국의 경우 반도체가 여기에 해당된다. 중국 공장들은 일본과 한국으로부터 이런 부품들을 조달해 완성품을 제조한 후 대부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일본, 대만, 한국, 인도네시아의 구매 관리자 지수(PMI) 조사에서도 8월의 제조업 활동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국가 통계국 공식 PMI도 49.5로 4개월 연속 50 미만에 머물렀다. 다만 차이신(財新) PMI는 50.4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는 등 혼조양상을 보였다. 국가통계국의 공식 제조업 PMI가 대형 국유 기업이 주된 대상인 반면, 민간인 차이신이 집계하는 PMI는 중국 수출 업체들과 중소기업들의 상황을 모두 반영하고 있어 경기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지표로 쓰인다.

공식 제조업 PMI와 민간 제조업 PMI가 혼조를 보인 것에 대해 시장에서는 "제품 재고가 증가하는 반면 원자재 재고 수준이 떨어지고 있음을 반영한다. 이는 민간 부문의 수요가 약화될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차이신의 중정성(鍾正生) 연구원은 "중국 경제의 경기가 회복세를 보였지만 수요가 아직 개선되지 않았고 외수 감소세가 뚜렷해졌다. 기업이 재고 확대에 대한 의지와 기업가의 믿음도 아직 회복되지 않았으며 공업가격 수준도 하락세에 있다"고 평가했다.

 

 

 

 

 

 

 

 

 

유럽의 제조 활동 하락은 유럽 수출 강국인 독일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독일은 기계와 장비 부문에서 세계적인 공급자다. 어쩌면 미중 무역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독일일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이 독일의 양대 수출국이기 때문이다. 독일은 지난 1분기 0.4%의 성장에 그친데 이어 2분기에는 급기야 -0.1%로 추락했다. 3분기 전망 역시 어둡다.

독일 경기심리를 나타내는 ZEW 지수(독일경제동향지수)는 8월에 크게 떨어지며 2011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세계 4위 경제대국이자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의 경제 상황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은 부정적 요인들이 총체적으로 반영된 ‘완벽한 폭풍’이라고 표현했다.

WSJ은 또 670여 개 미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경기 체감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설문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8월 미국 중소기업의 경기체감지수는 2012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향후 12개월 동안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는 응답자 비율은 40%로 7월 29%, 1년 전의 23%보다 크게 높아졌다.

관세가 다국적 기업의 비용에 상승 압력을 가하면서 기업들은 이를 상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미중 간 협상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경영진들의 계획 수립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 조사를 수행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의 크리스 윌리엄슨 이코노미스트는 "무역전쟁과 관세는 생산자들 사이에서 가장 큰 관심사다. 8월에 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됨에 따라 기업들의 위험 회피 모색 노력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