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8월 30일 전라남도 여수시 한재로 118에 위치한 카페 이디야커피 여수한재DT점에 다녀왔다. 이디야 최초 드라이브 스루(DT) 매장인데다 2층 규모의 넓은 실내 공간이 마련된 점은 직접 방문해 이용해보고 싶은 욕구를 자극했다.

오후 6시께 여수엑스포역에서 차량을 타고 출발해 여수종합버스터미널, 여수시청 여서청사, 한재터널 등을 거쳐 10여분 만에 카페에 도착했다. 비탈길 중턱에 위치한 매장의 입구는 20m 가량 가까워져서야 눈에 띄었다. 내비게이션 안내를 따라 찾아갔음에도 자칫 매장 입구에 진입하지 못하고 지나칠 뻔 했다. 언덕 위에서 내려오는 동안 매장 입구를 미리 식별할 수 있게 인도에 별도 안내 표시가 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주차장에서 바라본 이디야커피 여수한재DT점 외관.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건물 외벽에는 흰색이 칠해져있고 진한 청색의 ‘드라이스-스루 이디야 커피(Drive-Thru EDIYA COFFEE)’ 철자가 부착돼 있다.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최근 문을 연 미국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 삼청 카페’의 건물 외관과도 색감이 비슷하다. 넓은 유리벽 안으로 보이는 황색 실내 조명과 잘 어우러진 모습을 바깥에서 보면 동네를 환하게 비추고 있는 흰색 등대가 연상된다.

▲ DT 서비스 이용 차량의 이동 경로.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흰색 시멘트길에 연한 파랑색과 분홍색으로 DT 이용 경로가 표시돼있다. 다른 커피전문점 브랜드의 DT 매장에서 이동 경로에 주로 아스팔트를 깔고 흰색 페인트를 칠한 점과 차별되는 요소다. 매장 건물 옆으로 이동하니 매장 직원이 금세 스피커 음성을 통해 주문을 돕는다. 스피커 옆에는 큼지막한 사진으로 메뉴를 살펴볼 수 있는 전광판이 설치돼 있어 메뉴를 선택할 때 유용하다.

비용을 결제하고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창구가 차량 이동경로의 코너 바로 옆에 위치해있는 점은 약간 아쉬운 부분이다. 고객이 코너를 돌아 차량방향을 수직으로 돌리기도 전에 창구를 마주해야 해, 주로 제품을 수령하는 운전석의 위치가 애매해지기 때문이다.

매장 안에 들어가보기 위해 주차장에 차를 댔다. 주차칸은 총 18개가 마련돼 있다. 매장에서 이탈하는 차량의 동선을 고려해 곳곳에 효율적으로 잘 배치돼있다. 매장 출입구는 인도 쪽과 드라이브 스루 경로 입구 쪽에 하나씩 총 2개가 나 있다.

이디야 매장에서 운영하는 공간은 1~2층과 5층 옥상으로 구성돼 있다. 이디야 본사가 매장을 오픈했다고 밝힌 지 9일 째인 이날 내부에서는 새로 산 가죽이나 가구에서 맡을 수 있는 향이 나는 등 새집 느낌이 물씬 났다.

▲ 1층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1층에는 계산대와 상품 제조 공간 외에 진열대를 비롯해 좌석 10석이 마련돼 있다. 평소 이용했던 중소형 이디야 매장과 달리 둘러볼 수 있는 콘텐츠들이 있고 널찍한 의자와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점이 신선하다. 경사진 인도가 유리창 바깥으로 보이는 좌석은 그 만의 감성을 갖추고 있다. 검정색 타원형의 목재 테이블과 노랑색·아이보리색의 패브릭 의자는 아기자기하고 산뜻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 2층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2층에는 흰색과 검정색, 우드그레인 재질을 활용한 인테리어가 적용돼 전형적인 카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여러가지 형태의 좌석이 80석 정도 마련돼있다. 가죽의자와 패브릭 의자를 비롯해 높고 낮은 테이블들이 자리잡고 있고 홀 한 켠에는 회의용처럼 마련된 별도 좌석까지 있다. 

▲ 2층 테라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콘센트가 각 테이블과 가까운 곳에 설치돼 있는 점도 편리한 부분이다. 최근 커피전문점에서 테이블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콘센트 수를 최소화하고 있는 추세와 대조된다. 문을 열고 나갈 수 있는 테라스에도 테이블 6개와 자리 16석이 배치돼있어 바깥 경치를 구경하고 흡연도 할 수 있다.

▲ 5층 옥상.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실외 공간인 5층 옥상에는 캐노피 천막 아래 목재 의자와 테이블이 놓여있고 울타리에 조명이 보기 좋게 나열돼 반짝이고 있다. 

▲ 매장 옥상에서 내려다 본 여수 지역 일대.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전경에는 광무동과 남산동, 봉산동 일대에 있는 주거지와 상가를 비롯해 거북선대교와 여수 연안이 보인다. 장군도 같은 섬과 해안가 건물들에 막혀 탁 트인 바다 수평선을 볼 순 없지만 기존 아파트 고층에 사는 주민이 아니라면 보기 어려웠을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어 좋다.

금요일 저녁임에도 카페에서 회의를 하거나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며 이디야 메뉴를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여수한재DT점이 새로 생긴데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오후 일행과 함께 매장을 찾은 10대 김씨는 “근처에 있는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좌석이 편해 시험 기간에 공부하러 오거나 친구들을 만나기 좋다”며 “부모님을 비롯해 여러 어르신들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디야 매장을 즐기러 종종 오신다”고 말했다.

이씨는 “원래 주유소가 있던 곳에 밝은 분위기의 이디야 매장이 들어서면서 동네가 더 환해진 것 같다”며 “새롭고 예쁜 건물이 우리 지역에 생긴 점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 맞은편 인도에서 바라본 매장.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디야 DT 매장이 생긴 점은 여러모로 반갑지만 접근성이 다소 낮은 건 아쉬운 부분이다. 매장 맞은편 차로나 진성여고에서 카페로 이어지는 고가도로를 따라 오는 고객은 유턴하기 위해 언덕을 올라 한재터널을 지나서야 유턴할 수 있다. 본사 계획대로 DT매장 특화 메뉴를 출시하는 등 매장을 찾아올 명분을 더 많이 제공해준다면 고객 발길이 더 많이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수한재DT점은 점차 동네의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외지인들로부터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유적지와 길거리 공연(버스킹), 밤바다로 잘 알려진 여수에서 또 다른 랜드마크로 고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