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철광석, 석탄 등을 실어 나르는 벌크선의 시황을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BDI)가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와 비교할 경우 36.5%가 올랐고, 올 초와 비교해도 77% 올랐다. 최근 철광석 물동량이 증가한데다 중국과 인도의 석탄 수입량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전날 BDI 지수는 2267을 기록해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 출처=NH투자증권

올 초 급락했던 BDI가 제자리를 찾고 있는 모양새다. 올 들어 중국의 경기 침체가 길어지고 이에 따른 원자재 수요가 낮아지면서 BDI는 바닥을 쳤다. 특히 2월에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이 끼인데다 브라질 최대 광산업체 발리의 댐이 붕괴되면서 BDI는 601까지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최고치 대비 무려 66% 하락한 수치다. 

그러나 BDI는 서서히 반등하고 있다. 올 초와 비교하면 3배 이상, 1주일 전(2061)과 비교하면 206포인트나 올랐다. 

업계에서는 BDI 운임 지수 상승 요인을 두고 선박 공급 영향도 존재하나 하반기 원자재 수요 호조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 전반적으로 물동량이 저조해 재고가 줄어든 가운데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재고를 채우기 위한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최근 철광석 물동략 증가가 가파른 상황이며, 중국과 인도의 석탄 수입량도 늘었다. 아울러 중국의 남미산 곡물 수요 확보가 대서양을 중심으로 선박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4분기부터 본격화되는 IMO 황산화물 규제로 인해 운임 상승을 우려한 일부 화주들의 선제적인 원자재 수요도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IMO 규제 대응을 위한 스크러버 설치는 하반기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 6월말 기준 전체 벌크 선대의 3%만 스크러버가 설치돼 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스크러버 설치 벌크선은 전체 벌크선의 10%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초대형선인 케이프사이즈(13만DWT)의 경우 하반기에만 전체의 15%가 스크러버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저유황유 사용을 위한 연료 탱크 청소는 4분기에 집중될 전망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선박 가동률이 점진적으로 낮아지는 가운데, 4분기로 갈수록 원자재 수요는 견조해 BDI 지수가 5년 내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며 “국내 벌크선사들이 수혜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