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카카오의 개발자 컨퍼런스인 if kakao가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가운데 정규돈 카카오뱅크 CTO는 “모바일과 기술이 지금의 성공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면서 “이를 통한 고유의 문화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 정규돈 카카오뱅크 CTO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카카오

정 CTO는 기조연설 초반 카카오뱅크의 성공적인 행보를 강조했다. 그는 “출시 2년 만에 계좌를 만든 고객은 1000만명을 넘겼고 모임 통장 회원이나 신원등급 조회 회원을 합치면 1200만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다”면서 “고객 45%가 2030세대일 정도로 젊다”고 말했다. 덕분에 iOS 사용자가 40%라는 설명이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1, 2분기 흑자행진을 거듭하는 한편 몸집도 크게 불리고 있다. 은행에서 자산을 평가하는 기준은 수신과 여신이며 카카오뱅크는 예금과 적금액 17조5000억원, 여신에 해당하는 대출의 기준은 11조3000억원이다. 정 CTO는 “국민은행과 같은 메이저 은행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지방의 중견급 은행 수준에는 도달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가 등장하며 기존 은행의 변화를 끌어냈다는 자부심도 나왔다. 정 CTO는 현장에서 기존 은행의 앱과 카카오뱅크의 등장, 이어 카카오뱅크에 자극을 받아 앱 구성을 바꾼 기존 은행의 앱을 시간순서대로 보여주며 “많은 은행 앱들이 이전에 복잡한 콘텐츠, 기능에서 단순하게 바뀌었다. 카카오뱅크로 인해 국내의 디지털 금융 경제력이 상승하게 되었다”고 자평했다.

시스템의 혁신 역시 카카오뱅크 혁신의 중요한 한 축이다. 정 CTO는 “카카오 기술을 도입해 오픈소스 기반 은행 시스템 개편 톰캣, 노드, 엔진X와 같은 기술을 도입했다”면서 “현재는 모든 은행들이 이런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비결로는 모바일 퍼스트 전략과 기술주도전략을 꼽았다.

정 CTO는 “언제나 소지할 수 있고 이동시킬 수 있는 플랫폼이 바로 모바일의 특성”이라면서 “모바일 시대의 은행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에서 모바일의 특성을 자세히 설명했다. 정 CTO는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10분의 긴 콘텐츠를 바로 올리는 것이 아니라 이를 분절해 1편과 2편을 먼저 공개하고 시간을 둔 상태에서 3편을 공개, 이어 나머지를 소셜확장 전략으로 가동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전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모바일의 정확한 특성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어 “PC의 보완재로 모바일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시작부터 모바일을 전제로 뱅크 4.0 시대를 준비했다”면서 “오픈전부터 모바일 퍼스트 전략으로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기술중심 전략도 주효했다. 정 CTO는 “개발자가 단순히 기둥으로 버티는 것이 아니라,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직접적인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기존의 조직문화를 완전히 바꿔야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카카오뱅크는 개발자 직군이 41%. 서비스 및 상품 직군이 20%, 고객 서비스 직군 18%, 기타 직군 21%로 구성되어 있다”면서 “일반적인 IT기업이라면 모르겠지만, 금융회사의 관점에서 보면 개발자 직군의 비중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고유의 기술중심문화를 조직에 이식하고 개발자는 창의성과 자기주도성, 수평 커뮤니케이션의 틀에 안착한다는 것이 정 CTO의 주장이다. 그는 내부 직원이 자체적으로 만든 주 52시간 업무관리 플랫폼을 소개하며 “모바일에 대한 다른 접근, 나아가 기술중심조직으로의 비전이 제일 중요하다”면서 “카카오뱅크가 지향하는 이상점”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