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토넷 합병 전장사업 진출…시너지 효과 연 6000억원

완성차 한 대에 들어가는 부품의 수는 대충 계산해도 2만개가 넘는다고 한다. 이 때문에 자동차 제조원가는 부품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뛰어난 품질과 가격경쟁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현대기아차도 바로 현대모비스라는 세계적인 부품업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부품업체로의 도약을 노리는 현대모비스의 경쟁력과 비전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국내 매출액 9조3734억원, 해외매출 64억달러, 영업이익 1조1866억원, 당기순이익 1조900억원을 달성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당기순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현대모비스가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사상 처음으로 순익 1조원 클럽에 가입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전 임직원이 합심해 강도 높은 경영혁신활동을 수행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순이익 1조원 돌파
이에 대해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지난해 순이익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수익이 대폭 개선한 것은 지난 한 해 강도 높게 추진해 온 경영혁신활동 때문”이라며 “설계 단계에서부터의 부품공용화와 공정개선을 통한 생산성 향상, 통합운송 및 적재율 향상을 통한 물류혁신으로 지난해에만 700억원의 원가절감 효과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각각 8조9000억원과 67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모듈사업 부분에서는 조지아공장과 체코공장을 본격 가동하며 북미 및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선다. 현재 각각 연산 30만대 규모의 이들 공장은 생산성 혁신 및 안정적 노사관계 구축을 바탕으로 제품경쟁력 강화 및 생산 규모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

또한 국내외 23개 생산거점을 총 26개로 늘리고, 에어백·램프·제동·조향 등 고부가가치 핵심부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현대모비스의 올해 경영계획 중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은 국내 1위의 전장업체인 현대오토넷의 합병이다.

지난 2000년 현대전자 전장사업부에서 분사한 현대오토넷은 미국 J.D. Pow-er 평가 카 오디오 초기 품질 세계 1위(2003, 2007년), 전 세계 시장 대응이 가능한 플랫폼 기반의 AV 내비게이션 및 오디오 출시, 최첨단 차량용 멀티미디어 네트워크 MOST(Media Oriented Sys-tems Transport) 기반의 AV 내비게이션 시스템 상용화 등을 통해 멀티미디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진 기업.

이뿐만 아니라 현대오토넷은 메카트로닉스(자동차 안전장비, 보디, 섀시, 파워트레인 등에 장착되는 전자장치)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에 육박하는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자동차의 안전·편의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친환경 기술이 발전하면서, 자동차용 전장품의 수요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에서 전장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현재 30% 수준에서 2010년에는 4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시장 규모도 2010년에는 1400억달러, 2015년에는 19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오토넷의 합병을 통해 기존의 강점 분야였던 기계부품 제조기술에 오토넷의 멀티미디어 및 전자제어 기술을 새롭게 적용함으로써 세계 자동차시장의 흐름에 부응하는 한편 자동차부품의 미래기술을 선도하는 초대형 글로벌 부품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합병 후 R&D에 2000억원 투자
이에 대해 현대모비스 정석수 사장은 “오토넷 합병을 통해 2015년까지 시너지 효과만 6000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며 “신규 전장품 수주는 물론 기존 핵심부품과 모듈제품을 오토넷의 앞선 IT기술을 바탕으로 지능화시킴으로써 현대 및 기아차 외에 다른 해외 완성차업체로의 수출도 30%까지 대폭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는 오토넷 합병 후 하이브리드카 핵심부품·모듈화 설계기술·전자제어기술 등 멀티미디어와 메카트로닉스 분야의 첨단기술 개발을 위해 지난해에 비해 올해 60% 이상 증가한 2000여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넷의 합병에 대한 시장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하이투자증권의 최대식 애널리스트는 “두 회사의 합병 추진은 불확실성 해소와 전장사업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라는 관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합병 발표 이후 두 회사의 주가도 주식매수 청구가격(현대모비스 7만9190원, 현대오토넷 3325원)을 상회하는 상승세를 보여 청신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의 자동차부품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자동차부품에 IT의 날개를 달려는 현대모비스의 꿈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이형구 기자 lhg054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