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iOS 앱스토어가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청소년이용불가(이하 청불) 게임 유통을 허가를 받은 가운데, 고포류(고스톱·포커류) 게임 업체들의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간 국내 모바일 고포류 게임 시장은 구글플레이에서 NHN과 네오위즈가 시장을 양분, 넷마블 자회사 천백십일이 추격하는 구조를 띠고 있었다. 현금화 가능한 게임머니 때문에 과거 파동을 겪은 고포류 게임은 여전히 모바일 게임 산업 내 강도 높은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 모바일 한게임 포커, 섯다, 신맞고가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됐다. 출처=NHN

고포류 3N, iOS 시장 선점 위한 마케팅 과열

모바일 게임 시장은 하나의 장르에 선점 효과가 큰 특성이있다. RPG(역할수행게임)부터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RTS(전략시뮬레이션)까지 하나의 게임이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면 일정 기간 동안 순위가 변동되지 않고 고정된다.

iOS 앱스토어에서 청불 게임 유통과 더불어 NHN, 네오위즈, 넷마블 등 이른바 고포류 3N까지 가세해 선점 효과를 얻기 위해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이들 업체는 청불 게임 유통 허가 첫 날인 23일부터 대량의 고포류 게임을 iOS 앱스토어에 출시했다.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마케팅 과열 양상까지 나오고 있다. 골드바부터 고급 가전제품, 게임 머니에 이르기까지 모바일 게임 규모 사상 최대 모객 마케팅이 펼쳐지고 있다.

▲ 피망 뉴맞고, 포커, 섯다가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됐다. 출처=네오위즈

고포류 게임 앱스토어 진입 ‘성공적’

고포류 게임의 iOS 앱스토어 진출에 이용자들은 곧장 반응을 보이고 있다. 26일 기준 네오위즈 피망 뉴맞고와 NHN 한게임 섯다가 각각 인기 1, 2위를 기록 중이다. 기존 1위를 유지한 넷마블의 신작 쿵야 캐치마인드는 3위로 밀렸다.

해당 장르는 비교적 각 게임별 개성이 크게 다르지 않고, 플레이 기간이 길수록 게임 내 캐릭터 육성, 자산 축적 등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용자 리텐션(잔존율)이 높은 특성이 나타난다. 이 때문에 고포류 3N이 모객에 사활을 걸고 있다.

iOS 앱스토어 매출 순위는 한게임 섯다가 장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게임 섯다는 장르 1위, 전체 매출 순위 11위를 기록 중이며, 네오위즈의 피망 섯다는 29위로 뒤를 따르고 있다. 매출액 기준 초기 지표로는 NHN이 다소 앞서고 있다.

구글플레이 기준으로는 네오위즈가 압승을 거두고 있다. 네오위즈 고포류 게임인 피망 포커가 전체 매출 순위 12위로 장르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으며, NHN의 한게임 포커는 35위로 그 뒤를 이었다. 천백십일 원조이 포커는 52위를 기록하고 있다.

네오위즈는 '플랫폼 통합'을 내세우며 기존 PC웹 이용자 유도를 노리고 있다. 이 회사의 피망 뉴맞고는 PC 버전과 모바일 버전이 통합돼 크로스 플레이가 가능하다. 이는 초기 유동성 확보 및 이용자 매칭에서 장점을 갖고 있지만, PC 버전에 대한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 효과를 부를수도 있다.

네오위즈는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피망 포커에도 연내 플랫폼 통합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 원조이 포커가 앱스토어에 출시됐다. 출처=천백십일

고포류 게임, 게임사 캐시카우...사행성 우려도

고포류 3N이 대규모 마케팅으로 출혈에 가까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CPI(설치당과금), NCPI(비보상형 CPI) 등 마케팅 업계에서는 때아닌 광고 호황을 겪고 있다.

게임사들이 이런 출혈적인 마케팅을 동반하는 주된 이유는 고포류 게임이 RPG, MMORPG 대비 경쟁이 낮고, 높은 리텐션을 바탕으로 우수한 현금 창출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이용자들에게 룰을 별도로 알릴 필요가 없어 진입장벽도 낮다.

다만 고포류 게임은 매출 성장 부분에서 제한적이다. 모바일 RPG, MMORPG, FPS(1인칭슈팅) 등은 몰려드는 이용자들에게 ARPU(1인당결제액) 제한없이 매출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고포류 게임은 자칫 사행성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어 규제 해소 부분에서 보수적이며, 이런 규제는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포류 게임의 월 결제한도는 50만원이다. 그 외에도 일 손실이 10만원(게임 머니 가치 환산시)이 넘으면 24시간 접속이 차단되고 1회 최대 배팅액이 5만원으로 제한된다. 이 같은 결제 한도는 고포류 게임에게 월초효과(매월 초 매출이 상승하는 현상)를 불러오고 있다.

또 결제 한도는 이용자의 주민등록번호를 기준으로 체크해 개별 게임 마다 적용하지 않고 고포류 게임 전체를 대상으로 적용된다. 예를 들어, 같은 달에 포커 게임에 50만원을 결제했으면 섯다 게임에 추가 결제를 할 수가 없는 식이다. 다른 게임사의 포커 게임을 하더라도 결제는 제한된다. 

▲ 구글플레이 '한게임 포커' 매출 순위 추이(1월~8월). 결제한도가 풀리는 월초마다 반등하는 양상을 보인다. 출처=모바일인덱스
▲ 구글플레이 '피망 포커' 매출 순위 추이(1월~8월). 결제한도가 풀리는 월초마다 반등하는 양상을 보인다.  출처=모바일인덱스

iOS 앱스토어 '청불 게임 허가' 매출·점유율 변동 줄까

iOS 앱스토어가 청불 게임을 유통하면서 모바일 게임 시장은 규모 확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결제 능력이 큰 성인 이용자 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게임 산업 전반적인 매출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구글플레이 매출 1위는 엔씨소프트의 청불 게임 리니지M이 2년 이상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또 같은 청불 게임인 플레이위드의 로한M도 상위권에서 꾸준히 매출을 내고 있다. 각종 고포류 게임도 매출 중상위권에서 견조한 위치를 구축 중이다.

iOS 앱스토어의 정책 변화 후 고포류 게임들은 첫 날부터 곧바로 시장에 진입했다. 게임 산업에서는 iOS 앱스토어에 하드코어 RPG 및 MMORPG가 진입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모바일 RPG와 MMORPG는 게임 산업 내 가장 많은 액수의 매출을 내는 장르 중 하나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MMORPG와 RPG 장르 내 유료 재화를 이용한 '거래소' 콘텐츠가 포함되면 청소년유해매체물을 모사한다는 이유로 청불 등급을 매기고 있다. 청불 등급을 받은 게임들은 iOS 앱스토어에 거래소 콘텐츠를 삭제 또는 콘텐츠 변경한 12세 이용가를 별도로 서비스해왔다.

엔씨소프트는 성인용 리니지M의 앱스토어 출시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리니지2M의 경우 아직 게임 이용 등급이 공개되지 않았다. 플레이위드 또한 “아직 내부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웹젠은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앱스토어의 시장 점유율은 많이 밀려있는 상황이다. 모바일 데이터 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앱스토어의 상반기 게임 매출은 1989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체의 9.6% 수준이다. 같은 기간 플레이스토어는 1조6460억원(78.6%), 원스토어는 2492억원(11.9%)을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폰의 경우 여성 유저가 많고 사용연령층이 안드로이드에 비해 낮은 편이라 시장 규모 확대 수준은 아직 좀더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