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서인원 기자] 식품의약품관리처의 ‘건강기능식품 생산현황’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생산량은 2009년 2만3729톤에서 2017년 4만5649톤, 건강기능식품의 품목 수는 2010년 8526종에서 2019년 2만1500종으로 증가해 산업적으로 양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건기식 시장의 성장 추세가 지속될 경우 향후 건기식 시장의 산업 규모도 계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기식 시장이 당분간 상승 추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고령화와 소득수준 향상 등 지금껏 성장을 이끌었던 요인들이 건재하다는 점과 시장도 아직 성장 추세를 보이는 점, 또한 외국 시장과 비교해 아직 성장 잠재력이 엿보인다는 점이 향후 한국 건기식 시장의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한국 시장은 당분간 건기식 성장에 유리

한국의 경우 소득 수준 향상과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면서 건강기능식품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인 주 소비층으로 구별되는 50대 전업주부들뿐만 아니라 젊은 층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국내 2000가구의 세대주들을 대상으로 한 ‘가공식품소비자태도조사’에 수록된 향후 1년 동안 건강기능식품 구입 변화 예상에 대한 일반 설문조사에서 전체 참가대상의 78.6%가 현 구입 수준을 유지할 것이며 19.9%의 응답자는 건강기능식품 구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다양한 건강기능식품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정부가 해마다 높은 성장폭을 보이는 건강기능시장에 대해 규제 완화에 나서는 점도 긍정적으로 전망할 수 있는 이유다. 정부는 지난 4월에 열린 13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제품 개발, 제조, 판매 등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기존의 건강기능식품 제조가 의약품 제조시설에서만 가능했던 점에서 나아가 섭취용 의약외품을 만드는 제조시설에서도 건강기능식품 제조가 가능해진다.

남상집 이화여대 교수는 “우리나라 건기식 시장은 확장 중이지만 제도나 법규가 다소 엄격해 제조 등에 영향을 많이 주는 편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다른 나라에서는 인정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인정받지 못해 수입금지 된 제품이나 원료가 많다. 이런 면에서 까다로운 것이 우리 법제”이라고 언급했다. 또 “국민 건강에 직결된 만큼 식약처의 절차와 프로토콜 자체는 문제 없지만 부차적인 기타 규제가 많은 편”이라고 언급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관계자는 “고령화와 소득 수준의 향상에 따라 개인의 건강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며 “질병 치료가 아닌 예방으로 건강 관리의 패러다임이 변화함에 따라 전문 의료서비스 대비 적은 비용으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산업적인 전망에 대해 리딩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시장규모 중 가장 큰 홍삼, 프로바이오틱스, 비타민, EPA/DHA 등 고시형원료 시장의 주를 이루고 있지만 시장 내 경쟁 심화로 소비자 니즈에 맞는 건기식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런 각 소비자 수요에 부합하는 건기식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개별인정형 원료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관련 업체들도 수혜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대기업의 경우 PB상품(백화점이나 유통마켓 등이 매장 특성과 소비자 성향에 맞춰 독자적으로 개발한 브랜드 상품) 위주의 제품도 증가 중이라고 분석했다.

CJ제일제당, 빙그레, 오리온등 식품업계의 시장 진출도 향후 시장 성장 가능성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CJ제일제당은 40대 이상을 겨냥한 리턴업으로 발효비타민 등을 선보였다. 빙그레는 여성을 겨냥한 내놓은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비바시티를 내놓았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해외시장과 비교해 앞으로 성장 잠재력 높아

2017 Global Supplement Business Report에 따르면 2011년 이후 2016년 동안 세계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6%의 성장을 이어왔다. 2016년 1200억 달러인 시장 규모는 2020년에는 15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이 세계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4.1%로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이 14.3% 서유럽이 13.4%로 그 뒤를 잇고 있다.

▲ 출처=메리츠종금증권

메리츠 종금증권 리서치센터 팀의 분석에 따르면 1인당 건강기능식품 연간 소비량은 미국은 149달러, 호주 뉴질랜드는 101.3달러, 일본은 88.9달러인 반면 한국은 46.9달러에 그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성장한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소비량은 많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시장 성장세 등 1인당 소비가 꾸준히 늘어날 수 있는 여건인 만큼 향후 전체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해당 리서치센터 팀은 “한국의 1인당 연간 건강기능식품 소비액은 미국 등 선진국 대비 1/3 수준으로 중장기적으로 확대될 여지가 많다”고 밝혔다.

해당 분석 보고서는 또 “효율적인 건강 관리를 추구하는 20~30대 남녀 및 30~40대 남성 소비자들의 경우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섭취 경험률 대비 향후 구입 의향이 높아 잠재적인 구매 확대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한국 건기식 시장의 문제점 개선해야

전문가들은 시장 성장에 안주하지 말고 현 한국 건강기능제품 시장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야 할 방안을 꾸준히 개선하고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상집 이화여대 교수는 “한국 건기식 시장의 전망은 밝다. 그러나 건강기능식품의 원료 대다수가 식물인데 비해 우리 시장은 원료로 등록된 식물 자원이 한정적이다. 더 많은 원료를 발굴해서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나고야 의정서(생물자원의 공유와 이익에 대한 국제 협약) 이후 타국의 식물 자원과 가공 원료를 활용하기 어려워졌다”면서 “우리나라 자생 식물 자원에 대한 개발과 제조에 투자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아직은 초기단계에 불과하지만 개발, 연구 및 시판도 그런 쪽으로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세계 백화점의 건강기능식품 코너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권오란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처럼 건강기능식품을 법률적으로 좁게 한정하고 시작하는 나라는 별로 없다”고 말했다. 권오란 교수는 “건강기능식품도 단순히 보조제 개념에 그칠 게 아니다”라며 “건기식도 하나의 식품으로서 일상 식품과 함께 어우러져야 건기식 시장도 더 확대될 것”이라 주장했다.

그는 현재 국내 건기식 시장이 새롭게 도약할 시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권 교수는 “법률적으로 규제는 하되 시장이 스스로 커질 수 있도록 자율적인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는 '건식투데이 2019년 여름호'를 통해 “대부분의 소비자가 본인의 건강상태를 고려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제품별 주요 기능성을 소비자들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태열 한국식품연구원 박사는 "자신의 건강상태를 체크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는 측에서도 소비자들에게 과학적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