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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제재 유예한 美...날카로운 칼 '여전'계열사 46곳 거래제한 추가, 화웨이 반발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미국 상무부가 19일(현지시간) 화웨이에 대한 미국 기업과의 거래제한 유예조치를 90일 연장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한 숨 돌렸다"는 평가와 "더 심각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중 경제전쟁 및 이를 바탕으로 전개되는 두 수퍼파워의 신경전을 고려하면 사실상 후자에 가깝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이 화웨이 문제를 미중 경제전쟁의 협상용 카드로 활용하며 전체 판도를 흔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만나고 있다. 출처=뉴시스

한 발 물러났다?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와 자국 기업과의 거래제한 조치를 90일 연장, 오는 11월 18일까지 적용했다. 일종의 유화 제스쳐라는 말이 나온다. 미중 경제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가운데 중국의 기술굴기 선봉인 화웨이에게 약간의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현재 미중 무역전쟁은 G20을 기점으로 휴전에 돌입했으나 실무회담이 무위로 끝나며 확전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 추가 관세부과 방침을 정하는 한편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중국은 당장 희토류 전략 무기화 가능성을 시사하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9월로 예정했던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부과를 12월로 연기하는 등 나름의 입장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 아주 좋은 대화를 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합의를 원한다. 무역전쟁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실무협상이 빈 손으로 끝난 후 트위터를 통해 격한 반응을 쏟아내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진정성있게 협상에 나서지 않으며 재선을 앞 둔 자신을 견제, 일종의 시간끌기에 나선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은 민주당의 융통성 없는 사람 중 한 명이 당선되는지 지켜보려고 아마 우리의 대선을 기다릴 것"이라면서 "내가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그들이 얻는 합의가 현재 협상보다 훨씬 더 가혹하거나 아예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 연장선에서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조치를 유예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ICT 전자 공급망에서 큰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화웨이를 당장 쳐내지 않으면서 자국 기업의 피해를 최소하하는 방안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조치를 완화하며 두 수퍼파워의 극적인 화해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더 날카로운 칼"
미국이 중국에 추가 관세부과를 유예하는 한편 화웨이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으나, 아직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이번 조치가 화웨이가 아닌, 미국을 위한 방안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월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이번 조치를 두고 "미국 전역의 소비자들이 화웨이 장비로부터 (다른 회사 장비로) 옮겨가는 데 필요한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웨이에 대한 규제 완화가 아니라, 자국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부과 방침을 연기하면서 "미국인들의 크리스마스 쇼핑을 위한 포석"이라고 언급한 대목과 비슷하다.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규제를 연기하면서 화웨이 계열사 46곳을 거래제한 명단에 추가한 점도 중요하다. 결국 중국 기술굴기에 대한 견제는 여전하다는 논리가 나온다. 미국의 이번 조치로 거래제한 명단에 오른 화웨이 관련사는 100곳을 넘기게 됐다. 사실상 화웨이의 손발을 묶겠다는 뜻이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화웨이 장비 사용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화웨이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화웨이는 성명을 내고 "미국이 현시점에 이런 결정을 선택한 것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결과라는걸 다시 한번 증명하는 것"이라면서 "시장경제의 자유경쟁원칙을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국가 안보라는 모호한 정치적 패러다임으로 화웨이를 압박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큰 그림은 어떻게 될까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규제유예에 나서며, 업계에서는 큰 틀에서 미중 경제전쟁의 흐름을 봐야한다고 본다. 미국의 중요한 아시아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이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또 홍콩사태는 강대강 대치로 이어지고 있고, 북한은 발사체 도발에 나서는 한편 동북아시아의 군사적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19일(현지시간) 중거리 핵전력(INF) 조약에서 탈퇴한 지 16일만에 캘리포니아주 샌 니콜러스섬에서 지상 발사형 순항 미사일을 쏘아올렸다. 만약 중거리 미사일이 한국이나 일본에 배치되는 순간,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있을 전망이다.

화웨이는 미중 경제전쟁의 희생물이자, 사태 해결의 바로미터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규제완화 카드를 꺼내면서도 46개 계열사를 추가 명단에 올리는 한편 중국과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는 점은 미중 경제전쟁의 판도를 예측할 수 있는 핵심적인 단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장 미국이 화웨이 문제를 미중 경제전쟁의 협상용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08.20  12: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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