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휴스턴, 피닉스, 샌프란시스코 같은 도시에서 운전자들은 몇 달 전부터 자율주행 배달 차량과 혼잡한 도로를 공유하고 있다.

미시간주 앤 아버(Ann Arbor)에 있는 자율주행차의 제작사는 그들의 로봇 차량이 현지의 거리를 제 맘대로 주행할 수 있도록 설계했지만, 이 로봇 차량은 자동차라기 보다는 자전거에 가깝다. 리프랙션 AI(Refraction AI)라는 스타트업이 만든 REV-1이라는 자율주행 배달차량은 무게 80파운드(36kg), 높이 4피트(1.2m)에 최고 시속 15마일(24km)의 속도로 주행할 수 있는 로봇으로 자동차 도로와 자전거 전용도로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회사는 이 3륜 차량이 자동차 도로와 자전거 전용도로 사이를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 있어 높은 유연성을 자랑하며 교통 체증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또 크기가 작고 정지거리가 5피트(1.5m)에 불과해 카메라 같은 저비용 센서를 사용해도 전방을 살피고 사고를 피하기에 충분하다.

이 회사의 공동 설립자이자 미시간대학교 포드 자율주행차량 센터(FCAV)의 공동 책임자인 맷 존슨-로버슨은 기술 잡지 와이어드(Wired)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사이클리스트가 되는 것을 모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REV-1은 이미 앤 아버 식당 두 곳으로부터 회사 직원들에게 음식을 배달하고 있으며, 앞으로 몇 달 이내에 일반 고객에게도 배달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리프랙션 AI는 크로거(Kroger), 도미노 피자, 우버, 누로(Nuro), 웨이모(Waymo), 월마트, 아마존, 도어대시(Dooedash), 스타쉽 테크놀로지(Starship Technologies) 같은 자율주행 배달차량을 운영하는 선도 업체들과 경쟁하며 고객들에게 음식을 배달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실험하게 될 것이다.

▲ REV-1 은 악천후에서도 자전거 전용도로로 주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출처= Refraction AI

REV-1의 내부 공간은 16 입방피트(450 리터)로 식료품 봉지 4개를 담을 수 있으며, 지금까지 선보인 자율주행배달 차량 중에서는 가장 작고 느리다.

지난 해부터 휴스턴과 아리조나주 스캇데일 (Scottsdale)에서 크로거의 식료품을 배달해 온 누로의 R1 자율주행차는 속도가 시속 25마일(40km)에 달하고 크기도 도요타 코롤라의 절반 정도나 된다. 누로의 엔지니어들은 차량의 크기와 속도를 감안해 "차량에 담을 물건의 양보다 도로의 보행자나 다른 차량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설계했다.”고 말했다.

REV-1은 다른 경쟁 자율배송차량과는 달리, 광선 센서(lidar sensor) 같은 비싸고 복잡한 내비게이션 도구에 의존하지 않는다. 대신 여러 대의 카메라, 레이더, 초음파를 사용함으로써 차량 가격을 약 5000달러로 줄일 수 있었다.

벤처캐피털 이랩 벤처스(eLab Ventures)의 밥 스테판스키 전무는 기술 매체 테크크런치 (TechCrunch)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REV-1은 1.5마일(2.4km)에서 2.5마일(3.2km) 거리의 배달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REV-1은 작고 가벼워서 다른 자율주행 배달차량보다 더 안전하게 배치될 수 있습니다. 이런 소형 자율주행배달 차량 시장은 인구 밀집 지역에서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