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최기영 서울대학교 교수를, 법무부 장관에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내정하는 개각을 9일 단행했다. 사실상 문 정부 2기 내각이 출범한 가운데 후보자 면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문 정부의 2기 내각 중 과기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최기영 서울대학교 교수의 존재감이 눈길을 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최 후보자를 소개하며 "현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로서 반도체 분야 세계적인 석학"이라고 강조했다.

고 대변인은 또 "우리나라가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를 달성하는 데 크게 기여해왔으며, 현재도 인공지능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국내 반도체 연구·산업 발전의 산증인"이라며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여 국가 연구개발 혁신을 주도하고 소프트웨어 산업을 육성하는 등 우리나라의 과학기술과 ICT 분야의 경쟁력을 높여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일 경제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며 국내 반도체 산업이 위협을 달하는 현재, 최 후보자를 전격적으로 발탁해 당면한 위기를 넘는다는 각오다. 당초 유영민 장관 유임설이 돌았으나 한일 경제전쟁이 벌어지며 '업계 전문가를 발탁해야 한다'는 기류로 급변했다는 후문이다. 유 장관은 21대 총선 출마가 유력하다.

최 후보자는 서울대 전자공학과 출신이며 뉴럴프로세싱연구센터(NPRC) 센터장을 맡고 있다. 1978년부터 1983년까지 금성사에서 일해 현업 경험도 풍부한데다 전형적인 연구원의 길을 걸어와 학계의 인망도 두텁다. 한일 경제전쟁의 최전선에서 정부 정책의 큰 틀을 잡고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최 후보자의 동생인 최무영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며, 친누나인 최영애 전 연세대 중어중문학과 교수는 도올 김용옥 선생의 부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법무부 장관에는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후보자로 발탁됐다. 문 정부 초대 청와대 민정수석에 물러난 지 14일만에 신임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이름을 올렸다.

고민정 대변인은 "조국 장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임용되어 권력기관 개혁에 대한 확고한 소신과 강한 추진력을 가지고 기획조정자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면서 "법학자로 쌓아온 학문적 역량과 국민과의 원활한 소통능력, 민정수석으로서의 업무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법무무 장관으로서 검찰개혁, 법무부 탈검찰화 등 핵심 국정과제를 마무리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법질서를 확립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1965년 부산 출신이며 만 16세에 서울대 법대에 최연소 입학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서울대 대학원과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 로스쿨에서 법학 석박사를 받고 만 26세 울산대 교수로 최연소 임용되며 주변을 놀라게 만들었다. 조 후보자는 다른 법대 동기와 다르게 사법고시를 보지 않고 2001년부터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재직했고 2012년과 2017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를 공개 지지한 후 2017년 청와대에 입성했다.

청문회가 원만하게 끝난다면 조 후보자는 비 검찰 출신으로 법무부 장관에 오르게 된다. 다만 조 후보자는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하며 검찰 개혁을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야당의 강력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일 경제전쟁의 여파로 반일여론이 커지자 이를 독려하는 모습을 연출해 역시 야당으로 많은 공격을 받은 바 있다. 권력기구 개편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에 오를 경우 검경 수사권 조정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는 김현수 전 농식품부 차관이,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는 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가 각각 지명됐다. 청와대는 또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는 한상혁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를,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조성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를,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을 각각 지명했다.

국가보훈처장에는 박삼득 전쟁기념사업회장이, 조윤제 주미대사 후임으로는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정됐으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에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이름을 올렸다. 차관급인 국립외교원장에는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가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