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국내 의류건조기 판매량이 주춤한 가운데 대용량 건조기 점유율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GfK 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국내 의류건조기의 판매 수량은 31만8000 대로 전년 동기 35만 7000 대에서 11% 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 국내 오프라인 의류건조기 판매량 추이. 출처=GfK

전체 판매 수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대용량 건조기 점유율은 크게 늘었다. 2018년에는 9kg 소형 건조기가 일반적이었지만 올해는 14kg 이상의 건조기가 전체 판매량의 약 90%를 넘어섰다. 이는 제조 업체들이 대용량 건조기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공격적인 시장 선점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비자의 요구도 대용량으로 변하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의류건조기가 등장하며 최근 출시되는 세탁기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과거 드럼세탁기에는 건조 기능이 부가적으로 포함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의류건조기 시장이 커지며 드럼 세탁기의 건조 기능과 역할이 의미를 잃어갔다. 이에 제조사는 최근 건조 기능이 빠진 드럼세탁기를 출시하고 있다. 

지난 2015년에 출시된 드럼세탁기의 71%가 건조 기능을 탑재했다. 그러나 이 비율은 2018년 35%로 급감했고 올해 상반기 출시된 39개의 신상품은 모두 세탁 전용 드럼세탁기다. 

▲ 매년 건조 기능을 탑재한 신형 드럼세탁기 수가 축소됐다. 출처=Gfk

코드만 꽂으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전기식 건조기가 새로운 대세로 자리잡았다. 과거 건조기는 별도 배관 공사를 해야하는 가스 방식의 제품이 많았다. 고층 아파트의 경우 공사 자체가 불가능했다. 이런 단점에 전기식 건조기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그 중에서도 제습기처럼 수분을 빨아들이는 방식으로 옷을 건조하는 ‘히트펌프식’ 건조기가 전체 판매량의 99%에 달한다. Gfk 대형가전 담당 김동현 과장은 “히트펌프식 건조기의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으나 전력 소모와 옷감 손상이 적어 소비자의 만족감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