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포 '디에이치 아너힐즈' 단지 전경. 출처=네이버지도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강남 로또 아파트 포문을 열었던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가 입주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지난달 사전점검을 마친 이 단지는 당초 예상했던 시세차익보다 무려 2배 가까이 시세가 오르면서 ‘진짜 로또’로 등극했다.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디에이치아너힐즈’ 전용면적 84㎡의 매매 시세는 23억5000만원에서 26억원에 형성돼있다. 이 단지는 지난 2016년 분양당시 같은 면적 아파트의 분양가격이 14억4900만원에서 14억6800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최소 9억원 이상이 오른 것이다.

전세가격 역시 10억~12억원대로 전세가율이 69%~82%에 달한다.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지난 2016년 분양 당시 고분양가 논란으로 수차례 분양가를 인하했던 개포주공 3단지 재건축 단지이다. 당시 이 단지의 3.3㎡당 분양가는 4137만원으로 당초 3.3㎡당 4457만원에 공급할 예정이었지만 HUG의 분양보증 반려로 두 차례 조정을 거치면서 분양가격이 내려갔다.

분양가격은 당초보다 내려갔지만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정부가 분양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중도금 대출 규제를 시행한 첫 단지이기도 하다. 9억원 이상 고가주택의 신규주택의 신규분양에 대해 중도금 대출보증 대상에서 제외해 현금 4억원 이상을 들고 있지 않는 이상 청약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당시 일반분양 63가구 모집에 6339명이 몰리면서 평균 청약 경쟁률 100.6대 1을 기록했다. 심지어 1가구만을 모집하는 주택형에는 1381명이 몰리면서 1351대 1이라는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정부의 인위적인 분양가 규제로 청약과열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디에이치 아너힐즈가 분양을 할 당시 개포동의 시세는 3.3㎡당 4300만원으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가가 결정되면서 최소 3억~4억원대의 시세차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 파다했다. 그리고 입주를 앞둔 현재 4억원의 시세차익은 어느새 10억원 이상으로 치솟으며 현실 로또 아파트입을 입증했다.

특히 매물이 희소하다는 점 역시 강남 로또 아파트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는 상황이다. 세금부담이 과중해지면서 거주요건이 필수인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8월 2일에 발표된 이른바 ‘8.2대책’에 따라 2017년 8월 3일 이후 조정대상지역 내에서 새로 취득하는 주택은 1가구 1주택자라고 해도 2년 이상 거주해야만 비과세를 할 수 있도록 요건이 강화됐다. 즉 2년 거주요건을 갖추지 못한 고가주택을 올해가 아닌 내년에 양도한다면 양도세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게 된다.

내년부터는 양도가액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은 거주요건 2년을 채우지 못할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이 크게 줄어든다. 현재는 1년에 8%씩 공제가 되지만 연간 2%로 줄어들게 된다. 10년을 보유했다고 해도 20%까지밖에 공제받을 수가 없다. 주택을 1년 미만 보유하고 양도할 경우에는 단기보유세율 42%가 적용이 된다.

개포동 H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준공 후 1년 이내에 판다는 건 결국 바로 판다는 것인데 그만큼 세금이 많이 나온다”라면서 “새아파트의 경우 입주를 한 그때부터 보유기간으로 산정하기 때문에 1주택자라고 해도 양도세 등에 부담을 느낀 소유주들이 당장 매물을 내놓기 보다는 전세를 놓거나 바로 거주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꾸면서 시장에 매물이 없어 가격이 더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는 결국 현실 로또 아파트를 양산하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사례만 봐도 현금 4억원 이상을 들고 있는 부자가 6000여명 몰렸다는 것은 단순하게 단기 유동자금이 2조4000억원이 몰렸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면서 “물론 2016년도와 현재 상황은 사뭇 다르지만 시장의 유동자금이 풍부하다는 것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인데다 시세차익이 10억원가량 난다는 것이 입증된 만큼 신규아파트 부족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강남권의 아파트값은 계속 올라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