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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중국 러시, 글로벌 기업 50곳 넘었다中 정부규제완화·특전 제시불구 엑소더스 못막아, 중국기업도 탈출
   
▲ 닛케이 조사 결과 미중의 무역전쟁으로 지금까지 세계 50여 개 기업이 중국으로부터 공장을 이전하거나 이전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유튜브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중국 정부가 미국이 부과하는 무거운 관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각종 특별 혜택을 제시하며 외국 기업을 자국 내에 머무르게 하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탈중국 러시를 막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시작된 지 1년 만에 애플, 닌텐도(Nintendo) 등 50여 개 글로벌 기업이 중국 내 생산 이전 계획을 발표했거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닛케이가 최근 보도했다.

탈중국 러시에 동참하는 회사는 외국 기업들만이 아니다. 미국, 일본, 대만 제조업체들뿐만 아니라 개인용 컴퓨터, 스마트폰, 기타 전자제품을 만드는 중국 제조업체들도 탈러시 대열에 끼여 있다.

PC 제조업체인 다이나북(Dynabook)의 카쿠도 기요후미 최고경영자(CEO)는 "관세 위험을 피하고 미국 정부 조달의 대상이 되기 위한 영구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샤프(Sharp)의 자회사인 디아나북은 미국으로 수출되는 노트북 PC 생산을 베트남에 건설 중인 신공장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회사의 전체 노트북 생산량 중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물량이 10%를 차지한다.

다이너북은 노트북 PC의 거의 대부분을 상하이에서 남서쪽으로 175km 떨어진 항저우의 공장에서 생산한다. 카쿠도 CEO는 "미국이 그동안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던 나머지 중국 제품에 대해서도 10% 관세 부과를 발표한 만큼, 다시 또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애플은 주요 공급업체들에게 아이폰 생산량의 15%에서 30%를 중국 밖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해줄 것을 요청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애플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에어팟(AirPods) 무선 이어폰의 베트남 시험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같은 시험 생산은 대개 대량생산으로 이어지는 게 보통이다.

미국의 PC 제조업체 HP와 델(Dell)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노트북의 최대 30%가량을 동남아 등으로 이전할 생각이다. 일본의 게임기 회사 닌텐도도 스위치(Switch) 게임기 생산의 일부를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런 움직임들이 중국의 고용과 소비를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는 당연하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외국 기업을 위해 각종 특혜를 쏟아내고 있다.

테슬라가 대표적 사례다. 이 회사는 상하이 외곽의 새 공장에 설비를 이전하고 있다. 이 공장은 불과 반 년 전에 착공되었으며, 이르면 이 달부터 생상 라인 직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테슬라는 중국 현지 지방정부로부터 싼 값에 토지를 불하 받고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깊어진 2018년부터 점차 해외 기업에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중국상무부에 따르면 중국의 외국인 직접투자는 올해 1월에서 6월 사이에 약 707억 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3.5% 증가했다.

중국은 또 지난 6월 말, 석유와 가스 등 7개 분야에 대한 외국인 투자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발표했고, 7월에는 2020까지 금융업에 대한 외국인 지분 투자 제한을 완전 철폐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이런 조치들이 무역전쟁으로 인한 미국의 압박을 상쇄하기에 충분한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 표 출처= NikkeiAsian Review

중국의 가구업체 UE 가구(UE Furniture, 永艺家具)의 직원들은, 상하이에서 서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곳에 있는 회사의 메인 공장을 철수 작업을 시작했다.

이 회사의 직원들은 "관세 때문에 더 이상 초과근무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미국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베트남에 생산시설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지금까지는 감원을 하지 않고 버텼지만 많은 직원들이 단축된 근무 시간으로 수입 감소를 감수해야 했다.

중국의 정치 지도자들도 이런 상황에 대한 우려하기 시작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5월 고용대책을 담당할 조직을 신설하기로 했고 국가보험의 여유자금을 활용해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강화할 계획이다.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 분쟁은 이제 상품과 자본의 흐름에 구체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올 들어 5월까지 중국의 대미 수출은 금액 기준으로 전년 대비 12% 감소한 반면, 인도, 베트남, 대만의 대미 수출은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제품의 원산지를 위장해 미국 관세를 우회하는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많은 회사들이 투자를 회피하고 있다. 이들은 한편으로는 미국 수출용 상품을 위한 대체 생산지를 찾아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 시장을 위해 중국 공장을 계속 운영해야 한다. 많은 제조업체들이 이중 공급망을 갖춰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중국을 위한 것과 중국 외 다른 시장을 위한 것. 결국 비용은 증가하고 이익을 갉아먹을 것이다.

일본연구소(Japan Research Institute)의 미우라 유지 선임연구원은 "세계 시장이 중국과 비중국으로 갈라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고래 싸움 속에서 세계경제를 적대 블록으로 나누는 이른 바 디커플링(decoupling) 전략이 현실적 가능성으로 대두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비용 상승 외에도, 분리된 세계 경제에서 과잉 설비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애플의 맥북(MacBook) 등을 하도급 생산하는 대만의 PC 제조업체인 콴타컴퓨터(Quanta Computer)는 일부 공장을 대만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전에 따른 가격 상승을 둘러싸고 고객사와의 협상은 어려울 전망이다. 이 회사의 배리 람 CEO에 따르면, 콴타는 이미 수익률아 매우 낮은 상황이어서 이전 비용과 생산비 상승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

일본의 한 기계 제조업체도 미국 수출용 상품 생산을 동남아 국가로 옮겼다. 새 공장은 중국만큼 광범위한 공급망이 갖춰져 있지 않다. 이 회사의 한 임원은 "우리는 중국에서 부품을 수송하거나 새로운 조달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어느 경우든 비용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2500억 달러의 중국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했고, 지난 주 다음달 1일부터 나머지 3000억 달러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결국 중국에서 사실상 출하되는 모든 상품에 대해 관세가 부과되는 셈이다.

대부분 이전 장소는 동남아시아, 특히 베트남이다. 덕분에 베트남은 전기 및 전자 장비 제조업체들의 본거지가 되고 있다. 그 중에는 베트남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한국의 삼성전자도 있다. 베트남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물류상의 이점이 있다.

일본의 교세라도 프린터 생산을 베트남으로 이전할 것을 고려 중이다. 중국 전자업체 TCL도 베트남에 TV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일부 제조업체들은 또 선진국 시장을 겨냥한 기존의 조달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위해 생산 기지를 본국으로 이전하고 있다. 일본의 중장비 제작회사인 고마쓰 제작소(Komatsu)는 건설장비 부품 생산의 일부를 일본으로 이전했다. 미국 기업들도 디지털화와 자동화를 촉진해 공장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홍석윤 기자  |  syhong@econovill.com  |  승인 2019.08.08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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