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넥슨의 김동건 총괄 프로듀서(PD)가 청소년들과 만났다. 그가 창조한 게임은 개발자의 청소년기 경험에서 나왔으며, 그의 대표작 마비노기도 그 연장선에 있다는 말도 나왔다.

김동건 총괄 PD는 30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NYPC 토크콘서트 연단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토크콘서트에는 코딩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 600여명이 참석했다.

▲ 넥슨 김동건 PD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김동건 PD는 강연을 듣는 청소년들을 향해 “여러분들이 좋아한고 싫어하는 것, 요즘 빠져있는 것, 노는 방법, 고민 등 현재 삶이 미래 게임의 재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 PD에 따르면 요즘 시중에 나오는 게임들은 개발자들이 20~30년 전 겪은 청소년 시절의 삶을 재료삼아 만든 게임이다. 그는 자신의 삶이 만든 게임에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그 예가 마비노기다. 마비노기에는 상징적 콘텐츠로 캠프파이어가 등장한다. 일반적인 MMORPG와 차별화된 개성을 갖춘 요소다. 김동건 PD는 “어렸을 때 저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아주 어릴 때라 아버지의 얼굴조차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함께 캠핑을 갔던 장면은 선명하다”면서 “그때의 사건이 저에겐 비일상적 체험의 아이콘처럼 남았다”면서 캠프파이어 콘텐츠 도입 이유를 밝혔다.

그는 “가족이 일찍 죽는 경험을 하니 게임에서는 그런 경험을 하고 싶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마비노기에는 ‘죽었다’는 표현이 나오지 않는다. 대신 ‘행동 불능’ 등의 표현으로 대체된다. 

김동건 PD는 청소년 시절의 삶과 가족의 죽음, 주변 환경 등이 연결돼 가상 세계에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김 PD는 “생활이 있는 게임, 또 다른 나로 태어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

그 수단으로 게임을 선택한 이유는 체험을 전달하는 데 게임이 가장 뛰어난 미디어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영화나 소설보다도 게임에서의 경험은 이용자 스스로가 주인공이 된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그는 “게임은 상호작용과 스토리텔링으로 이루어진다”면서 “상호작용을 만들어내는 방법이 바로 코딩이고 코딩에 스토리를 더하면 게임이 된다”고 말했다. 즉 게임을 만드는 건 '나의 스토리를 코딩하는 것'이라는 의미다. 

김 PD는 “코딩을 배워서 어디에 쓸 수 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코딩은 여러분의 삶을 표현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면서 “이왕이면 게임을 만드는데 사용하는 걸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게임을 좋아해서 게임 개발자가 되려는 것은 안 좋은 생각인가”라는 객석의 질문에 김동건 PD는 “게임을 좋아하면 게임 개발자로서 좋은 자질을 갖춘 것”이라면서 “게임 개발자는 직업으로서 힘든 시기가 분명 오는데 그때 게임을 좋아하면 힘든 시기를 좀더 잘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앱개발을 목표로 코딩에 입문할 예정인데 어떤 것부터 시작해봐야하냐는 질문에는 “뭐든 만들어보는 게 중요하다”면서 “홈페이지를 만들어보는 걸 추천하며 가능하면 거기에 상호작용이 있는 기능을 추가해보는 식으로 해보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김동건 PD는 마비노기의 모바일 버전인 마비노기 모바일을 준비하고 있다.